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머크가 면역항암제 후보물질 빈트라푸스프 알파(bintrafusp alfa, M7824)에 대한 임상시험에서 또 다시 실패를 맛봤다.
머크는 16일(현지시각) 1차 백금 기반 화학요법에 실패하거나 내약성이 없는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담도암(BTC) 환자의 2차 치료제로 빈트라푸스프 알파를 평가한 임상 2상 INTR@PID BTC 047 시험에서 나온 톱라인 데이터를 발표했다.

머크에 의해 발굴된 빈트라푸스프 알파는 종양 미세환경에서 면역억제 경로 TGF-β와 PD-L1를 동시에 차단하도록 만들어진 이중기능성 융합 단백질로, 이러한 접근법은 항-종양 반응을 회복하고 향상시키면서 종양 성장을 억제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담도암은 희귀하고 공격적인 유형의 위장관암으로 나쁜 결과와 연관이 있고 치료 옵션이 제한적이다.
현재 2차 치료 환경에서 전 세계적으로 인정되는 표준요법은 없는 상황이며, 화학요법과 면역요법 모두 담도암에서는 낮은 반응률을 보였다.
빈트라푸스프 알파는 159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실시된 INTR@PID BTC 047 연구에서 9개월 이상의 추적 이후 단일제제 효능과 지속성, 관리 가능한 안전성 프로파일을 나타냈다.
독립적인 검토위원회가 판단한 객관적 반응률(ORR)은 10.1%로 분석됐다.
이 임상시험에서 빈트라푸스프 알파는 단일제제 활성이 관찰되기는 했지만 2차 치료 환경에서 담도암 승인 신청을 위한 사전 정의된 기준을 충족시키지는 못했다.
자세한 결과는 차후 학술회의 발표 또는 학술지 게재를 위해 제출될 예정이다.
미국 MD앤더슨암센터의 GI 종양내과 밀린드 자블레 교수는 “담도암 분야에서 높은 미충족 치료 수요를 고려할 때 빈트라푸스프 알파가 이 연구에서 2차 치료제로 단일제제 임상적 활성을 보인 점에 고무됐다"면서 "빈트라푸스프 알파 047 연구는 화학요법 불응 담도암에 대해 수행된 가장 중요한 임상 연구 중 하나"라고 말했다.
머크 헬스케어사업부문 개발부 글로벌 총괄 대니 바-조하르는 “이 연구는 역사적으로 치료하기 어려운 질병인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담도암에 대해 빈트라푸스프 알파의 단일제제 활성을 입증했다"며 "이 데이터는 종양 미세환경에서 TGF-β와 PD-L1 억제를 모두 다루려는 우리의 이해에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머크는 담도암 1차 치료제로 빈트라푸스프 알파와 화학요법 병용요법을 평가하는 임상 2/3상 시험 INTR@PID BTC 055 연구를 진행 중이다. 현재 임상 2상 부분의 환자 모집이 완료된 상황이다.
머크는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과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빈트라푸스프 알파의 임상 개발을 진행 중이다.
머크와 GSK는 2019년에 M7824의 공동 개발과 상업화를 위해 최대 37억 유로 규모의 글로벌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성과는 미미하다.
앞서 양사는 올해 1월에 PD-L1 발현율이 높은 4기(stage IV)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1차 치료제로 빈트라푸스프 알파를 평가한 INTR@PID Lung 037 임상시험에서 공동 1차 평가변수가 충족될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나타나 연구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러한 연이은 임상 실패는 향후 빈트라푸스프 알파에 대한 전망을 흐리게 만들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