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뉴스] 의대 정원 증원을 둘러싼 의-정간 갈등이 깊어지는 가운데, 임현택 의협회장과 홍준표 대구시장간의 거친 설전이 오갔다.
임 회장과 홍 시장의 대립은 지난 3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홍 시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의료대란은 이제 그만 타협했으면 한다”며 “국민 80%가 의대 증원을 찬성하는데 유독 의사들만 집요하게 증원 반대를 하면서 아예 공론의 장에 들어오는 것조차 거부하고 있는 것은 의사될 때 하는 히포크라테스 선서와도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의사는 개인도, 투사도 아닌 공인이다”며 “국민의 생명을 담보로 파업 하는 건 아무리 생각해도 과한 처사로, 의사들이 하루빨리 공론의 장으로 돌아오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에 임 회장은 하루 뒤인 4일 페이스북에 홍 시장을 저격하는 글을 올렸다.
그는 “돼지 발정제로 성범죄에 가담한 사람이 대통령 후보로 나오고 시장을 하는 것도 기가 찰 노릇인데 세금 한푼 안 깎아주는 의사들에게 공인 운운하고 히포크라테스선서 운운한다”며 “그러니 정치를 수십 년하고 주변에 따르는 사람이 없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또한 “국민 혈세로 월급 받고 판공비 받는 사람이 공인이지, 전문직 자영업자나 월급생활자가 공인은 아니다”며 “돈선거 해서 의원직 박탈당한 사람이 공인이다. 국민학교 나온 지 오래되셔서 잊으셨는가 보다”고 비꼬았다.
임 회장이 언급한 ‘돼지 발정제’ 사건은 지난 2005년 홍 시장의 자서전 ‘나 돌아가고 싶다’에 수록된 내용으로, 대학교 1학년 시절 하숙집 동료 중 한 명이 마음에 드는 여학생을 자기 사람으로 만들기 위해 ‘흥분제’를 구해달라고 요청했다는 이야기다.
이에 홍 시장은 재차 페이스북에 “논리에서 밀리면 음해로 인신공격을 하는 것은 저열한 인성을 가진 사람들이나 하는 못된 짓”이라며 “의사 정도 되는 사람이 그런 짓을 하는 것은 그 수준을 의심케 하는 시정잡배나 다를 바 없다”고 적었다.
또 “그런 사람에게 흔들리는 집단이 있다면 그것도 한국 사회를 위해 바람직하지 않다”며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인질로 파업하는 것은 지성인이 할 짓은 아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자 임 회장이 또 한 번 SNS로 홍 시장의 발언을 받아쳤다.
그는 “정치인이 검사 임용 결격 사유인 약물이용 데이트 강간 모의에 동참한 것도 경악할 일인데 아직도 정신 못 차리고 수준 운운한다”며 “부디 자중하시라”고 촉구했다.
두 사람의 설전은 6일까지 이어졌다.
먼저 홍준표 시장이 “50여년 전 내가 한 것도 아니고 하숙집 동료가 한 일을 묵과하고 말리지 못해 후회한다는 고백을 공범으로 몰고 파렴치범으로 모함하는 그 지능으로 의사라는 지성인 집단을 이끌 수 있겠나”라고 일갈했다.
이어 “의사가 힘들어 용접공으로 직업 전환하는 사람도 있다는 게 말이 되는 소리인가”라며 “세상이 어지러워 질려니 별 X이 다 나와서 설친다”라고 적었다.
또 “의사 증원에 찬성한 이재명 대표는 겁이 나서 인신공격 못하고 내가 그렇게 만만하나”라며 “파업 교사로 고발돼 조사 중이라는데 그냥 팍 집어넣었으면 세상 조용해지겠는데”라고 강조했다.
그러자 임현택 회장은 페이스북에 “대구시장님께 사과드린다”며 “약물 이용 데이트 강간에 공모했다는 혐의는 ‘본인 주장에 의하면’ 전혀 법적, 도덕적으로 잘못된 일이 아니란다”고 비꼬았다.
또 그는 댓글을 통해 홍 시장의 SNS 글을 옮기며 “원하시면 앞으로도 시장님의 깨끗한 인격을 지속적으로 국민에게 알리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