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식품의약국(FDA)이 다발성 경화증 환자의 보행 개선을 위한 새로운 의료기기의 판매를 허가했다.
지난 26일(현지시각) FDA는 다발성 경화증의 경증에서 중등도 증상으로 인한 보행 결함에 대한 단기 치료 용도로 사용하는 미국 의료기기 전문기업 헬리우스 메디컬 테크놀로지스(Helius Medical Technologies)의 새로운 장치를 승인했다고 발표했다.

휴대용 신경조절 자극기(PoNS)로 불리는 이 장치는 22세 이상의 환자에서 지도감독 하에 시행되는 운동요법 프로그램의 보조용도로 처방을 통해서만 사용할 수 있다.
운동 결함을 치료하기 위해서 혀를 통해 삼차신경 및 안면신경을 자극하는 전기 펄스를 생성하는 이식 불가능한 기구로 구성된 신경근 혀 자극기다.
다발성 경화증은 뇌와 다른 신체기관 사이의 소통을 방해하는 중추신경계의 만성적인 염증성 자가면역질환이다.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수 있고 대개 치료 또는 관리 가능한 증상을 다양하게 유발하기 때문에 사람마다 다르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가장 일반적인 보행 장애는 근육 균형을 조정하는 뇌 영역의 손상으로 인해 불안정하고 협응되지 않은 움직임이 나타나는 운동실조다. 중증 운동실조가 있는 사람은 보통 지팡이, 보행기, 기타 보조 장치를 사용하며 물리 치료는 보행 문제를 감소시킬 수 있다.
휴대용 신경조절 자극기는 혀의 등쪽 표면에 가벼운 신경근 전기 자극을 전달하는 장치다. 코드로 서로 연결돼 있는 제어장치와 마우스피스로 구성돼 있으며 제어장치는 목에 착용하고 마우스피스는 입술과 치아에 의해 가볍게 제자리에 고정한다.
제어장치가 혀에 위치한 마우스피스로 신호를 보내면 혀의 수용체는 자연 경로를 통해 수백만 회의 신경자극을 뇌로 전달한다. 치료사는 제어장치를 컴퓨터에 연결하고 PoNS 장치 전용으로 개발된 소프트웨어를 통해 사용 데이터를 볼 수 있다. 사용 데이터는 누락되거나 단축된 세션의 잠재적인 영역을 식별해 치료 실행을 개선하는 방법에 관한 정보를 제공한다.
FDA는 임상시험 2건과 리얼월드 데이터의 후향적 분석을 토대로 PoNS 장치의 안전성과 효과를 평가했다. 다발성 경화증으로 인한 보행 결함이 있는 환자 20명을 대상으로 실시된 첫 번째 연구에서는 PoNS 그룹의 동적 보행지수(Dynamic Gait Index, DGI) 점수가 대조군에 비해 통계적으로, 임상적으로 유의하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두 번째 연구에서는 다발성 경화증 환자 14명을 대상으로 인지 재활 및 신체 재활과 함께 PoNS 장치의 효과를 평가했다. PoNS 그룹은 14주차 감각조직과제 점수가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개선됐다. 다만 14주 이후 DGI 점수 분석에서는 유의한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
제조사는 임상 재활 환경에서 PoNS 장치를 통해 수집된 다발성 경화증 환자에 대한 리얼월드 데이터의 후향적 분석 결과도 FDA에 제출했다. 임상시험이나 리얼월드 데이터 후향적 분석에서 심각한 안전성 이상사건은 보고되지 않았다.
PoNS 장치는 관통성 뇌 손상, 신경퇴행성 질환, 구강 건강 문제, 만성 감염성 질환, 관리되지 않는 고혈압 또는 당뇨병 등이 있는 환자와 심박조율기 이식 환자, 발작 이력이 있는 환자에게는 사용할 수 없다. 22세 미만과 임신부에 대해서는 시험되지 않았으며 사용이 금지된다.
FDA는 PoNS를 위험도가 낮거나 중간 수준인 새로운 유형의 장치를 위한 절차인 드노보(De Novo) 시판 전 검토 경로를 통해 심사했다. 앞서 FDA는 PoNS 장치를 혁신의료기기로 지정했다.
FDA 의료기기ㆍ방사선보건센터 신경ㆍ물리의료기기 부서 책임자 대행인 크리스토퍼 로프터스는 “다발성 경화증은 젊은 성인에서 가장 흔한 신경질환 중 하나다. 오늘 승인은 물리치료에 귀중한 새로운 보조기를 제공하며 다발성 경화증을 겪는 사람을 위한 추가적인 치료법의 가치를 높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