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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띠 약사, "약사 역량 커지길" 새해소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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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띠 약사, "약사 역량 커지길" 새해소망
  • 의약뉴스
  • 승인 2006.01.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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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중앙의료원 병원약사 함희영씨
‘개똥도 약에 쓰려면 없다’라는 말이 있다. 아무리 하찮은 것이라도 중요할 때 찾으면 없다는 뜻이다. 우리가 수많은 인간관계를 맺으며 살지만, 내가 필요할 때 원하는 사람은 찾기 힘든 것처럼.

환자와 약사의 관계도 그렇다. 환자도 자신이 원하는 대답을 해 줄 수 있는 약사를 찾기 힘들다. 자신이 복용하는 약에 대한 궁금증과 왜 약을 먹어야하며 어떻게 먹어야 바른 복용인지, 환자들은 궁금증을 가지고 있지만 많은 약사들 속에서 명확한 답을 해주는 약사를 만나기 어렵다.

병원 입원환자의 경우 이런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자신이 먹는 약을 간호사가 준다고 생각하는 환자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환자 중심 병원에서 약사 역할이 더 커져야 합니다. 환자가 알아주기를 바라지 말고 스스로 노력해 약사 자질을 향상시키고 인정 받아야 합니다. 환자를 위한 다면 환자들도 약사들을 인정해 줄 것입니다.”

병술년 개띠해를 맞아 82년생 개띠약사 가톨릭중앙의료원 함희영씨(24)를 만나 각오와 희망을 들었다.

“약사들의 발언권이 더 커졌으면 좋겠습니다. 약사들의 좋은 이미지가 많이 묻혀 있는 것 같아요. 의사들처럼 TV에도 나오고 사회적 역량을 높여 인정받았으면 좋겠습니다.” 함 약사는 수줍게 웃으며 그러나 당당하게 말했다.

“병원에 약사가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환자들도 많아요. 특수제조하는 약품을 직접만들기도 하고 항암제 같은 경우 환자에 맞춰 용량도 조절합니다. 하는 일에 비해 환자에 대한 인지도가 너무 떨어져요. 내년에는 병원에 약사가 있다는 것만이라도 알려졌으면 좋겠습니다.”

병원 약사로 근무하면서 병원에서 약사가 차지하는 비중이 너무 미약하다고 생각하는 그는 병원 약사의 역할과 의무에 대해 속내를 털어놨다.

“마케팅 분야에서 소비자 심리를 배우고 교육론적 접근법으로 환자들에게 다가가야 합니다.”

병원 약사로 근무한지 일년을 바라보는 그는 새로운 목표를 가지고 있다.

“내년에는 제 적성에 맞는 부서를 찾을 기회로 삼고 싶습니다. 정규약사 한명이 모든 부서를 거쳐 숙달되도록 교육받기 때문에 제게 맞는 부서를 선택할 수 있을 것입니다.”

가톨릭중앙의료원은 정규약사가 들어오면 1년의 교육기간동안 일주일에 3번의 시험을 보며 역량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약 이름이나 성분, 함량, 효능·효과 등 환자들에게 실질적으로 투여되는 약에 대해 공부합니다. 처음에는 약 이름도 몰라 힘들었고 시험까지 있어 스트레스가 심했습니다.” 그는 이런 과정들을 거쳐 내공이 커졌음을 부인하지 않았다.

“여름이 지나고 시험 횟수도 줄어들고 ...한달에 한번 신약이 들어오면 세미나를 개최합니다. 세미나를 스스로 준비하면서 간호기록이나 임상적인 책도 많이 찾아보게 되었습니다. 많은 공부를 했지요.”

그 간의 힘들었던 교육과정을 마치고 함 약사는 개운한 듯 말을 이었다.

“이제 나이트 근무를 두 달만 더 하면 여러 부서에서 근무해 경험을 쌓게 됩니다. 그럼 제가 원하는 분야나 적성에 맞는 분야를 찾을 수 있을 것 같아요.”

함 약사는 아직 자신이 원하는 분야를 선택하지 못했다고 한다. 하지만 ‘06년 한 해 동안 알아갈 것이라며 환한 웃음을 지어 보였다.

근는 3자매 중 첫째다. 대학생인 둘째 동생과 이번에 대학교에 입학하는 막내 동생이 있다.

“4학년인 둘째 동생이 취직이 잘 됐으면 좋겠습니다. 남자친구가 군인인데 힘들어하지 않고 남자친구와도 잘 지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또 이번에 대학가는 막내동생이 대학생활을 재밌게 지냈으면 좋겠습니다. 남자친구도 빨리 생겼으면 좋겠어요.”

정작 자신은 남자친구가 없음에도 동생들을 걱정하고 격려하는 마음씀이 영락없는 첫째의 다부진 모습이다.

“부모님도 항상 건강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주말마다 산을 오르시는데 항상 지금처럼 좋은 모습을 기원해요. 지난여름 어머니와 제주도 여행을 갔는데 활발하신 분이라는걸 처음 알게됐어요. 더 좋은 경험을 많이 하도록 해드렸으면 합니다.”

함 약사는 큰 딸로 부모님을 생각하는 마음이 남 달랐다.

그는 올해에는 운동을 계획하고 있다. 학생 때 수영이나 재즈댄스 등 배웠지만 병술년에는 헬스를 생각하고 있다. 병원에 근무하면서 운동할 시간이 부족했으나 자리가 잡혀가는 올해에는 폐활량도 높이고 살도 더 찌울 계획이다.

새해를 맞아 목표와 계획을 세우고 실천해 나가는 함 약사의 바램이 이뤄졌으면 하는 마음이다. 그리고 맹인의 눈과 발이 되는 맹도견처럼 환자를 위해 봉사하는 아름다운 약사로 성숙하길 빌어본다.

의약뉴스 박진섭 기자(muzel@newsm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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