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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톤 마라톤 출전 꿈꾸는 비만 해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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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톤 마라톤 출전 꿈꾸는 비만 해결사
  • 의약뉴스
  • 승인 2006.01.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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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구로병원 가정의학과 김선미 교수
고려대 구로병원 가정의학과 김선미 교수(사진)를 만나봤다.

“심장 내과인 의사는 심장 수술을 담당하고 내분비내과는 당뇨만 전문적으로 관장해요. 이런 상황에서 전체를 볼 의사의 역할이 중요해지죠.”

가정의학과의 모토는 환자를 포괄적이고 전인적으로 보는 것이다. 한 장기의 병은 그 장기만의 문제가 아니다. 또 환경이나 생활 습관과도 관련되어 있다. 남녀노소 등 연령과 성별에 구애됨이 없이 전 가족구성원이 지속적으로 의료의 대상이 된다. 요즘은 너무 세분화되었던 과들이 없어지고 통합되는 추세다.

김교수는 가정의학과의 한계선을 잘 알고 있다.

“의사 면허증이 있으니 수술이라도 할 수 있긴 하지요. 그러나 예전에 선배 과장은 ‘나의 한계를 알아라’고 말씀하시곤 했어요.”

외과 의사가 백내장 수술을 할 수 없듯이 전문 분야는 경계선이 확실하다. 김 교수가 경계선이라고 하지 않고 한계선이라고 얘기한 것은 그 분야 전문의만큼은 아니지만 모든 의학 분야에 두루두루 아는 것이 가정의학과의 숙명이기 때문이다.

가정의학의 역할은 생활 습관 개선을 통한 질병 예방과 1차적 진단을 통한 심화 치료의 방향을 잡아 주는 일이다. 하지만 각 분야에 더 많이 알면 알수록 그 전문성은 높아지기 때문에 공부를 많이 하는 분야가 또 가정 의학이다.

김교수는 병원 내 비만 클리닉을 이끌고 있다. 비만은 노인병과 호스피스와 더불어 가정의학과가 담당하는 주 분야이다.

“요즘은 내과 한방과 등 여러 과 의사들이 비만 클리닉을 열고 있어요. 주사나 지방 흡입기계를 동원해 살을 빼는데 나쁘진 않지만, 근본적인 치료라고 보기는 어려워요”

구로병원에서는 주로 체형 교정을 목적으로 한 ‘압구정동의 병원들’과 달리 고혈압과 당뇨등의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는 병적인 비만을 주로 치료한다. 주 치료법은 약물치료와 식사 조절, 그리고 운동이다.

비만은 ‘가정’의 생활 습관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기 때문에 가정의학과의 도움이 필요하다.

“비만의 원인은 간단해요, 먹는 양이 쓰는 것보다 많기 때문이죠. 또 쓰지를 않기 때문이에요. 인류가 수렵시대에는 사냥하고 채취하느라 에너지의 1/3을 썼는데 요즘은 운동으로 쓰는 에너지가 15%가량 밖에 안돼요. 요즘 애들만 봐도 밖에 나가 뛰어놀지도 않고요.”

먹는 것을 줄이는 일과 더불어 정상 체중 유지를 위해 김교수가 강조하는 것은 바로 운동이다. 이는 경험으로 직접 확인하였다. 아이를 낳고도 5년이 지나도록 살이 빠지지 않아서 자구책으로 마라톤을 시작했다.

살이 많이 빠져 만족스러웠다. 요즘도 일년에 두 번 봄가을에 하프 마라톤에(평균 1시간 40분 기록) 참가하고 있다. 이제는 살빼기 수단이 아니라 뛰고 난 후의 상쾌함 때문이다. 운동 자체가 좋다.

“예전에는 우리나 해외에서나 뱃살이 두둑이 쪄야 부티 나고 사장 같다는 생각이 있었는데, 요즘은 가난한 사람이 더 뚱뚱해요. 돈 있는 사람은 자기 관리를 잘하고요.”

전체적으로 먹는 양이 늘어난 상황에서 운동할 시간과 돈이 없는 빈곤층이 비만이 될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운동이야 뒷산을 오르내릴 수고 있으니 우선 생활 운동에 대한 인식이 확산될 필요가 있겠다.

“보스톤 마라톤에 꼭 가 보려구요.”

운동을 진정으로 즐기며 환자들에게 귀감이 되고 기운을 불어넣어줄 김 교수의 모습을 그리며 기자는 병원을 나왔다.

의약뉴스 김유석 기자(kys@newsm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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