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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 2025-07-18 13:53 (금)
연이은 폭염에 의약품 재택 수령 안전성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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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이은 폭염에 의약품 재택 수령 안전성 논란
  • 의약뉴스 이찬종 기자
  • 승인 2024.06.21 12: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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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약품 온도 유지 관련 규정 없어...“변질로 환자 불편 커질 수도”

[의약뉴스] 연일 폭염이 이어지는 가운데 의약품 재택 수령과 관련한 안전 규정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현재 비대면 진료를 이용한 거동불편자, 감염병 환자, 산간벽지 거주자 등은 약국에 방문하지 않아도 집에서 의약품을 받을 수 있다.

▲ 의약품 재택수령 과정에서 약의 변질을 막기 위한 안전대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 의약품 재택수령 과정에서 약의 변질을 막기 위한 안전대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그러나 이와 같은 의약품 재택 수령 방식이 여름철에는 의약품 변질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 약사들의 지적이다.

정부가 의약품을 배송하는 과정에서 의약품 변질을 막기 위한 안전장치를 만들지 않아 환자들이 위험에 처할 수 있다는 것.

약사 A씨는 “의약품 재택 수령은 보통 약국에서 환자에게 택배로 약을 전달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며 “이와 관련해서 의약품 택배 발송이 어떤 문제가 있는지 약사들이 자체적으로 실험을했는데, 택배로 의약품을 배송하면 요즘 같은 여름에는 박스 내부 온도가 50도 이상까지 올라가곤 했다”고 전했다.

뿐만 아니라 “아이스팩을 넣어서 발송하면 의약품 주변 습도가 100%에 이르기도 했다”면서 “이처럼 택배로 의약품을 배송하면 의약품이 쉽게 변질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환자의 편의성을 위해 시작한 의약품 재택수령이 오히려 환자의 불편을 키운다는 지적도 나왔다.

배송된 의약품이 변질됐을 때, 환자가 다시 의료기관에서 처방 받는 것 이외에는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약사 B씨는 “배송된 의약품이 고온ㆍ다습 환경에 놓여서 변질됐을 때 이에 대한 대책이 없다”며 “환자가 의약품 상태가 이상해 제약사 혹은 의료기관에 문의했을 때 다지 진료를 받아 처방을 받으라는 답변만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이는 결국 환자의 불편함을 가중시키고 필요한 때 의약품을 복용하지 못하게 하는 일”이라며 “환자 편의성을 위해 도입한 재택수령 제도가 오히려 환자의 불편함을 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약사들은 정부가 의약품 배송과 관련한 세부 대책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외국의 약 배송 방식을 참고해 의약품을 개봉하지 않고 배송하는 방식을 고민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약사 B씨는 “정부가 약사들의 반대에도 의약품 배송을 추진할 생각이라면 외국 사례를 참고해서 안전장치를 만들어야 한다”며 “외국은 우리나라처럼 약을 개봉해서 배송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외국은 의약품을 한 통 단위로 배송하기 때문에 제습제 등이 함께 들어있어 의약품 변질 우려를 조금은 줄일 수 있다”며 “하지만 우리나라는 이런 규정이 없어 가루약이나 약을 개별 포장해서 배송하는 일이 많고, 그 결과 온도가 높거나 습도가 높은 날에는 의약품 변질이 자주 일어난다”고 설명했다.

이에 “정부가 환자를 위한다면 제대로 된 안전장치를 마련하고, 관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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