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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생 복귀 두고 공방 가열, 의협 소극적 대처도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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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생 복귀 두고 공방 가열, 의협 소극적 대처도 논란
  • 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 승인 2025.03.29 0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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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조건 복귀 VS 판단 존중 대립...의협 비판 여론에 “단결 해치는 비난 자제” 당부도

[의약뉴스] 의대생들의 복귀를 두고 의료계가 내홍을 겪고 있다. 무조건 복귀해야 한다는 의견과 이들의 선택을 존중해야 한다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것.

이 가운데 의협이 의대생들을 선택을 존중한다며 한 발 물러서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이를 성토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이와 관련, 지난 25일 광주시의사회 정기총회에서는 의대생들의 복귀를 지지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의대생들의 투쟁 정신을 높이 사지만, 지금은 숨을 고를 때라는 것.

▲ 김택우 회장.
▲ 김택우 회장.

광주시의사회 최정섭 회장은 “과거 임진왜란이나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은 조선과 우크라이나가 승리를 거뒀지만, 전쟁에 따른 전 국토의 피해가 막심했다”며 “3058명 동결이란 결과는 젊은 후배들의 승리라고 볼 수 있지만, 현재 투쟁은 2020년 투쟁과 다른 양상으로 의대생들의 피해가 염려된다”고 밝혔다.

이에 “정부 당국자의 진심 어린 사과를 다시 받아야 하며, 잘못된 정원 정책에 대한 투쟁의 정신을 높이 존중하지만 이젠 잠시 숨을 고르고 휴전해 전열을 정비해야한다"면서 “가장 약자이자 희생자인 의대생들이 합당한 명분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의료계가 총결집해야한다”고 역설했다.

이에 반해 대한의사협회 박단 부회장(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은 아직 주저앉을 때가 아니라며 지속적인 투쟁을 독려하고 있다.

박 위원장은 2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연세대는 등록 후 수업에 성실히 참여한다는 각서를 받고 있고, 고려대는 복학 원서 작성 후 철회 시 자퇴로 처리한다고 한다”면서 “정부와 대학은 1년 내내 고압적 입장을 견지하고 있으며, 자유 선택을 존중한다던 교수는 사실상 위계를 이용해 찍어 누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상대의 칼끝은 내 목을 겨누고 있는데, 팔 한 짝 내놓을 각오도 없이 뭘 하겠다는 것인가”라며 “저쪽이 원하는 건 결국 굴종으로, 죽거나 살거나, 선택지는 둘 뿐”라고 주장했다.

이 가운데 대구시의사회 정기총회에선 의협이 복귀할 수 있는 명분을 얻어내도록 노력해 달라는 당부의 말이 나오기도 했다.

대구시의사회 민복기 회장은 “지금 의료계는 촌각을 다투고 있는 상황으로, 전공의, 의대생이 원래 자리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면서 “이 이상 미루는 것은 후배들을 위해 해선 안 될 짓이며, 그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 것인지 계속 논의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의대생의 복귀를 두고 의료계 내에서 논쟁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대한의사협회(회장 김택우)의 대처에 문제를 제기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각 지역ㆍ직역의 의견을 모아 현 의료사태와 의대증원 문제를 해결해야하는데, 미온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것.

특히 제적이라는 벼랑 끝에 몰란 의대생들의 복귀에 의협이 독립적인 판단과 결정을 존중한다는 메시지를 던져 논란을 키우고 있다.

의협 김성근 홍보이사겸대변인은 28일 정례브리핑에서 집행부가 의대생 복귀 문제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일각의 지적과 관련, 학생들의 결정을 존중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협회는 학생들이 독립적인 판단을 내리는 주체로 결정할 것으로 믿는다”며 “그들이 내린 결정은 어떤 결정이든 존중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왜 의협이 투쟁할테니 학생들은 돌아가라는 메시지를 주지 않느냐는 의견도 있는데, 만약 협회가 그런 주장을 하면 결과물이 좋지 않을 것"이라며 “오히려 이는 의대생들을 믿지 못한다는 의미”라고 반박했다.

그러나 이 같은 주장을 두고 김택우 회장이 의대생들을 포함해 집행부를 꾸리며 의대생들을 아우르는 대표 단체로서 외연을 갖춘 것과는 상반된 처사라는 쓴소리가 나오고 있다. 

의대생들에게 스스로 결정을 내리라면서 뒷짐 지고 물러서 있는 것과 다르지 않다는 것.

앞서 김택우 회장은 집행부를 구성하면서 전공의와 의대생들의 목소리를 반영하겠다며 대한전공의협의회 박단 비대위원장을 부회장으로, 대한의과대학ㆍ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 강기범 비상대책위원장을 정책이사로 임명했다.

이는 회무에 있어 의대생들의 의견을 반영하고, 이들이 의사결정을 내리는데 의협이 도움을 주겠다는 의지를 천명한 것으로 풀이할 수 있지만, 정작 중요한 문제에 있어서는 스스로 결정하라며 방관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편, 의협 대의원회 김교웅 의장은 의협 집행부를 향한 공세의 수위가 높아지자, 단합을 호소하고 나섰다. 

그는 대구시의사회 정기총회에서 "의료계가 단합되지 못한 상태에서 의대생들에게 돌아가라는 말을 해봤자 소용없다"면서 “모두 단합해서 함께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도록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김택우 회장에게 일을 하지 않는다고 이야기할 것이 아니다"라며 "길을 만드는 건 혼자만의 힘으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함께 만들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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