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이전투구 지양이 관건” 지적
국내 상위제약사들이 제네릭의약품 개발과 높은 영업력을 바탕으로 외자계 제약사 대비 처방약 점유율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2일 대신경제연구소에 따르면, 한미약품 등 국내 제약사들이 고혈압약(암로디핀시장)과 당뇨약의 제네릭의약품을 잇따라 출시하면서, 지난 8월까지 관련 시장의 44.8%와 43.9%를 점유하는 등 외자계 일색이던 시장을 급속히 잠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올해 들어 지난 10월까지 외자계 제약사의 처방약 증가율이 4.7%에 그친 반면, 국내 상위 20개 제약사는 27% 성장해 6배 가까운 증가율을 기록, 지난해에 이어 국내사의 강세가 두드러지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국내 상위 제약사의 처방약 증가율은 22.1%로, 13.1%를 기록한 외자계 제약사를 처음으로 앞섰다.
그동안 처방약 시장은 의약분업 이후 관련 시장의 급성장이 이어지면서, 우수한 처방약을 보유한 외자계 제약사들이 거의 독점하다시피 한 게 사실. 실제로 지난 2003년 국내 상위 20개 제약사의 처방약 성장률은 6%에 그친 반면, 외자계 제약사는 20.6%의 높은 성장세를 기록했다.
대신경제연구소 정명진 연구원은 이에 대해 “국내 제약사의 성장은 오리지널 제품보다 20~25% 저렴한 제네릭의약품의 출시와 국내 제약사의 영업력의 결과”라며 “향후 신약재심사 만료를 앞둔 대형품목이 줄을 잇고 있는 만큼, 국내 제네릭의약품의 성장세는 지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국내 제약사들은 지난 2003년 한국MSD의 고지혈증치료제 ‘조코’의 제네릭의약품을 시작으로, 물질특허나 신약재심사가 만료된 외자계 제약사의 대형품목을 제네릭의약품으로 개발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에는 처방약 1위 품목인 화이자의 ‘노바스크’(2004년 원외처방 매출 1,321억원)와 한독약품의 아마릴(〃 635억원)을 제네릭의약품으로 개발했다.
정 연구원은 이에 대해 “국내 제약사의 잇따른 제네릭의약품 개발은 외자계 제약사가 국내 제약사에 판매 위탁한 품목을 회수해 직접 판매하거나, 국내 제약사에 높은 기술료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제네릭의약품에 대한 의사들의 인식 전환도 국내 제네릭제품의 처방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또 “최근 외자계 제약사가 복합치료제를 개발, 시장 수성에 나서고 있지만, 그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향후 신약재심사 기간이 만료되는 대형품목은 화이자의 발기부전치료제 비아그라(05년 10월말료), 한독약품의 고혈압치료제 트리테이스정(05년 11월말료), 한국애보트의 비만치료제 리덕틸(07년 7월만료) 등이다.
하지만 정 연구원은 “향후 국내 제네릭 제품이 지속 성장하기 위해서는 한 시장에 과다한 제네릭 제품 출시에 따른 국내 제약사간의 이전투구 현상의 극복과 국내 시장을 넘는 해외시장 진출이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대신경제연구소는 내년도 국내 주요 제약사의 매출 증가율을 11.4%, 영업이익은 15.8% 증가할 것으로 예상해 안정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정 연구원은 “경기회복에 따른 일반의약품의 소폭 회복과 전문의약품(처방약)의 안정 성장이 지속될 전망”이라며 “특히 약품 다소비 인구인 40대 이상 인구의 빠른 증가에 따라 고혈압 및 당뇨병약 등 처방약의 성장과 이에 따른 원가율 및 판관비의 안정과 영업외수지 개선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의약뉴스 박주호 기자(epi0212@newsmp.com)
저작권자 © 의약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