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뉴스] 미국 제약사 애브비가 세레벨 테라퓨틱스(Cerevel Therapeutics)를 87억 달러에 인수하면서 획득한 신약 후보물질의 조현병 임상시험에서 실패했다. 이 소식이 전해진 뒤 애브비의 주가는 약 12% 급락했다.
애브비는 정신병 증상의 급성 악화를 경험하는 성인 조현병 환자를 위한 1일 1회 경구용 단독요법으로 엠라클리딘(emraclidine)을 평가하는 EMPOWER 임상 2상 시험 2건의 결과를 11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엠라클리딘은 임상시험 1차 평가변수인 6주 차에 양성 및 음성 증후군 척도(PANSS) 총 점수의 베이스라인(기저치) 대비 변화를 위약군 대비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감소시키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EMPOWER-1에서 엠라클리딘 10mg 및 30mg 투여군은 6주 차 PANSS 총 점수의 베이스라인 대비 LS 평균 변화가 –14.7, -16.5였고 이에 비해 위약군은 –13.5였다.
EMPOWER-2에서는 엠라클리딘 15mg 및 30mg 투여군이 –18.5, -14.2였고 위약군은 –16.1로 위약이 엠라클리딘 용량 하나를 앞서기도 했다.
임상시험에서 엠라클리딘의 내약성은 양호했고 임상 1b상 시험에서 관찰된 것과 유사한 안전성 프로파일을 보였다. 가장 흔하게 보고된 이상반응은 두통, 구강건조, 소화불량 등이었다.
엠라클리딘은 M4 선택적 양성 알로스테릭 조절제(PAM) 후보물질이며 현재 조현병과 알츠하이머병 정신증 치료제로 개발되고 있다.
애브비는 지난해 12월에 세레벨 인수 발표 당시 엠라클리딘이 계열 내 최고의 차세대 항정신병제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엠라클리딘은 현재 항정신병제로 인한 많은 부작용의 원인으로 추정되는 도파민, 세로토닌, 히스타민 수용체 방해 없이 정신병 증상을 감소시킬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애브비의 루팔 타카르 연구개발 총괄 부사장 겸 최고과학책임자는 “이번 결과는 실망스럽지만 다음 단계를 결정하기 위해 데이터를 계속 분석하고 있다”며 “임상시험 참가자와 그 가족, 임상시험 기관 네트워크에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당사는 혁신적인 파이프라인을 통해 앞으로도 환자들에게 의미 있는 치료제를 계속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하며 정신 및 신경 질환을 앓는 사람을 위한 더 나은 치료제를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애브비는 세레벨 인수를 통해 기존 신경과학 포트폴리오를 보완하는 다수의 임상 및 전임상 단계 후보물질로 구성된 신경과학 파이프라인을 확보했다.
여기에는 파킨슨병 관리를 위한 도파민 D1/D5 선택적 부분 작용제 타바파돈(tavapadon), 주요우울장애(MDD) 치료를 위한 카파 오피오이드 수용체(KOR) 길항제 CVL-354, 치료 저항성 뇌전증 및 공황장애 치료를 위한 알파 2/3/5 선택적 GABAA 수용체 PAM 다리가바트(darigabat)가 포함된다.
최근 애브비는 타바파돈이 파킨슨병 임상 3상 시험에서 1차 평가변수 및 주요 2차 평가변수를 충족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