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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제약산업 韓·美 FTA 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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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제약산업 韓·美 FTA 들러리"
  • 의약뉴스
  • 승인 2006.03.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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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자社, 국내제약 상위 장악 가능성
국내 제약산업이 한·미 FTA 협상에서 ‘들러리’ 신세로 전락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무역협회 FTA연구팀 정재화 팀장은 3일 대외경제정책연구원,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전국경제인연합회, 한국무역협회 등 4개 경제단체 주최로 열린 ‘한·미 FTA의 의의와 영향’ 세미나에 참석, 이렇게 주장했다.

정재화 팀장은 이날 ‘한·미 FTA와 제조업’이라는 주제의 발표에서 “의약품의 경우 미국과 FTA가 체결되면, 미국업체의 진출이 크게 늘면서 국내 상위 제약업계가 모두 다국적 기업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현재 다국적 제약사는 국내 제약시장의 3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 팀장은 이어 “이에 반해 수출은 미국과 FTA가 체결되더라도 GMP라는 엄격한 기준으로 수출을 증가시킬 여지는 거의 없다”고 잘라 말했다.

정 팀장은 특히 “의약품의 경우 국가별로 GMP라는 기준을 적용하고 있고,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의 GMP 기준을 충족시키는 것은 현재 국내 제약산업의 여건상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현재 국내 약 500여개 제약업체 가운데 200여개사 만이 GMP를 준수하고 있고, 이 가운데 30개사 정도만이 미국과 일본 등의 수준에 미치는 GMP 기준을 준수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정 팀장은 설명했다.

무역협회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의약품 및 화장품의 대미 수출실적은 6,500만 달러인 반면, 수입실적은 4억5,200만 달러로 무역수지 적자가 3억8,700만 달러를 기록했다.

품목별로는 제약원료와 화장품이 모두 수출 및 수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며, 의약품 완제와 진단용 약품, 화장품 원료의 경우 수출은 미미했다.

이와 함께 정 팀장은 “현재 의약품 원료의 경우 수입 의존도가 90%에 달하기 때문에 관세 철폐시 원료를 보다 저렴하게 공급받을 수 있다는 장점은 있다”면서도 “하지만, 결국 관세 철폐 이익 또한 직접 수입을 하는 외자사에 돌아가는 결과가 초래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의약품 완제품의 경우에도 미국산 의약품에 대한 관세철폐로 인해 가격이 인하될 경우, 수입선이 유럽에서 미국으로 전환될 가능성도 있지만, 라이선스를 가진 제품의 경우에는 전환이 불가능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사실상 6.5~8%의 관세율은 의약품의 가격을 크게 인하시키는 효과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수입상의 입장에서는 마진을 고려해 수입 여부 판단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편, 신약의 경우 국내에 진입하더라도 허가기간이 2년이나 소요되기 때문에 가시적인 효과가 곧바로 나타나지는 않을 것으로 정 팀장은 전망했다.

의약뉴스 박주호 기자(epi0212@newsm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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