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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희의료원 소화기내과 김병호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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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희의료원 소화기내과 김병호 교수
  • 의약뉴스
  • 승인 2006.04.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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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연구는 계속되어야 한다.”

경희의료원 소화기내과 김병호 교수는 최근 논문조작 사건으로 국민적 혼란을 야기한 황우석 전 서울대교수 연구팀의 줄기세포 연구와 관련해 "기초연구에 더 많은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 며 이 같이 말했다.

김 교수는 5일 의약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아직 생체실험 단계가 아니다. 줄기세포분화 연구는 외국 연구 수준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 한다”면서 “기초 연구에 더 많은 투자와 연구가 진행돼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줄기세포 치료를 맹신해선 안 된다. 정확한 현실을 파악하고 논문의 객관성이 입증돼야 한다”며 “모든 연구결과를 밝혀 정확한 사실을 알려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1990년대 유전자치료 열풍을 겪었던 연구자로 최근 줄기세포 연구가 당시와 흡사한 점이 많다고 느끼며, 줄기세포 연구가 지나친 낙관론보다는 진중하고 바람직한 방향으로 전개되길 바랬다.

이에 그는 지난해 8월 ‘9년 후, 줄기세포치료’를 집필했다. 환자맞춤형 배아줄기세포의 논문 조작 여부를 떠나 난치병 환자에게 이용될 정도로 임상화 되는 데는 상당한 기간이 필요했기 때문.

그는 저서를 통해 "190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주요과제로 떠올랐던 유전자치료를 예로 들며 미국이 천문학적 연구비를 쏟아 부었지만 결과는 참담한 패배였다"고 밝혔다.

당시 사이언스 지나 네이처 지 등 유수한 학술지에 난치병 치료에 적용될 것 같은 환상적인 논문들이 줄을 이어 발표됐지만, 상당수가 5~6년간에 걸친 검증에서 임상화가 어려울 것으로 판정 받았다.

김 교수는 이런 유전자치료 연구의 아픈 경험을 줄기세포 연구의 반면교사로 삼아 같은 실패를 반복하지 않길 바랬다.

하지만 그의 이런 우려는 다른 의학 전문가들과 함께 시기심에 불과한 것으로 치부됐다.

그래서 저서도 7개월이 지난 지금 발간됐다. 김 교수는 “논문이 윤리적인 문제와 조작으로 밝혀지면서 문제가 돼 늦게 출간 했다”며 아쉬운 심정을 토로했다.

그는 “그래도 연구업적은 인정해야 된다”면서 “황 교수에 대한 언급은 가급적 줄이고 일반인을 대상으로 집필했다”고 설명했다.

그의 저서는 줄기세포치료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는 난치병 환자와 그 가족, 그리고 의생명학을 연구하는 생명과학도와 의과대학생들이 대상으로 삼고 있다.

김 교수는 “세계 최고수준의 과학학술지에 발표되었던 논문과 논평을 주로 참고함으로써 신뢰도를 높이고 일반 독자의 이해를 위해 복잡한 과학적 설명은 피해 꼭 필요한 부분만 설명을 덧붙였다”고 강조했다.

이런 연구논문들을 소개함으로써 생명공학을 연구하는 과학도의 연구윤리가 무엇인지에 대한 올바른 지침을 명시한 것에 보람을 느낀다.

또 의학을 배우고 있는 의과대학생들에게 줄기세포가 무엇이며 어떻게 질환치료에 적용할 수 있는지, 어떤 질환에 적용이 가능할 것인지 등 기본 개념을 부여하고 있다.

김 교수는 “자연과학을 연구하는 과학도들은 연구비 지원과 미래까지 보장받을 수 있어 언제나 논문 조작의 유혹에 빠질 수 있다”면서 “저서를 통해 생명과학도에게 연구 윤리를 제시함으로써 사심에 치우치지 않고 올바른 길을 걸을 수 있는 교훈으로 삼기 바란다”고 밝혔다.

그는 “과거 유전자 치료의 실패를 드러내려는 것이 아니다. 이로부터 얻은 교훈을 줄기세포 연구에서 되풀이 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재차 강조하며 “연구는 더욱 활발하게 진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연구자들에 대한 국민 감시의 눈길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의약뉴스 박진섭 기자(muzel@newsm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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