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철저한 대비만이 생존 비결

이에 따라 업체별로 또는 제약협회를 중심으로 이에 대비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6일 업계 관계자는 “의약분업이 현재의 업계 구도를 가져왔듯, 향후 한미 FTA는 그 이상의 지각변동을 가져올 수도 있다”며 “업체들은 이에 대한 대비에 서둘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의약분업 이후 전문약 중심의 다국적 제약사는 약진한 반면, 일반약 위주의 제약사는 쇠퇴하는 양상을 보였다”며 “이는 의약분업에 앞서 이에 대비했는지 여부에 기인한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종근당과 녹십자 등 기업분할과 기업합병 등을 거친 몇몇 제약사를 제외하더라도 의약분업이 본격 시행된 지난 2000년 이전인 1999년과 1998년의 업계 순위와 최근 3년의 업계 순위를 비교해보면 이는 확연히 엇갈린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특히 의약분업 이후 가장 큰 특징은 다국적 제약사의 약진이 눈에 띈다는 점이다. 의약분업 이전 업계 10위권에 든 다국적 제약사는 한독약품 1곳에 불과했지만, 지난해를 기준으로 한국화이자제약과 글락소 스미스클라인(GSK) 등 2곳이 이에 가세했다.
반면, 국내 제약사의 경우 불과 5~6년 만에 업계 순위가 크게 요동친 것은 물론, 몇몇 업체의 경우는 업계 10위권에서 자취를 감췄다. 실제 1998년 불과 업계 9위권이던 한미약품은 업계 3위로 급성장한 반면, 동화약품과 일양약품 등 일부 제약사의 경우 매출이 제자리걸음을 계속하면서 10위권 밖으로 밀린 것.
하지만, 이처럼 의약분업 이후 업계의 판도가 급변했음에도 불구, 그 이상의 파괴력까지 예상되는 한미 FTA와 관련, 현재 국내 제약사들의 준비는 아직도 미흡하다는 게 그의 지적이다.
그는 “제약산업의 규모가 전체 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지 않고, 농업 등과 비교해서도 국민이 느끼는 체감이 다른 만큼, 이번 한미 FTA 협상 과정에서 업계에 유리한 환경을 이끌어 내기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전제한 뒤 “협회와 업체별로 이에 대한 철저한 대비에 나서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한미 FTA는 업체들에게 하나의 큰 위기이자 반대로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업체별로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지혜가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한편, 제약협회는 한미 FTA와 관련, 현재 TFT를 구성해 이에 대응 전략과 방향 설정에 나선 상태다. 특히 최근 관련회의를 잇따라 개최하면서 협상 내용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협회 TFT에 참여하고 있는 한 업체 임원은 “한미 FTA에 대한 협회 차원의 대략적인 전략은 잡힌 상태”라면서 “전략상 아직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의약뉴스 박주호 기자(epi0212@newsm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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