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작구 보건소 금연 클리닉 함형희 팀장

새해가 시작된 지 한 달이 지났다. 금연을 결심했다가 실패한 사람은 날짜를 음력으로 세서 다시 한번 금연을 시도하고 있을 수도 있겠다. 이런 사람은 가까운 보건소로 가면 정성어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동작구보건소의 건강 증진팀 및 금연클리닉을 이끌고 있는 함형희 팀장을 만나 작년 3월부터 국내 246개 보건소에서 운영하는 금연클리닉의 실황을 들었다. 성과는 컸다.
“4주 성공률은 80%, 6주는 62%, 6개월 성공률은 35%정도 됩니다.”
작년 3월부터 12월까지 동작구 보건소 금연 클리닉을 다녀 간 사람은 1200명 정도. 금연 참여자 900명 중에 556명이 6주까지 금연을 성공했고 243명이 6개월 금연에 성공했다. 이들의 흡연 기간이 평균 26년에 달하는 점을 고려하면 높은 수치다.
“우선은 숨이 차는 등의 이유로 담배를 정말 끊고 싶은 사람이 많이 와요. 할아버지 할머니들은 가족이 냄새가 난다고 권유해서 오고요.”
금연에 대한 홍보가 많이 이루어져 마음 자세가 어느 정도 갖춰진 사람이 올 뿐만 아니라 금연 클리닉 팀원들의 노력이 있기에 이런 성과가 가능하다.
금연 클리닉 인력은 사당 분소를 포함해서 보건학과 상담학 전공자, 간호사로 이루어진 상담가 6명과 팀장, 담당 의사, 서무 2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들이 행동 요법으로 개인별 접근을 시도한다.
“흡연과 술이 연관이 깊기 때문에 금요일 저녁 때 쯤에 금연을 상기해주는 문자를 보내요(산삼이 그려진 이모티콘,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기세요’ 등). 작년 연말에는 900명에게 금연 실패 경험과 가족 신상 등 개인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연하장을 보냈고요.”
사 오십 대 중 장년층은 건강문제를 강조하고 고등학생 같은 경우는 피부 노화 등 외모에 끼치는 해를 부각한다. 상담자의 6% 가량 차지하는 여자들 중 결혼을 앞둔 경우는 기형 출산 위험을 알려준다.그래야 호소력이 있다. 행동 요법이 우선이고 그 다음에는 금연 보조제(패치, 껌, 사탕, 금연침)와 부프로피온 약물요법이 기다리고 있다.
중앙대학교 의과 대학에서 내놓은 '2005 동작구 보건소 금연 클리닉 사업' 보고서를 보면 상담사의 친절도나 도움 받은 정도에서 90% 가까운 사람이 ‘매우 그렇다’고 답변했다.상담사들이 자신한테 쏟아 부은 정성을 위해서라도 꼭 금연해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된다고 한다.
“이런 점이 한 편으로는 금연에 실패한 사람에게는 부담이 되기도 해요. 그렇게 나에게 정성을 쏟았는데 다시 담배를 피워버렸다고 미안해해요.”
그래서 핸드폰에 보건소 전화 번호가 뜨면 전화를 안받아버린다. 그러면 상담사들은 자신의 핸드폰으로 전화를 건다. 함형희 팀장은 “금연할 생각이 있다면 미안해 하지 말고 계속 찾아올 것”을 당부한다.
상담은 금연 클리닉 상담실에서만 하는 게 아니다. 방문 보건 사업과 연계해 독거 노인들응 직접 방문해 건강 상태를 체크하고 의뢰하면 금연 상담을 하기도 한다.
동작구내 사업장에 공문을 발송해 금연 상담 요청이 들어오면 직접 그곳에 나가 2~3개월간 일주일에 한 번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신청자에 한해 상담을 해주고 금연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작년에는 동작구 소방서, 호남 석유, 도시 가스 등 6개 사업장이 참여했다.
“여중고생의 경우는 흡연이 발각이 되서 교사의 요청으로 상담을 하는데, 또래 집단에서 흡연하기 때문에 그 한명으로는 안돼요. 학교에 직접 나가 교육을 하는 방안도 필요합니다.”
여학생은 보통 중학교 1학년에서 2학 년 올라갈 때 끼리끼리 모여 또래를 형성하기 때문에 초등 6학년과 중1년 때 교육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금연 규제가 형식에 치우쳐 있어요. PC방에 가면 공간의 반을 금연석으로 지정해야 하는데 흡연석과 위공간이 연결되어 있어 간접흡연을 피하기 힘들어요.”
또한 보건소 금연 클리닉 요원의 처우 개선도 시급하다. 상담사들은 일용직으로 고용되어 있고 10개월 이상 일을 할 수 없다. 행자부의 공무원 정원 지침에 따라 정규직으로 전환되기 어려운 실정이다.
그러나 상담 능력이 닦여질 즈음에 인원을 교체해야하기 때문에 국가적으로 손실이 아닐 수 없다. 성인 남성 흡연율 세계 최고 수준(57.6%, 2003)의 오명을 벗기 위해 국가 정책으로 금연 클리닉을 운영하는 만큼 이에 따른 처우도 변해야 할 시점이다.
“어린 학생들이 멋있어 보이기 위해 배웠던 담배를 끊도록 도와 줬을 때 보람을 느낍니다.”
올해도, 국민 건강 증진을 위해 최전선에서 일하는 함형희 팀장 및 보건소 금연 클리닉 팀원들의 성실한 활동을 기대한다.
의약뉴스 김유석 기자(kys@newsm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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