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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약청 생물진단제제팀 허숙진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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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약청 생물진단제제팀 허숙진 팀장
  • 의약뉴스
  • 승인 2006.03.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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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도 보고, 나무도 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봐요. 우리들이 하는 일이 하나의 나무를 가꾸는 일이 될 수도 있지만, 그 모든 것이 숲을 가꾸는 일 중 하나가 아니겠어요.”

어떤 일에 너무 집중하다보면 우리가 이 일을 왜 하는지 그 목적을 잊을 때가 있다. 우리들이 쉽게 열광하는 축구의 경우에도 목표는 승리(골)지만, 가끔 공격·수비 포맷과 화려한 개인기 등에만 정신을 빼앗길 때가 있듯이 말이다. 이들 모두가 골을 효율적으로 넣고 막기 위한 과정에 불과한데도 말이다.

각설하고, 식약청 생물의약품본부 생물진단제제팀 허숙진 팀장은 어떤 일에서건 ‘미션’을 항상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일면 당연하고 쉬운 얘기 같지만, 앞서 언급했듯 우리들 생활 속에서 이 말을 지키기란 생각처럼 그렇게 녹녹치 만은 않은 게 사실. 하지만 기자가 만난 허 팀장은 어떤 일을 하던 간에 그 목표(적)를 잊지 않는, 잊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몇 안되는 사람이다.

허숙진 팀장은 식약청 생물진단제제팀장이라는 그의 직함으로, 평가하기엔 너무 인색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다양한 능력과 이력을 갖춘 인물이다.

7년 반의 고등학교 선생님과 10년간의 유학(일본·미국) 생활, 그리고 16년간의 식약청 공무원 생활. 그가 범상치 않은 인물임을 보여주는 단적인 증거다. 편안한(?) 선생님 생활을 버리고, 자신의 목표를 위해 고난의 연속인 10년간의 유학의 길을 떠난 그를 일반적인 상식으로는 쉽게 이해하긴 힘들다.

여기서도 알 수 있듯, 그의 배움에 대한 열정은 우리들이 생각하는 상상 그 이상이다. 그가 대학이라는 공간에서 공부(전공)한 분야만 대여섯개에 이를 정도니 두말하면 잔소리인 셈.

대구가 고향인 허 팀장은 원래 경북사대 가정학과(영양화학 전공)를 졸업하고, 약 7년 반 동안 고등학교 선생님으로 근무하면서, 당시 최초로 전국대학예비입시고사 출제위원에 선정된 것을 비롯해, 도(경북) 입시 출제위원을 도맡을 정도로 소위 잘 나가던 선생님 출신이다.

하지만 배움에 대한 그의 식지 않는 열정은 32세(1980년)라는 적지 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일본 유학길에 올라 오사카시립대학과 오사카대학에서 각각 석사과정(영양, 보건 전공)과 박사과정(생화학, 분자생물학 전공)을 거치는 원동력이 됐다.

이후 1990년 6월 식약청(당시 국립보건원) 면역결핍연구실 보건연구관으로 공무원 생활을 시작한 허 팀장은, 이후에도 상담학(미국 뉴호프대학, 2003~2004)과 신학(미국 비전대학, 2004~2005) 등의 석사과정을 거쳐, 현재도 방통대에서 행정학 석사과정을 밟고 있는 등 식지 않은 열정을 이어가고 있다. 오는 6월 ‘장애인의 복지에서 NGO의 역할’이라는 주제로 행정학 석사논문을 준비 중이란다.

그럼, 허 팀장이 말하는 공무원의 삶이란 어떤 것일까?

“공무원에게 있어, 행정(혁신)이란, 공익과 관련되고 파급효과를 지닐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물론, 우리 식약청 입장에서는 국민의 건강과, 관련 기업체들이 제대로 된 제품을 생산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제일의 임무가 돼야겠죠. 물론 식약청의 국민보건 안전이라는 미션 안에서 말이죠.”

이처럼 허 팀장이 말하는 공무원은 단순히 임무수행에 그치는 것이 아닌, 반드시 피드백이 있는 임무 수행이 선행되는 공무원이다. 정말로 국민에게 필요한 일을 하는 공무원이 돼야 한다는 의미다.

최근 허 팀장은 식약청에 특강 온 한국인간개발연구원 양병무 원장의 강연을 듣고 큰 감명을 받았다고 소개한다. 양 원장이 쓴 ‘주식회사 장성군’과 ‘감자탕교회’를 직원들에게 직접 구입해 나눠 줬을 정도. 여기서 그가 배운 것은 바로 공무원에게도 이젠 ‘혁신’이 필요하다는 교훈이다.

잠자는 시간이 가장 제일 아깝다는 허 팀장은 요즘에도 점심시간이면 어김없이 사무실, 그의 책상 앞에서 사이버 영어강좌를 듣고, 중국어 공부를 위해서는 중국어 성경책을 구해 공부할 정도로 열의가 대단하다. 그래서 그의 책상에는 항상 수십권의 책들로 넘쳐난다.

“세상에 무의미한 공부란 없다고 생각해요. 또 모든 학문은 하나로 통한다고 믿고 있어요. 물론, 각각의 학문이 통하도록 많이 생각하고, 또 그런 생각 속에서 노력해야 하겠지만요.”

연구를 위해 식약청에 들어왔지만, 행정업무에 대한 필요에 의해 ‘행정’을 공부하고, 민원인들에 대한 효율적인 업무지원을 위해 ‘상담’ 공부를 시작했다는 그의 열정을 보여주는 증거다.

“공익에 기여하는 연구자가 되고 싶다”고 말하는 허 팀장이 공무원으로 생활하게 된 계기가 된 건 연구에 대한 그의 열정에서 기인한다고 강조한다.

“올해는 개인적으로 언어 능력을 키우는데 남는 시간을 쓸 계획입니다. 오랜 유학생활로 어느 정도 수준에 오른 영어와 일어는 물론이고, 중국어 공부도 마찬가지고요. 아~참, 올해 방통대 석사과정도 무사히 잘 마치고 싶어요.”

허 팀장이 후배 직원들에게 강조하는 점은 자기실력 배양, 경쟁력, 시간조절 등 3가지. 물론, 이것들도 식약청의 미션 달성을 전제한 당부다.

“자기실력을 쌓고, 그것을 바탕으로 경쟁력을 갖추고, 시간에 쫓기는 것이 아닌 시간을 스스로 조절할 수 있는 직원들이 됐으면 해요. 물론, 이 모든 것이 식약청의 미션 달성을 위한 생각 안에서 말이죠.”

앞으로 은퇴 후 자신이 맡아오던 생물진단제제 등 바이오 관련 분야에서 자신의 역량을 쏟아 붓는 일을 계속하고 싶다는 허 팀장은 “남은 기간 갖고 있는 모든 것을 남김없이 전달해주고 가고 싶다”는 말로 인터뷰를 갈무리했다.

의약뉴스 박주호 기자(epi0212@newsm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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