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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약도 의원 눈치 보기 개국가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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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약도 의원 눈치 보기 개국가 '한숨'
  • 의약뉴스
  • 승인 2006.02.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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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방전 뺏길까봐 말도 못하고 냉가슴
약국이 한약을 조제하는데도 의원 눈치보기에 바쁘다.

13일 동대문구 한 약사는 “의원 눈치 때문에 환자들에게 한약을 권하지도 못할 뿐만 아니라 아예 조제 조체 못한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이 약사는 “환자들에게 한약을 권했다가 처방이 오지 않을까 불안해 말도 못 꺼낸다”고 하소연했다.

이 약사는 분업 전에 한약을 조제하면서 쏠쏠한(?) 재미를 봤다. 녹용이 포함된 한약을 하루 평균 3건씩 조제해 한 달 수입이 2천만원이 넘었다.

한약으로 재미를 보면서 양약은 아예 취급도 하지 않았다. 한약전문 약국이었던 셈이다.

하지만 분업으로 약국이 의원 처방전에 묶여 한약은 등한시하게 됐다. 물론 찾는 환자도 급격하게 줄었지만, 약국 한약이 의원들의 반감을 사기 때문에 스스로 포기한 측면이 많다.

그는 “환자가 양약을 먹고 낫지 않으면 한약을 권해주고 싶지만 괜히 말을 꺼냈다가 의사 귀에 들어가면 처방전이 다른 약국으로 갈까 겁이난다”고 현실을 개탄했다.

다른 약사는 “한약 추출기를 언제 사용했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면서 “가족들 한약 지을때만 사용한다”고 푸념했다.

이 약사가 운영하는 약국은 분업이 시행된 이후 추출기를 사용해 본 적이 없다. 분업이 시작되면서 발 빠르게 문전약국으로 전환했고 이후 한약 조제의 길이 막혔다.

문전약국이면서 한약을 조제하기도 했으나 의사의 불만을 사 한동안 처방이 나오지 않아 한약 조제를 포기했다.

일이 이렇게 되자 한약을 권해도 환자들이 외면하고 있다. 한약의 전문가는 약사가 아니라는 인식이 확산됐기 때문이다.

약국에서 한약을 등한시해 환자들도 자연 한약은 한의원만 취급한다는 인식이 높아졌다.

한 약사는 “약국에서 한약을 취급하는 것도 모르는 환자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이에 일선 약사들은 한약 활성화가 시급한 문제라고 지적하고 있다.

한편 이와 관련 서울시약 권태정 회장은 "한약조제에 의사들 눈치를 보는 약사가 있다"며 "약사 스스로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권 회장은 "약국 경영활성화의 한 일환으로 한약 활성화를 준비 중이다. 한약위원회를 통해 정책을 수립할 것"이라고 밝혔다.

의약뉴스 박진섭 기자(muzel@newsm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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