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뉴스]
하늘만 보고 걸었다면 보지 못했겠지요.
고개만 쳐들고 다녀도 마찬가지고요.
죄지은 것처럼 푹 수그리고
주변을 한 바퀴 돌았더랬죠.
산자고가 잠에서 막 깨어난 아기뱀처럼
고개를 불쑥 내밀고 있었습니다.
손바닥을 땅에 대고 우선 냄새부터 맡았죠.
말해 무엇합니까.
봄 내음 물씬 풍기더이다.
한참을 그렇게 산자고와 흙냄새에 취했더랬죠.
일어나서는 다시 한번 아까처럼 주변을 돌았습니다.
조심해야 합니다.
산자고는 줄기와 꽃잎이 너무 여려
사람이 밟으면 시들어 버립니까요.
조심해서 한 바퀴 더 돌았습니다.
주위를 도는 일은 추억이지요.
그러고 보니 그 날의 일이 떠오릅니다.
떠나야 할 때가 온 것이지요.
산자고에게 인사합니다.
조만간 또 오겠다고요.
녀석의 꽃말은 봄처녀라고 하네요.
그러고 보니 봄처녀 제 오시네요.
뉘를 찾아 오시는지 뒤돌아 봅니다.
좋은 하루 보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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