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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방·투약오류, 시스템으로 막아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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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방·투약오류, 시스템으로 막아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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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9.09.28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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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아산병원 주사제조제실 김승란 책임약사

사람들은 살아가면서 직업이나 진로를 바꾸는 경우가 종종 있다. 특히 전문직의 경우 뒤늦게 시도하는 경우가 많다. 늦게 출발해도 그 가치를 인정받기 때문이다.

서울아산병원에는 남들보다 10년 늦게 약대에 입학했던 약사가 있다. 하지만 바로 진학한 이들에 비해 높은 집중도로 업무와 전문영역에서 성과를 올리고 있다.

주사제조제실 책임을 맡고 있는 김승란 약사는 애초에는 행정학과를 졸업했었다. 그러나 뜻대로 취업하지 못한채 결혼하고 아이를 낳았다. 이후 약대에 입학해 졸업했다.

약사라면 원하는 사회생활이 가능할 것으로 보였다. 특히 조직생활에 대해 관심이 많았던 그는 병원에서 생활하기를 원했다.

학생시절 실습을 나왔던 서울아산병원이 마음에 들어 지원하게된 김약사는 첫 직장생활을 이 곳에서 시작하게됐다.

김약사가 약대를 다시 다니고 병원에서 일하게 된데는 남편과 시어머니의 전폭적인 후원이 있었다. 특히 약대 진학을 준비할 때 “아침에 맡기고 저녁에 찾아갈 생각이면 시작하지마라”며 전적으로 아이를 맡아준 어머니는 지금도 아이들의 양육과 집안일을 모두 맡아해주고 있다.

그래서 퇴근뒤에도 근무를 하는 등 병원업무에 집중할 수 있었다.

이런 이유 때문으로 김약사는 ‘오류 예방시스템’을 개발할 수 있었다. 처방과 투약오류로 인한 환자들의 고통이 끊이지않던 시기에 서울아산병원은 이를 시스템으로 예방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하게 됐고 개발을 책임지고 있던 김약사에게 많은 지원을 해줬다.

2005년 ‘약물이상관리위원회’ 간사를 맡게된 이후 약물부작용 안정성향상에 관심을 가지게 된 김약사는 관련 분야에서 상당한 기간 일하게 됐다.

김약사는 약사가 근무하지 않는 시간의 처방오류나 투약오류를 예방하기 힘들다는 점 때문에 프로그램 개발에 나섰다. 잘못된 처방이나 환자 특성이 고려돼야하는 경우에 이를 알리는 프로그램으로 환자를 고통스럽게 하고 생명을 위협하는 사고를 막을 수 있게 됐다.

프로그램이 개발되기 전까지는 어떤 환자는 같은 처방 오류로 반복해서 수 차례나 위험한 경우에 처하기도 했다.

임상약학에 관심있는 후배약사들에게 김약사는 “두려워하지말고 발을 넣어라”며 “뛰어들어 보면 누구나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더구나 선배들이 있는 분야라면 더 쉽게 할 수 있다는 것.

특히 병원약사들에게는 임상약학을 해보면 처방에서 투약까지 잘 알 수 있어 조제를 하게되는 경우에도 오류를 파악할 수 있다는 제언이다.

“은퇴하면 손주 봐주는 것을 업으로 하고 싶다”는 김약사는 “병원에서 근무하면서 하고 싶었던 만큼 일을 하고 있다”며 “은퇴할 무렵에는 일에 대한 미련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신이 일할 수 있었던 것은 시어머니의 지원이 있어 가능했던 만큼 자신도 며느리의 사회생활을 위해 도움을 주고 싶다는 ‘소박한 희망’이 그에게 있다.

의약뉴스 박현봉 기자 nicebong@newsm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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