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4회 여약사대상 수상자로 선정된 여약사 중에는 서울 영등포구약사회 김경자 이사가 있다. 김이사는 수상자 중에서 최고령자로 현직 회무가 없는 유일한 수상자다.
그는 그동안 쌓아온 공적이 인정돼 이번에 수상하게된 것.
김이사는 다소 특이한 경력을 가지고 있다. 1963년 이화여대 약대를 졸업했지만 약국을 운영한 것은 한참뒤인 1982년부터 2006년까지다. 결혼과 육아로 오랫동안 약국 운영 경험을 가지지 못했던 그는 친구와 동업하는 형식으로 약국을 열었다.
아이들이 자라면서 더 이상 직접 돌보지 않아도 될 것 같아 약국을 시작한 것이다. 약국은 3일씩 맡아 친구와 부담을 나누는 방식으로 운영했다.
약국을 하지 않는 시간에는 봉사활동을 하고 회무에 참여하면서 약사로서의 삶을 알게 됐다. 대학 때부터 교회봉사활동에 참여해왔던 김이사는 영등포지역의 봉사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봉사활동을 벌였다.
영등포역 인근의 노숙자 진료기관인 요셉의원에서 자원봉사를 하고 태안에서 기름때를 벗기는 봉사활동, 수해지역봉사약국, 칠레 야이마화산폭발 이재민돕기 등 다양한 분야와 지역에서 봉사활동을 해왔다.
특히 칠레지역 봉사활동은 영등포구약사회 박영근 회장(대약 총무이사)의 부친이 직접 이끌었던 의료봉사단으로 첨여했다.
그가 여러 지역에 봉사활동을 다니면서 뼈저리게 느낀 것 중의 하나는 ‘구호시스템의 중요성’이다. 수재민을 돕기 위해 찾았던 한 마을에서 수재구호품이 전달이 되지않아 쌓인채로 썩어가고 있던 현장을 목격했다.
수재를 당한 현장으로 가는 길은 끊어지고 움직일 수 있는 인력은 없어 수재의연품이 수재민에게 닿지못하고 있는 현실이었다. 그 때 그는 단순히 개인적인 노력만으로 봉사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김이사에게는 약사라는 직업이 그의 삶의 방향을 정하는 사명이었다. 대한약사회 장학위원이기도 한 그는 장학생들에게 “약사는 천직으로 하늘이 주신 직업이다”며 “어렵거나 힘들다고 자신의 직업을 부정하면 행복해질 수 없다”고 말해왔다.
또 “주어진 일을 주인의식을 가지고 전심전력을 다하고 할 수 있을 때까지 이웃을 위해 봉사하라”고 당부했다.
어릴 때부터 문학에 관심이 많았던 김이사는 요즘에는 수필쓰기를 배우고 있다. 꾸미지않는 삶의 모습 그대로 나타내는 수필은 쓰는 이에게도 행복감을 주는 ‘담백한’ 문학이다.
여약사 대상 수상에 대해 “운이 좋아 받았다”는 그는 “드러나지 않게 봉사하는 많은 이들이 있다”며 "그런 이들과 영광을 함께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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