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동제약, 지분평가액 286억 가장 낮아

국내 주요 제약사들의 대주주 지분률이 취약해 외부 자본의 경영권 공격에 쉽게 노출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본지가 지난해 국내 10대 상장 제약사의 시가총액 대비 대주주 지분평가액을 단순 집계한 결과에 따른 것이다.
22일 분석결과에 따르면, 국내 상위 10대 상장 제약사의 지난해 9월말 현재 최대주주와 친인척 및 특수관계인을 포함한 대주주 평균 지분률은 35.75%인 것으로 집계됐다. 또한 최대주주 평균 지분률은 22.53%였다.
하지만, 이들 10대 제약사의 지난 20일 현재 시가총액 합계 5조3,945억원 대비, 대주주 평가지분평가액(1조6154억원) 비율은 평균 29.95%로, 실제로는 30%에도 못미치는 지분을 통해 기업을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국내 상위 제약사 경우 전체 지분의 평균 30% 정도만 확보하면, 그 기업을 소유할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따라 일부 국내 제약사의 경우, 외부 자본이 적극적으로 적대적 인수·합병(M&A)에 나설 것에 대비해 지분 확대와 우호지분 확보 등을 통한 경영권 방어에 적극 나서야한다는 지적이다.
업체별로는 ▲녹십자 74.27% ▲한독약품 61.53% ▲대웅제약 45.86% ▲제일약품 45.86% ▲LG생명과학 31.00% ▲한미약품 26.36% 등으로 평균 25% 이상의 대주주 지분률을 기록, 상대적으로 높은 지분률을 유지했다.
반면 ▲동아제약 14.02% ▲유한양행 15.90% ▲일동제약 18.22% ▲중외제약 18.87% 등은 대주주 지분률이 20%에도 못미쳐 상대적으로 낮았다.
특히 시가총액 대비 대주주 지분평가액을 이에 대입할 경우 대상 업체에 따라 크게 명암이 엇갈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녹십자, LG생명과학, 대웅제약, 한미약품, 유한양행 등은 대주주 지분평가액이 평균 2,000억원을 넘어 상대적으로 경영권 공격에 안전한 것으로 분석된 반면, 일동제약, 중외제약 등은 지분평가액이 불과 500억원에도 못미쳐 경영권 방어에 취약점을 노출한 것.
또 대주주 지분률이 상대적으로 낮은 기업 가운데서도 동아제약은 대주주 지분평가액이 1,000억원을 넘었고, 제일약품은 상대적으로 낮은 시가총액에도 불구하고 대주주 지분률이 50%에 육박해 경영권 방어에서 상대적으로 안전하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일동제약은 20일 현재 시가총액이 1,569억원에 불과한데다, 대주주(윤원영 등 15명) 지분률도 18.22%로 낮아 대상 제약사 가운데 경영권 위협에 가장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20일 현재 일동제약의 대주주 지분평가액은 286억원에 불과해 300억원에도 못미쳤다. 이는 산술적으로 300억원이면 일동제약 경영권 경쟁에 나설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일동제약은 최대주주인 윤원영 회장의 지분(5.38%) 평가액도 20일 현재 84억원으로 조사대상 제약사 최대주주 가운데 가장 낮은 지분평가액을 기록했다.
이에 대해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제약환경의 특수성 등을 고려할 때 외부 자본이 실제 경영권 쟁탈전 나설 가능성은 많지 않다”면서도 “국내 제약산업의 경우 다른 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경영권 방어에 취약한 것은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최근 고령화의 급속한 진전과 신약의 부가가치 부각 등으로 제약업이 본격적인 성장산업으로 전환되면서 외부 자본이 국내 제약사의 경영권 접수에 나설 가능성은 점차 높아지고 있다”며 “실제 일부 하위 제약사의 경우 영업력과 생산기반 등 확보에 관심이 있는 다국적 제약사 등의 M&A 타깃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의약뉴스 박주호 기자(epi0212@newsm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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