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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코로나19가 흥행도구 돼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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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코로나19가 흥행도구 돼서야
  • 의약뉴스 신승헌 기자
  • 승인 2020.04.18 06: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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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지난 16일 열린 G7(주요 7개국) 화상회의에서 각국 정상들에게 ‘아비간’을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치료제로 써 달라고 요청했다고 한다. 같은 날 다른 회의에서는 일본 내에서 아비간의 사용을 가능한 한 확대해갈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아비간(성분명 파비피라비르)은 일본 후지필름의 자회사 도야마화학이 신종플루 치료제로 개발한 약이다. 그런데 코로나19 증상 개선효과가 있다는 임상보고가 있자 총리가 이를 앞세워 자국 업체의 제품 영업(?)에 적극 나선 것이다. 

아비간이 코로나19 치료제로 얼마나 가능성이 있는지 차치하더라도 ‘부작용이 심한 약제’로 이미 알려져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저래도 되나’ 싶다. 

‘부작용’이라는 암(暗)은 덮어놓고 ‘치료가능성’이라는 명(明)만 부각시킨다면, 불완전한 정보에 현혹돼 피해를 볼 사람이 분명 생길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이내 ‘이게 남의 나라 일만은 아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국내에서는 최근 코로나19와 관련해 긍정적인 소식이 알려지면 연관된 기업의 주가가 즉각 반응하는 현상을 어렵지 않게 관찰할 수 있다. 

전 세계가 유례없는 ‘신종 감염병’ 전쟁을 치르고 있다 보니 치료제나 백신 개발 등과 관련한 작은 가능성에도 이목이 집중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기업들이 이러한 현상을 모를 리 만무하고, 이를 이용할 수도 있다는 것은 다른 문제다. 아니나 다를까 최근 국내 한 제약기업은 코로나19 이슈를 활용한 상술마케팅 논란에 휘말리기도 했다.

얼마 전 한 취재원에게 “요즘은 ‘코로나’라는 단어만 갖다 붙이면 십중팔구는 흥행한다”는 말을 들었다. 실소와 함께 흘리듯 던진 그 말이 가볍게 들리지 않았던 건 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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