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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어머니, 생명 나눔 간이식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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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어머니, 생명 나눔 간이식 성공
  • 의약뉴스 박진섭 기자
  • 승인 2006.07.14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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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28일 건국대학교병원에서 이 병원의 첫 간이식 수술이 있었다. 오랫동안 앓아온 B형 간염과 간경화로 인해 간이식만이 유일한 희망이었던 어머니 (51세)를 위해 아들 (25세)이 호주에서 날아와 자기 간의 65%를 제공함으로써 이루어진 수술이었다. 이침 8시10분에 시작된 수술은 9시간 30분 만인 저녁 6시40에 성공적으로 마무리 됐다.

건국대학교병원은 이번 이식 수술을 위해 외과 장성환 교수, 윤익진 교수, 성형외과 신동혁 교수, 마취과 이가영 교수, 김덕경 교수로 수술팀을 구성했고 소화기내과, 영상의학과, 병리과, 감염내과의 전문 교수진으로 지원팀을 구성해 철저한 준비를 해왔다.

어머니와 아들 모두 정상적인 회복

어머니에게 간을 제공한 이희원 씨는 수술 후 하루 중환자실에서 경과 관찰 후 건강을 회복하여 7월 4일 퇴원했다. 비록 65%의 간을 제공했지만 나머지 간은 2주 이내에 두 배의 크기로 재생되며 장기적으로는 본래의 크기로 회복된다는 것이 의료진의 설명이다.

한편 이식을 받은 김옥희 씨는 수술 5일째인 7월 3일부터 식사를 시작했고 7월 4일부터는 일반 병실로 옮겨 생활하였으며 7월 15일 수술 17일 째에 퇴원할 예정이다. 의료진은 B형 간염 면역글로불린과 항바이러스제제 복합 투여를 통해 B형 간염의 재발을 90% 이상 방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14일 퇴원을 앞두고 김옥희 씨는 이창홍 교수와 집도의 장성환, 윤익진 교수, 그리고 다 손꼽을 수 없을 만큼 많은 분들이 고마울 따름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특히 “아들에 대해서는 고맙고  대견스러움이 이루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아들 이희원 씨는 “자식된 입장에서는 누구라도 이렇게 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말했다.

아들: 어머니에게 간을 제공하기 위한 6개월간 강도 높은 운동과 식사관리

아들 이희원 씨는 지난 해 12월 20여년간 어머니를 진료해온 건국대학교병원 소화기센터 이창홍 교수를 통해 어머니의 건강상태로 보아 간 이식을 고려해야 한다는 전갈을 받고 귀국하여 기본적인 검사를 받았다. 그러나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을 뿐 아니라 지방간으로 인해 당장은 어머니에게 간을 제공할 수 없다는 결과가 나왔다.

일단 호주로 돌아간 이 씨는 대학 졸업과 취업을 준비하면서 간의 건강상태를 호전시키기 위해 꾸준한 운동과 철저한 식사 관리를 계속했다. 그리고 6개월만인 지난 6월초 검사에서 어머니에게 간을 제공해도 전혀 문제가 없을 만큼 좋아졌다는 결과가 나와 수술 일정을 잡았다. 

어머니: 건강악화로 간이식만이 유일한 희망

아들의 간을 이식받아 새로운 삶을 시작한 어머니 김옥희 씨 (51세)는 1984년부터 B형 간염으로  소화기센터 이창홍 교수의 진료를 받아왔다. 이미 한 차례 간암을 진단받고 동맥색전술과 고주파치료를 받았고, 수년 동안 간경화가 심해지면서 식도정맥류 치료도 반복적으로 시행해왔다. 최근에는 극심한 피로감으로 인해 정상적인 일상생활조차 어려울 정도로 건강이 악화되어 간이식이 꼭 필요한 상태였다.

환자와 의료진 사이의 신뢰와 존중의 중요성

건국대학교병원의 간이식 수술은 환자와 의료진 사이에 형성된 신뢰와 존중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일깨워 준 사례이다. 사실 이 번 간이식 수술은 소화기센터 이창홍 교수를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이 교수는 84년부터 김 씨를 진료해 오면서 자연스럽게 한 가족 같은 공감대를 형성해왔다. 수술 당일에도 수술실에까지 함께 들어가 김씨의 손을 붙잡아 주며 안심하고 수술을 받을 수 있도록 할 만큼 이 교수는 진료에 정성을 다했고 김씨와 가족은 이 교수를 전적으로 믿고 따랐다. 

간 이식팀의 철저한 사전 준비

건국대학교병원 간 이식팀은 철저한 사전 준비로 이 교수와 가족의 믿음에 보답했다. 수술팀은 김씨에 대한 간이식을 고려하기 시작한 지난 해 12월부터 준비에 들어가 여러 차례에 걸쳐 환자의 입원, 관리, 수술, 퇴원에 이르기까지의 전 과정에 대한 리허설을 통해 미비점을 지속적으로 점검하여 보완했다. 특히 수술 2일 전에는 수술 전 과정을 시뮬레이션함으로써 수술 준비를 마쳤다.

수술에 참여하는 간호사들은 간이식 수술 경험이 풍부한 서울대학교병원을 견학하여 교육과 자문을 받았다. 수술팀의 이연희 간호사는 수술 당일 결혼식이 예정되어 있었으나 이를 연기하며 수술에 참여하는 열의를 보이기도 했다. 중환자 간호팀에서는 이식 환자 간호 경험이 있는 간호사들로 특별 간호팀을 구성하여 6주에 걸쳐 매주 1회씩 저녁시간을 이용해 성인 간이식에 관한 내용을 다시 공부하여 수술 후의 간호에 만전을 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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