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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숙 전 의원 “대한민국 의료, 미스터리한 내전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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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숙 전 의원 “대한민국 의료, 미스터리한 내전 중”
  • 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 승인 2024.12.21 0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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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정지에 기고...“의대증원 발표 후 오히려 의사 사라져” 지적

[의약뉴스]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필수의료 패키지로 인해 의사들이 현장을 떠나고, 필수의료가 붕괴하며 사망자가 늘고 있는 현 의료상황에 대해 ‘미스터리한 내전 중’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전직 국회의원이자 울산의대 명예교수인 박인숙 전 의원은 최근 국회잡지 헌정에 ‘의대 2000명 증원 반드시 철회돼야’라는 기고문을 통해 현재 의료상황을 '대통령이 의사들을 상대로 선전포고한 상황'이라고 규정했다. 

▲ 박인숙 전 의원.
▲ 박인숙 전 의원.

그는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정책으로 의대생의 97%가 학교를, 전공의의 87%가 수련병원을 떠났으며, 교수들도 떠나고 있다”며 “그로 인해 필수의료가 붕괴됐고, 사망자가 늘었는데, 전쟁, 내란, 자연재해 등으로 세계가 요동치는 지금 대한민국에선 이해할 수 없는 미스터리한 내전이 진행 중”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대한민국 의사 수는 인구 1000명 당 2.7명으로 OECD 평균보다 낮지만, 의사 수 증가속도는 OECD 평균보다 빠르며, 저출산으로 인해 인구수가 감소되기에 고령화 때문에 의사가 더 필요하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정부의 의대 증원 발표 후 의사들이 빠르게 사라지는 아이러니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고 힐난했다.

박 전 의원은 의사들이 빠르게 사라지는 이유에 대해 ▲사법 리스크 ▲낮은 건강보험 수가 ▲커지는 비급여 의료시장 ▲지방 의료의 빠른 붕괴 ▲의사에 불리한 의료정책 등을 꼽았다.

그는 “사법리스크는 어느 선진국에 비해 가혹하고 빠르게 악화되고 있는데, 고의성 없는 불가항력적 의료사고에 대해 천문학적 배상금은 물론, 형사처벌하는 나라는 대한민국이 유일하다”며 “건강보험제도 시작부터 낮게 책정된 수가는 매년 물가상승률에도 못 미치는 인상률로 적자를 발생시키고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어 “낮은 수가와 과로에 시달리는 필수과 의사들은 비급여 진료가 많은 분야로 진출하고 있는데, 의료붕괴 이후 많은 의사들이 해당 분야로 빠져나가고 있다”며 “지방의료는 권역별 진료 제한이 없어 빠르게 붕괴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박 전 의원은 정부가 언론을 통해 의사를 악마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의사는 돈만 밝힌다, 수입이 지나치게 많다,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지키지 않는다' 등 갖은 이유로 의사들을 비난하고 있다”며 “전문성과 독점도 구분 못하는 막말이자 의사면허 자체를 부정하는 대단히 위험한 발상”이라고 질타했다.

이 가운데 “의대생은 물론, 전공의와 교수도 2025년도 2000명 증원이 철회되기 전에 돌아올 생각이 없다”며 “발표 이후 대통령과 복지부, 교육부 장ㆍ차관이 보여준 거짓말과 비상식적인 발언들 때문에 의사와 학생들이 분개하면서 정부와의 신뢰가 깨졌기 때문”이라고 일갈했다.

반면 “2025년 의대 정원 2000명 증원을 철회하면, 정부는 지금 입시를 준비하는 수험생들에게 비난과 함께 고발을 당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십년 동안 지속될 의료붕괴보다 당장 수만명의 원망을 듣는 것이 국민 모두를 위해 낫다”면서 “만약 2000명 증원이 취소되면서 의사들이 의정협의체에 참여한다면 그동안 풀지 못한 주요 의료정책들에 대한 논의를 시작해, 합리적 대안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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