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조실적 불구, 한·미FTA·포지티브 악재 산재

27일 삼성증권은 정부가 미국과 FTA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복지부는 보험의약품 등재 방식 변화를 추진하고 있는 등 제약산업의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이같이 전망했다.
삼성증권은 또 향후 규제 변화가 국내 제약업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제네릭, 신약, 라이센스 등 비즈니스 모델별로 상이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최대 관심사는 제네릭에 있다고 주장했다.
삼성증권 조은아 연구원은 이와 관련해 “국내 제약업체들이 최근 3년간 제네릭 품목 확대를 통해 시장점유율을 확대해 가면서 성장해왔다”며 “이는 여전히 국내 제약업체들에게 제네릭이 가장 중요한 성장 드라이버가 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따라서 이러한 제도적인 변화가 제네릭에 미치는 영향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삼성증권은 또 미국이 FTA 협상을 통해 오리지널 약품의 특허 연장 및 제네릭 출시 지연을 원하고 있어, 제네릭에 부정적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조 연구원은 “한미 FTA를 통해 미국측이 요구하고 있는 특허권의 강화와 약가 재평가 폐지, 제네릭 약가 인하 등이 논의 될 것”이라며 “특히 이는 다국적 제약사가 개발한 오리지널 의약품의 특허기간 연장과 제네릭 출시 지연, 제네릭 최고가 기준 하향(오리지널 대비 80%→70%) 등을 포함해, 국내 제네릭 업체에게는 부정적”이라고 말했다.
한미 FTA 협상은 2006년 하반기 3차례에 걸쳐 진행돼, 2007년 상반기 최종안이 정해질 예정이며, 빠르면 2008년부터 유효하게 될 것으로 삼성증권은 전망했다.
이와 함께 복지부가 최근 약제비 절감을 위해 보험의약품의 선별 등재 방식(포지티브 시스템)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 것과 관련, 삼성증권은 제네릭의 양적 성장의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조 연구원은 “포지티브 방식은 보험 등재된 의약품 수의 축소와 비용 효과성이 높은 의약품의 사용 확대를 통해 2005년 총 진료비의 29.2%에 달하던 약제비를 24.0%까지 낮추고자 하는 것”이라며 “이러한 복지부의 약제비 절감 정책은 비록 평균적인 약가 하락이 불가피하지만, 궁극적으로 약가가 저렴한 제네릭의 양적 성장의 기회 요인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와 관련해 복지부는 5월 중으로 포지티브 시스템 도입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지만, 아직까지 실시 시점에 대해 결정된 사항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반해 제약업계는 올 1분기에도 견조한 실적을 이어가는 등 긍정적인 흐름을 유지하고 있는 상태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유한양행, 한미약품, 동아제약 등 이른바 업계 ‘빅3’의 1분기 합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2.8%와 53.1% 증가를 기록하며, 견조한 이익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유한양행의 경우 지난 26일 발표한 잠정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지난해 1분기 대비 17.9%와 52.1% 각각 증가한 972억과 170억원으로 시장 기대치를 크게 상회했다.
이는 순환기 위주의 제네릭 신제품 출시를 통해 제품 포트폴리오가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지난해 4분기에 지연됐던 원료의약품 FTC의 수출이 본격화된데 따른 것으로 삼성증권은 분석했다.
한미약품은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965억원(19.7%)과 127억원(197.7%)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1위 품목인 고혈압 치료제 아모디핀이 1분기에도 120억원의 매출을 기록, 실적 개선에 크게 기여했기 때문인 것으로 파악됐다.
동아제약은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1,312억원(5.1%)과 93억원(93.8%)을 기록할 것으로 삼성증권은 전망했다. 이는 100억원을 상회한 천연물 신약 스틸렌, 발기부전 치료제 신약 자이데나(약 30억원) 등 전문의약품 부문에서 30% 매출 성장을 기록한데 따른 것이다. 하지만 박카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5% 정도 여전히 감소되고 있다.
조 연구원은 “의약품 수요 확대에 기반한 제약업의 성장 잠재력이 유효하고, 제약업체들의 실적도 견조 흐름을 유지하고 있지만, 당분간 제도적인 불확실성에 무게가 실린다”면서 “이에 대한 신중한 접근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의약뉴스 박주호 기자(epi0212@newsm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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