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일제히 실시 투자자 무시 불만
12월결산 상·등록 제약사들의 정기 주주총회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상당수 제약사들이 같은 날 일제히 정기 주주총회를 몰아서 치르는 이른바 ‘떼주총’으로 투자자들의 눈총을 사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동아제약을 비롯한 12월결산 상·등록 41개 제약사 가운데 31곳(75.6%)이 오는 17일 일제히 정기주총을 개최할 예정이다. 이는 전체 대상 제약사의 3/4 정도가 이른바 ‘떼주총’을 계획하고 있는 셈.
광동제약, LG생명과학 등 불과 10개사 정도만이 다른 날 정기주총을 열었거나 개최할 예정이다.
하지만 이마저도 광동제약, 삼일제약, 수도약품 등 3곳은 같은 날인 오는 10일 주총 일정을 잡았고, 한올제약과 조아제약도 24일 동시에 주총을 열 예정이다.
삼천당제약과 안국약품은 각각 오는 9일과 14일 주총을 개최한다.
따라서 앞으로 실제 주총에 참여할 수 있는 날은 9일, 10일, 14일, 17일, 24일 등 5일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에 따라 개인 투자자들을 중심으로 제약사들이 애초부터 투자자들의 참여를 제한하려는 담합 아닌 담합을 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 어린 시선을 보내고 있는 상황이다. 업체들의 이러한 조치가 흔치 않은 경영진과의 직접 대면 기회를 사전에 원천 봉쇄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여러 제약사들의 주식을 보유한 투자자들의 경우 같은 날 비슷한 시간에 주총이 열리는 경우 부득이 참가를 포기해야 하는 업체도 생길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또한 주총 일정을 평일로 잡는 것도 일반 투자자들의 입장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처사라는 지적이다. 생업에 종사하는 일반투자자의 경우 아무래도 평일 주총에는 참여하기 힘든 게 현실이다. 하지만, 제약사 가운데 토·일요일 주총을 개최하는 곳은 전무한 실정이다.
이와 관련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기업들 입장에서 혹시 있을지 모를 소란을 미연에 방지한다는 차원에서 대체로 같은 날 주총을 개최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토요일이나 일요일 등 주말에 주총을 개최하지 않는 것도 이와 비슷한 이유”라고 분석했다.
한편, 현재까지 주총을 마친 곳은 일성신약, LG생명과학, 태평양제약 등 3곳이었으며, 나머지 38개사는 9일 삼천당제약을 시작으로 24일까지 보름간 주총을 개최할 예정이다.
이번 정기주총 시즌에는 뚜렷한 이슈가 떠오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순이익 증가에도 불구하고 배당금을 낮추거나 동결한 일부 제약사와 지난해 제약주 랠리에 참여하지 못한 제약사들에서 투자자들과 일부 마찰이 예상되고 있다.
또 제약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대주주 지분율이 높아 거래량이 적은 일부 제약사의 경우 투자자들의 액면분할 요구가 잇따를 전망이다.
의약뉴스 박주호 기자(epi0212@newsm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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