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구같은 분위기 몸과 마음 치료한다"

그는 “이제는 전문기관의 전문기관이 돼야한다”며 “다른 암전문기관에서 치료할 수 없는 어렵고 복잡한 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기관이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른바 4차 의료기관이 되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서는 고강도의 전문교육과 최고 수준의 전문연구가 수행돼야 함은 물론이다. 전제가 되는 원칙도 있어야 한다.
바로 ‘환자와 의료진이 한 식구가 되는 것’이다. 한 식구가 되는 것에는 복합적인 의미가 있다. 우선 환자가 병원을 자신의 집처럼 편하게 느끼게 하는 것이다. 의료진이 환자를 자기 식구 대하듯이 편하게 하고 친절하게 진료하는 것이다.
김원장은 “병만 보면 의사와 환자는 경직된다”며 “서로 식구로 여기면 치료효과를 높일 수 있다”며 "환자와 의료진 사이의 벽을 허물어야 한다" 고 강조했다.
중요한 또 하나는 환자의 아픔을 함께하는 자세다. 특히 육체적 고통과 정신적 충격이 심한 암환자들에게는 마음으로부터 함께하는 자세가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몸과 마음의 치료를 함께해야 제대로 치료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것.
환자의 마음을 치료하기 위해 세브란스병원 암센터에서는 정신과 전문의도 배치했다. 전국에서 최초로 시도되는 이 체제는 아직 그 효과를 알 수 있을 만큼 시간이 지나지 않았지만 병원이 환자의 마음을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잘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환자의 몸과 마음을 같이 치료하는 암센터에 대한 김원장의 구상은 ‘환자들의 편의성 향상’과도 연결돼 있다. 주차장이나 편의시설이 충분히 갖춰지지 않아 환자나 방문객들이 불편을 겪고 병동의 쾌적성도 떨어지는 지금의 시설은 35년전 그대로라는 것.
세브란스병원 암센터는 35년간 사용해온 지금의 병동보다 혁신적인 환경과 시설을 제공하기 위해 오는 12월 신병동의 기공식을 연다. 신병동 건설을 위해 김원장은 자신이 직접 설계에 관여하기도 했다.
신병동 건설과 함께 환자를 위해 높은 질의 의료서비스 제공, One-Stop 진료체계, 암외래진료 확대, 가족력 관리시스템 구축 등이 김원장이 구상하고 있는 새로운 암센터의 모습이다.
김귀언 원장은 “세브란스 암센터는 단순히 오래된 의료기관이 아니다”며 “지금까지 우리나라의 의료를 이끌어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고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또 그동안의 노하우와 데이터는 다른 기관의 추종을 불허한다는 것이다.
지금까지의 선도적이고 우수한 의료행위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환자들이 대기업 의료기관보다 뒤떨어지리라고 판단하고 있는 데는 ‘홍보의 부족’이 가장 큰 이유라고 김원장은 지적했다.
국내 최초로 암진료를 시작했고 상당한 기간 국내 최고로 인정받아 왔지만 지금은 그렇게 인식되고 있지않는 현실이 안타깝다는 것.
그동안 최고라는 자부심에 환자를 기다리기만 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환자들에게 적극적으로 홍보해 환자를 적극 유치해야 하는 상황이다. 대기업의 브랜드가치가 세브란스의 브랜드가치를 훨씬 넘어서는 현실이라는 것. 하지만 김원장은 이를 극복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한편 김귀언원장은 의료수가에 대한 정부의 정책에 대해 비판적이다. 많은 노력을 들여 높은 수준의 의료기술을 가진 의료진에게는 적절한 보상이 있어야 한다는 것. 지금의 수가체계에서 혁신적인 조치가 취해져야 한다는 것이 그의 입장이다. 그래야 우리나라 의료수준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김원장이 꿈꾸는 암환자 치료율 99% 달성을 기대해 본다.
의약뉴스 박현봉기자(nicebong@newsm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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