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뉴스] 의대 정원 증원으로 촉발된 의ㆍ정 갈등 상황에서, 정부가 내놓은 해결책의 중심에는 ‘전공의 복귀’가 있다.
정부는 사직한 전공의들에게 돌아와달라고 애원하고 있지만, 전공의들이 현장에 복귀하는 일은 없을 것이란 회의론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국민의힘 22대 총선 3040 모임인 첫목회는 5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응급의료 긴급진단’을 진행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의료계 관계자들은 의ㆍ정 갈등이 해결돼도 전공의들은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한응급의학의사회 이형민 회장은 “전공의들에 대해 오해가 많은데, 이번 사태에서 전공의들이 사직한 이유는 전문의가 될 필요가 없기 때문”이라며 “전공의 7대 요구안이 있지만, 만약 정부가 이를 다 들어준다고 해도 이들은 돌아오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이어 “중요한 건 전공의 복귀와 의료개혁, 의료위기를 분리해야한다는 것”이라며 “정치권도, 의료계도 전공의 복귀를 위한 위원회를 만든다고 하지만, 전공의가 돌아오지 않은 건, 전문의의 가치가 없어졌고, 이를 위해 수련을 받을 이유가 없어졌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또 “전문의를 따야할 이유를 다시 돌려줘야하는데, 이는 긴 호흡을 가지고 접근해야한다”며 “전공의가 돌아오는 것은 의료개혁이 아닌 만큼, 이를 따로 분리해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시작점을 찾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의료계와 관계회복을 위한 첫 단추는 사법리스크 감소와 전문성에 대한 인정과 신뢰라는 것이 이 회장의 설명이다.
그는 “이전에는 의사와 정부, 국민간의 신뢰가 있었기에 비용을 아까고 효율을 올릴 수 있는 의료제도를 구가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정부와 의사 간의 신뢰가 무너졌다”며 “의사들이 원하는 것은 인정과 신뢰였지만, 이 둘이 모두 사라졌으니 남는 건 치사한 싸움이 될 수밖에 없는 비용뿐으로, 이 비용은 국민이 지불해야한다”고 힐난했다.
이어 이 회장은 응급의학과 전문의로서 현 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해결 방안을 제시했다.
그는 “첫 번째는 위기관리로, 당면한 추석 위기 대책이 있어야한다”며 “추석 연휴동안 많은 사고가 발생할 것이고, 환자들은 응급실로 몰릴텐데, 이에 대한 적극적인 대책을 마련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또 “두 번째는 지금의 비상진료체계를 정상화하는 것이고, 마지막은 의료개혁에 대한 장기적인 부분을 젊은 의사들과 이야기하는 것"이라며 "의료의 미래를 짊어질 그들을 다 쫓아내고 무슨 미래를 논한다는 건가”라고 역설했다.
대한의사협회 김이연 전 홍보이사겸대변인은 “지금 젊은 의사들의 목소리를 치기 어린 반항에 치부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총리가 의료대란을 전공의 탓으로 몰아갔는데, 이렇게 전공의를 향한 공공연한 비난이 고쳐지지 않으면 이 사태는 절대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며 “정부는 편향된 여론을 적극 조성해, 의사의 긍정적 정체성, 사회적 역할을 지워버렸다”고 지적했다.
이어 “의사들은 환자 진료에 헌신하거나, 교육연구에 매진하거나, 지역사회에 고용과 경제활동을 창출, 성실히 납세하는 주체인 시민”이라며 “일부 의사들의 정책 반대를 문제라고 하면서, 일부 의사들의 극단적 언행을 전체 의사의 것처럼 매도하고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특히 “합의의 사회과학이 결핍된 절차적 민주주의가 훼손됐고, 선거 공학적 대결 구도의 의료가 재료화되는 현실 등으로 인해 젊은 의사들은 정치행정에 환멸을 느끼게 됐다”며 “결국 사회적으로 부정되고 파편화된 개인들이 퇴장하게 된 것으로, 지금 젊은 의사들은 해외진출이나 이민까지 생각하고 있다”고 목소릴르 높였다.
실례로 김 전 대변인은 응급의학과를 전공한 자신의 동기의 사례를 제시했다.
그는 “제 세대가 지금 의료계에서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는 세대들인데, 동기 중에 응급의학을 전공한 이가 2명이 있다”며 “그 중 한 명은 응급의학과에 희망이 없다고 해서 탈모 병원을 차렸고, 그나마 응급현장에 있는 동기는 환자를 받으면 내가 소송당하나라는 생각부터 한다고 한다”고 토로했다.
한 발 더 나아가 “최근 대통령이나 총리가 병원을 시찰한다고 하는데, 선거 때마다 전통 시장에 가는 것처럼 무슨 도움이 돼서 가는지 모르겠다”며 “국민들은 그걸 원하는 것이 아니라 진료를 어떻게 정상화할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싶어할 것”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