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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강대 이덕환 명예교수 “의료계, 엉터리 전문가 손에서 벗어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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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강대 이덕환 명예교수 “의료계, 엉터리 전문가 손에서 벗어나야”
  • 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 승인 2024.09.11 05: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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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과학자들의 혁신에 부끄러운 과학기술 집단 돼" ..."증원 의대생, 제대로 공부 하지 못했다는 낙인 찍힐 것"

[의약뉴스] 지난 20년간 과학기술 정책이 엉터리 전문가들에 의한 혁신피로에 무너졌다는 쓴소리가 나왔다.

의료계가 이를 반면교사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로, 현장과 동떨어진 의료정책학이 의료행정을 왜곡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서강대 이덕환 명예교수는 10일 열린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원 의료정책포럼’에 패널로 참석해 이 같이 밝혔다.

▲ 이덕환 명예교수.
▲ 이덕환 명예교수.

이 교수는 먼저 이번 의ㆍ정 갈등에서 의료계의 대응에 전략과 전술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부는 물론 국민 설득에도 참담히 실패했고, ‘의사가 의대 증원에 반대해서 파업하는 나라는 없다’, ‘의사가 자신의 이익을 위해 환자를 떠나버리는 나라는 없다’와 갈은 정부의 악의적인 선동에 속수무책”이라고 꼬집었다.

뿐만 아니라 “의료계가 의대 증원을 반대하는 이유를 분명히 밝히지 못했다”면서 “이에 아직도 일반 국민은 지금 사태를 의사 파업 때문이라고 표현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그는 “파업하고 있는 의사는 한 명도 없고, 의사의 길을 포기하고 병원을 나가버린 이탈한 전공의가 문제 되는 것일 뿐, 전공의가 사표를 내고 나간 것은 파업이 아니다”라며 “‘의사 부족’도 적절하지 않은 표현으로, 부족은 적정치가 있고 여기에 미치지 못한다는 뜻인데 우리 사회가 필요로 하는 의사가 몇 명인지를 합리적으로 추정할 방법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정부는 과학적 근거를 요구하는데, 의대 정원을 가르쳐주는 과학 법칙은 없다”며 “정부가 계속 과학을 오염시키고 있는데, 지난해에는 카르텔이라고 욕하더니 올해는 과학의 용도를 뜻밖의 방향으로 왜곡시켜 과학의 가치를 떨어뜨리고 있다”고 성토했다.

한 발 더 나아가 이 교수는 "대안을 만드는 것은 정부가 할 일이지 일반 국민에게 만들어서 가져오라는 것은 봉건주의 시대에도 없던 일로 해괴망측하다"고 힐난했다.

이 교수는 내년 3월과 6년 후에 벌어질 상황이 더욱 심각할 것이라 우려했다.

그는 “정부는 의사들의 고집에 9전 9패했다면서 의대 정원을 늘린 것을 성과라고 자부하는 모양인데, 내년 3월과 6년 후 학생들이 졸업하고 수련받을 병원을 찾을 때를 생각하면 걱정이 앞선다”며 “의과대학 교육의 질 저하는 필연일 수밖에 없고, 6년 후에는 늘어난 의대 졸업생 1497명에게 수련 기회를 제공해야 하는데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구체적으로 “현재 211개 수련기관에서 매년 선발하는 인턴은 3200명 수준이고, 그중 47개 상급종합병원에서 22%인 2300명을 뽑는다”며 “규모가 가장 큰 서울대병원 등 빅5가 감당할 수 있는 인원이 고작 100명 수준으로, 결국 늘어나는 의대 정원을 위해 2031년에는 서울대병원 수준의 초대형 수련병원 15개가 필요하고, 2032년에는 다시 5개를 더 지어야 한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특히 “건물시설을 갖추는 일도 어렵지만. 의료인력과 환자의 확보는 불가능할 수밖에 없다”며 “초대형 수련병원을 천년만년 운영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5년 동안 의사 1만 명 추가 배출이 완료된 후에는 쓸모없는 천덕꾸러기가 되어버린다”고 꼬집었다.

이에 더해 “내년부터 의과대학을 같이 공부하게 될 7500명은 앞으로 50~60년 동안 ‘제대로 공부 못했다’는 낙인이 찍힌 채로 살아야 하고, 그마저도 자기네끼리 경쟁하는 안타까운 인생을 살게 될 것”이라며 “왜 우리 사회가 젊은 학생들한테 암울한 미래를 던져주려고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한탄했다.

한편, 이 교수는 의사들이 정부의 의료 행정에서 완전히 배제된 현실을 개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의료현장과 동떨어진 의료정책학이 오히려 의료행정을 왜곡하는 원인이 된다”며 “지난 반세기 동안 과학기술의 경험을 반면교사로 삼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과학자는 관심이 없고, 행정학, 경영학, 정치학하는 전문가들이 뒤집고 엎어서 엉망을 만들어 결국 카르텔 얘기를 듣게 만들어 놨다”며 “엉터리 전문가들한테 맡겨놨더니 20년 동안 들었던 이야기가 혁신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심지어 “그렇게 혁신했더니 세계적으로 부끄러울 정도의 저효율 과학기술 집단이 됐다”며 “의료계라도 선무당급 엉터리 전문가 손아귀에서 벗어나주길 간절하게 부탁하고 싶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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