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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젠 노상경 대표 키프롤리스 출시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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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젠 노상경 대표 키프롤리스 출시 의미
  • 의약뉴스
  • 승인 2016.07.08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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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발골수종 치료제 급여, 합리적 변화 필요
혁신 신약 대거 등장...“요법에서 약제로 기준 바꿔야”

3대 혈액암 중에서도 생존율이 가장 낮은 다발골수종이 획기적인 치료제들의 도입으로 극적인 변화를 맞이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답답한 급여기준에 발목이 잡혀 원성이 커지고 있다.

다발골수종은 비호지킨림프종 및 만성골수성백혈병과 함께 가장 흔한 3대 혈액암 중 하나로, 고령화와 함께 발병률이 급격하게 증가, 최근에는 만성골수성백혈병을 넘어섰다.

한국다발골수종연구회 이제중 위원장(화순전남대학교병원)에 따르면, 국내 다발골수종 환자는 지난 20년간 무려 10배, 최근 10년간도 2배나 급증했다.

주로 65세 이상 고령에서 발생하는 질환인 만큼 우리나라가 급격하게 고령화사회로 변화하고 있는 것이 주요 원인이기는 하지만, 젊은 환자도 늘고 있어 환경적인 영향도 한 몫을 하고 있다는 것이 이제중 교수의 설명이다.


환자수가 크게 늘고 있는 것도 문제이지만, 다양한 치료에도 불구하고 빈번하게 재발해 생존율이 짧다는 것도 다발성골수종을 심각하게 생각해야 하는 이유 중 하나다.

그나마 최근에는 다양한 혁신 신약들이 조기 자가이식이나 기존치료제와의 병용요법 등을 통해 효과를 극대화하며 다발골수종 환자들에게 희망을 제시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15년 한 해 동안에만 4가지 다발골수종 치료제가 미FDA의 허가를 획득했는데, 단일 질환에서 한 해에 4가지 약제가 승인을 획득한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그러나, 새로운 신약들이 다발골수종 치료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국내 급여기준은 과거를 답습하고 있다는 것이 현장의 목소리다.

실례로 최근에는 한국다발골성골수종 환우가 3차 치료제로 국내 허가를 획득하고도 번번히 급여 등재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는 포말리스트(성분명 포말리도마이도, 세엘진)의 보험급여 적용을 호소한 바 있다.

생존기간을 늘릴 수 있는 치료제를 두고도 급여가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쓰지 못하고 있는 환자들이 60%가 넘는다는 것이 환우회의 토로다.

여기에 더해 최근에는 무진행 생존기간과 함께 삶의 질까지 크게 끌어올린 키프롤리스(성분명 카필조밉, 암젠)가 논란의 중심에 섰다.

ASPIRE를 통해 나타난 무진행 생존기간(PFS) 연장 효과는 역대 다발골수종 관련 3상 임상 중 최장 기간이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비싼 비용을 지불하더라도 쓰기가 어려운 상황으로 내몰린 것.

ASPIRE 임상 설계는 다발골수종 재발 환자에 있어 표준 요법으로 자리잡고 있는 덱사메타손+레날리도마이드(오리지널 제품명 레블리미드, 세엘진)에 키프롤리스를 추가해 진행됐다.

연구 결과, 키플롤리스와 덱사메타손, 레날리도마이드 등 3제 요법(KRd요법)의 무진행 생존기간은 1년 6개월로 덱사메타손과 레날리도마이드 2제 요법(Rd요법)에 비해 8.7개월이 더 길었다.

뿐만 아니라 KRd 요법군의 완전관해율은 30%를 넘어서 10%에도 미치지 못했던 Rd 요법보다 우월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상반응은 양군간 차이가 거의 없었는데, 이로 인해 삶의 질 평가에서도 Rd 요법보다 뛰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관련, 서울성모병원 혈액종양내과 민창기 교수는 “지금까지 다발골수종과 관련한 3상 임상에서 기존 표준요법보다 무진행생존 기간을 늘린 연구는 대부분 5~6개월 정도의 연장 효과를 보였다”면서 “현재까지 ASPIRE를 뛰어넘을 만한 효과를 보인 연구는 없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혈액이나 소변 등의 검사에서 병의 증거가 완전히 보이지 않는 상태를 뜻하는 완전관해율이 30%에 달했다는 것은 완치로 갈 수 있는 디딤돌이 마련됐다는 것”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상반응에서는 차이가 없었는데, KRd요법의 삶의 질이 크게 개선됐다는 것은 키프롤리스의 부작용보다 효과가 우월해 병이 잘 조절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다발골수종 재발 환자에 있어 기존 표준 요법인 Rd요법에 비해 획기적인 치료효과를 입증했음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는 키프롤리스 치료를 선택할 경우 이전에 급여가 적용되던 레날리도마이드와 덱사메타손의 치료비용까지 환자가 부담해야 한다.

국내 항암제 급여기준이 각 약제에 맞춰진 것이 아니라 치료요법을 기준으로 하고 있어 Rd 요법에 키프롤리스를 추가하면 키프롤리스 뿐 아니라 Rd 요법까지 급여기준에서 벗어나기 떄문이다.

이와 관련 민창기 교수는 “이것 또한 규제라고 볼 수 있다”며 “이미 레날리도마이드+덱사메타손 병용요법 보다 키프롤리스를 더한 3제 요법이 우수한 결과가 있다고 식약처에서 승인까지 했는데, 단지 처음 Rd 요법이 표준이라 했다고 해서 키프롤리스를 더하면 레날리도마이드와 덱사테손까지 급여가 안된다는 것은 환자를 생각하지 않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레날리도마이드와 덱사메타손에 키프롤리스까지 보험을 적용해 주면 좋겠지만, 만일 비용이 많이 나가서 어렵다면 레날리도마이드와 덱사메타손은 그대로 급여를 적용해 주고 키프롤리스만 환자가 부담도록 하는 것이 옳지 않겠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이제중 교수는 “레날리도마이드와 덱사메타손에 키프롤리스까지 보험을 하면 단기적으로 부담이 큰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그러나 다발골수종이 결국 재발이 되고 다른 약제를 써야 하는 질환이라고 보면, 무진행 생존기간이 9개월 가까이 늘어 다른 약제 사용의 부담이 줄어들고 환자가 부담해야하는 전체 의료비용도 줄어드는 만큼 장기적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정책적인 입장에서는 약제별이 아닌 병합요법으로 급여기준을 설정하면 편하겠지만, 의사의 입장에서는 환자마다 약제가 다르게 쓰여야 하는데 치료제 선택에 제한이 있다”며 “조금 더 의료진을 믿고, 환자에 따라 약제의 조합을 효율적으로 할 수 있도록 혈액학회 차원에서 요청하려 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바라건데 정부와 다국적 제약사가 환자들을 위해 서로 한 발씩 양보해 주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이에 키프롤리스를 국내에 공급하고 있는 암젠코리아의 노상경 대표는 “이전 항암요법들이 급여를 적용받기까지 검토기간이 상당히 길었던 만큼, 이를 줄이기 위해 노력 중”이라며 “일단 Rd 요법에 키프롤리스를 더할 경우 Rd마저 비보험으로 되는 것이 환자분들에게 큰 부담이 되고 있어 이를 먼저 해결하고, KRd 요법 3제 전체의 급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다발골수종에 대한 급여 논란은 약제의 발전과 맞물려 지속적으로 제기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

이참에 요법이 아닌 약제를 기준으로 급여 정책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현장의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는 배경이다.

이 교수는 “키프롤리스와 가장 흔히 쓰이는 보르테조밉(오리지널 제품명 벨케이드, 얀센)의 비교연구 결과 무진생생존기간은 키프롤리스+덱사메타손 병용요법이 18.7개월로 보르테조밉+덱사메타손의 9.4개월보다 월등히 길었다”면서 “우선은 재발 환자에서 키프롤리스가 보르테조밉을 대체하고, 나아가 1차 치료제로 발전할 수 있는 데이터도 곧 발표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여기에 더해 “3제 요법으로 무증상 다발골수종 환자의 완치를 위한 연구도 진행중이며, 단클론성 항체를 더하면 다발골수종의 치료효과가 상당히 좋아질 것”이라며 “다만 문제는 비용으로, 제약사에서 환자분들을 위해 노력해 주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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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약뉴스 송재훈 기자 | sjh1182@newsm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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