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약업종으로 외국인들이 다시 몰려들고 있다. 최근 제약주의 약세가 이어지면서 외국인 지분이 빠르게 늘고 있는 것.
이는 지난 연말을 전후해 이익 실현을 위해 제약주 매도에 나섰던 모습과는 정반대의 모습이다.
12일 의약뉴스가 국내 상위 12개 주요 제약사(지난해 매출 기준)의 외국인 지분율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대상 제약사의 외국인 지분율은 평균 15.46%(12일 종가기준)로, 지난해 말 12.50% 대비 2.96%포인트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외국인 지분이 약 6개월 동안 23.96% 증가한 것이다.
반면, 같은 기간 12개 대상 제약사의 주가는 평균 25.56% 떨어져 외국인 지분율 증가와 대비됐다. 특히 대상 12개 제약사 모두에서 주가가 하락해 최근의 제약주 하락세를 대변했다.
업체별로는, 12개 제약사 가운데 제일약품, 광동제약, LG생명과학 등 3곳에서만 외국인 투자가 약간 줄었을 뿐, 나머지 9개 업체의 외국인 지분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최근 한 외국계 투자펀드의 지분 매입으로 화제가 됐던 보령제약은 지난 연말 9.51%에 불과(?)하던 외국인 지분이 12일 현재 29.55%로 늘면서 무려 3배나 외자 비율이 증가해 눈길을 끌었다. 같은 기간 보령의 주가는 4만6,500원에서 2만8,250원으로 40%(39.25%) 가까이 급감했다.
이와 함께 종근당도 같은 기간 6.44%에서 17.01%로 불과 6개월 만에 10.57%포인트(164.13%) 외국인 지분율이 증가했다. 특히 종근당의 외국인 지분은 올해 초 5%대까지 떨어진 이후, 꾸준히 상승해 지난달 초부터 꾸준히 17%대를 유지하고 있다.
이어 최근 계열사인 (주)중외의 당진공장 준공 이후, 주목 받고 있는 중외제약도 지난 연말 5%대(5.84%)에서 7.14%까지 외국인 지분이 늘며, 22.26%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이밖에 21.82%의 외국인 지분율을 보인 일동제약이 같은 기간 14.90%의 외국인 지분 증가율을 보였으며, 동아제약도 연말 대비 11.89% 외국인 투자가 늘었다.
반면, 지난 4월말 액면가를 5,000원에서 500원으로 분할한 제일약품은 지난 연말 외국인 지분이 10.57%에서 12일 현재 8.40%로 줄며 오히려 20.53% 감소해 대비됐다. 특히 제일약품은 액면분할이라는 호재(?)에도 불구하고, 같은 기간 주가는 40%나 하락, 현재 5,000원 안팎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비타500’의 파워를 앞세운 광동제약도 6개월 동안 외국인 지분이 16.67% 줄어 6.75%의 지분율을 기록했다.
이에 대해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그동안 이익실현에 나섰던 외국인 투자가들이 최근 제약주 약세가 이어지면서 다시 매수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며 “이는 최근 제약업종을 짓누르던 정책리스크가 서서히 걷히면서, 선별투자를 통한 제약주 약진이 예상되고 있는데 따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같은 기간 대상 제약사의 평균 주가하락률은 25.56%였으며, 대상 12개 제약사 모두에서 주가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일약품과 보령제약이 40% 안팎의 주가하락률을 기록, 하락폭이 가장 컸으며, ▲한미약품 35.68% ▲동아제약 28.05% ▲녹십자 26.40% ▲광동제약 25.74% 등의 순으로 주가 하락폭이 컸다.
또한 외국인 지분 보유 규모면에서는 44.02%의 지분율을 보이고 있는 한미약품이 가장 높았으며, ▲보령제약 ▲일동제약 ▲유한양행(17.45%) ▲종근당 ▲대웅제약 등이 그 뒤를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