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뉴스] 독일 제약사 베링거인겔하임이 만성 신장병(CKD) 환자 치료를 위한 병용요법의 임상 2상 시험에서 유망한 결과를 얻으면서 중요한 이정표를 세웠다고 발표했다.
베링거인겔하임은 6일(현지시각) 새로운 선택적 알도스테론 합성효소 억제제(ASi) BI 690517에 대한 14주 임상 2상 데이터를 공개했다.
연구 결과 BI 690517은 나트륨-포도당 공동 수송체(SGLT2) 억제제 엠파글리플로진(상표명 자디앙)과 병용 투여했을 때 신장 손상 지표인 알부민뇨를 최대 39.5%가량 유의하게 감소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이차 평가변수는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요중 알부민-크레아티닌 비율(UACR) 감소(30% 이상)였고 BI 690517과 엠파글리플로진 병용요법군의 최대 70%가 이를 달성한 것으로 파악됐다.
알부민뇨 변화를 예측 지표로 평가한 분석에 따르면 이러한 변화는 임상 신장병 발병 위험을 30% 이상 감소시킬 수 있다.
이 연구는 전 세계에서 8억5000만 명 이상이 앓는 질환인 만성 신장병에 대해 엠파글리플로진을 포함한 표준 치료와 새로운 계열의 치료제 병용요법을 평가한 첫 임상시험이다.
BI 690517은 알도스테론 합성의 최종 속도 제한 단계를 조절하는 효소를 효과적이고 지속적으로 억제하는 새로운 작용 기전을 갖고 있다. 과도한 알도스테론 수치는 장기 손상을 유발하고 고혈압, 만성 신장병, 심부전 같은 심장-신장-대사 질환을 야기할 수 있다.
다만 알도스테론 합성효소 억제는 중간 수준의 혈청 칼륨 상승을 유발할 수 있는데 이번 연구는 엠파글리플로진의 작용 기전이 고칼륨혈증 위험을 완화할 가능성이 있음을 보여준다. 중증 고칼륨혈증이 발생할 경우 치료를 변경하거나 입원해야 할 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효과는 임상적 중요성이 높다.
이번 임상시험에서 BI 690517은 일반적으로 내약성이 양호했고 예상치 못한 안전성 신호는 없었다. BI 690517 투여 후 용량에 따른 중간 수준의 혈청 칼륨 수치 증가가 관찰됐고 엠파글리플로진 투여 후 약간 개선됐다.
고칼륨혈증은 만성 신장병 인구에서 일반적인 비율로 발생했고 대부분의 에피소드는 치료 또는 BI 690517 투여 중단을 필요로 하지 않았다. 이 임상시험 결과는 미국신장학회(ASN) 신장주간에서 발표됐다.
베링거인겔하임은 내년에 옥스퍼드포퓰레이션헬스(Oxford Population Health)와 새로운 국제 임상 3상 시험 EASi-KIDNEY의 모집을 시작할 예정이다.
EASi-KIDNEY 임상시험은 BI 690517을 엠파글리플로진을 포함한 표준 치료와 병용 투여하는 요법의 효능과 안전성을 확인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EASi-KIDNEY는 신장병 진행 위험이 있는 약 1만1000명의 만성 신장병 환자를 모집하고 추적할 예정이다.
베링거인겔하임 인체의약품 총괄 카린느 브루이옹은 “이러한 고무적인 임상 2상 데이터는 심장-신장-대사 질환을 앓는 환자를 위한 혁신적이고 획기적인 치료제를 개발하려는 당사의 노력을 보여줄 뿐만 아니라 이 상호 연관된 질환의 세계적 부담을 감소시킬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어 “전 세계에서 10억 명 이상이 이러한 질환들의 영향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의료시스템과 환자에 대한 부담을 줄이는데 도움이 될 수 있는 잠재력은 엄청나다. 이 분야를 선도하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엠파글리플로진을 포함한 표준 치료와 함께 이 신약 후보물질의 잠재력을 조사하는 임상 3상 시험에 돌입하게 돼 기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