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76975 2077203
최종편집 2024-04-26 16:37 (금)
의정硏 "美ACO 모형 국내 도입 시기상조"
상태바
의정硏 "美ACO 모형 국내 도입 시기상조"
  • 의약뉴스 강현구 기자
  • 승인 2019.11.21 06:1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실효성 확인 못해...추후 모니터링 지속해야

미국에서 운영 중인 책임의료조직(Accountable Care Organization, ACO) 모형에 대해 성과를 달성, 실효성이 있는지 확신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최근 우리나라에 이를 도입하려는 논의가 진행 중인데, 이에 대해 도입가능성 논의는 시기상조라는 의견이다.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소장 안덕선)는 최근 ‘미국의 책임의료조직 동향에 관한 연구’라는 제목의 연구보고서를 발간했다.

책임의료조직(ACO) 모형은 지난 2010년 오바마케어를 통한 의료개혁의 일환으로 제안된 정책 모델로 의료서비스의 비용과 질적인 측면을 동시에 개혁하기 위해 시도됐다. 

이는 행위별수가제에 기반한 미국 보건의료체계에서 분절적이고 조정되지 않은 의료서비스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 해경을 위한 다양한 정책적 시도 중 하나다.

▲ 연도별 성과배분프로그램 ACO의 재정적 평가 결과.

ACO는 의사, 병원 및 다른 의료서비스 공급자들의 집단으로 서비스 제공대상인 메디케어 환자(보험 수혜자)들에게 통합된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형성한 조직으로, 통합의료서비스 제공 및 서비스 질을 개선, 수혜자들이 선택한 제공자에게 지속적인 의료서비스를 받도록 유지시키고 불필요한 서비스를 줄이는 것이 주요 목표다.

국내 의료계에서도 의료전달체계 붕괴로 다양한 의료분야 문제가 발생하고 있고, 해결책이 논의되는 가운데, ACO 모형에 대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의료전달체계 문제의 해결방안으로 통합의료모형 및 가치기반 지불제도 등에 초점을 둔 시범사업을 추진하려는 움직임이 있다는 것.

의료정책연구소는 “ACO 모형은 지난 2012년부터 시작됐지만 ACO라는 명칭이 사용되기 전부터 유사한 형태의 시범사업들이 1990년대 후반부터 선제적으로 시행돼 왔다”며 “관련 규정이 마련되고, 제공자 후원 조직ㆍ의사그룹 진료 시범사업ㆍ대안적 의료 질 계약ㆍ의사 병원 협동시범사업 등을 기반으로 ACO가 자리 잡을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지난 2012년 1월부터 메디케어 메디케이드 서비스센터(Center of Medicare and Medicaid Service, CMS)에서는 ACO 모형의 표준적 프로그램으로서 성과배분프로그램을 시작했고, 이를 시작으로 선구자 ACO 모형, 사전지불 ACO 모형이 시작됐다.

이후 기존 3가지 모형 외에 2014년 10월 ACO 투자 모형, 2016년 1월에는 차세대 ACO 모형이 운영방식을 달리해 계약 체결 및 운영되기 시작했다.

연구소는 “ACO 모형의 유형에 따라 차격이나 성과급 지급방식 등은 대동소이하며, 법인체 설립이나 이사회 구성 및 거버넌스에 대한 내용도 유형간 유사하다”며 “다만 사전지불 ACO 모형이나 ACO 투자모형은 운영에 필요한 비용을 사전지붕 방식으로 지급받고 있으므로 선불 지급금에 대한 지급 및 공제에 대한 부분이 별도로 적용된다”고 전했다.

이어 연구소는 “일반적으로 계약기간은 3년으로 하며, 참여하는 ACO에 따라 계약을 종료 또는 갱신할 수 있다”면서 “계약 갱신 시점에 다른 유형의 ACO로 변경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계약 기간 내 CMS에서는 각 ACO들에 대해 매년 1년간 성과를 측정하고, 이를 발표하고 있으며, 평가결과 및 성과금 지급 기준에 따라 성과급 지급 여부가 결정된다는 게 연구소의 설명이다.

연구소는 “ACO는 진료비 지불체계와 질적·재정적 성과를 연동해 의료비 지출과 의료서비스 질을 통시에 개선하려는 작동기전을 가진다”며 “성과급 지급 여부 결정 기준과 성과급 기급 방식은 다양한 요소의 조합으로 결정된다”고 전했다.

이어 연구소는 “절감분 목표수준(벤치마킹) 및 의료 질 성과를 동시에 달성했을 때 성과배분 지급 대상이 된다”면서 “성과급 지급 방식은 ACO참여 유형 및 선택 옵션에 따라 상이하게 적용된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연구소는 “공식적으로 확인된 성과배분프로그램 ACO는 2012년 220개에서 2018년 561개로 증가했고, ACO에 배정된 메디케어 수혜자 역시 해당 기간 동안 약 300백만명에서 1000만명으로 증가했다”고 말했다.

지난 2017년 CMS 자료 분석 결과, ACO 참여 이후 의료비 총 절감분이 17억 1230만 달러이고, ACO 시행 초기에 비해 약 10억 달러가 더 절감된 것으로 확인됐는데, 이는 2017년 미국 총 의료비 지출액 3.5조 달러의 약 0.05%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또 472개 ACO 중 159개 ACO가 약 8억 달러를 성과급으로 지급받았으며, ACO 1개당 총 1000만 달러의 의료비를 절감하고, 약 500만 달러의 성과급을 지급받았다고 볼 수 있다.

연구소는 “CMS에서 발표한 데이터 분석한 결과, 질적ㆍ재정적 측면에서 일부 성과를 보였지만 이는 메디케어 ACO가 CMS에서 정한 질적ㆍ재정적 목표수준이 명확하고 기준을 충족하면 운영성과가 있는 것으로 평가되는 매커니즘에 기인하는 측면도 있다”고 전했다.

다만 연구소는 “CMS 데이터는 ACO참여한 집단과 ACO 미참여집단 간 효과크기 비교에 대한 연구결과가 없기 때문에 CMS 자료만으로는 ACO에 대한 객관적인 효과를 측정하는데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소는 “CMS 외 일반연구자들의 ACO 성과에 대한 실증적 연구 결과, 질적ㆍ재정적 성과, 그리고 의료서비스 이용도 및 결과에서 일부 긍정적 성과를 얻었다고 보고하고 있으나, ACO 참여군과 미참여군 간 성과에 차이가 없다는 결과를 보고한 연구도 다수 확인됐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의료정책연구소는 “현재 약 1000여개에 달하는 ACO가 미국내 존재하는 가운데, 절반 정도는 CMS 메디케어에서 운영하는 ACO 모형”이라며 “CMS에서는 지속적인 모형 업데이트 작업을 추진함으로써 ACO를 통한 정책적 목표를 달성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연구소는 “전세계적으로 보건의료계는 의료패러다임의 전환과 함께 인구구조 및 질병양상의 변화 등으로 인해 기존 의룍체계로 해결할 수 없는 도전과제에 직면하게 됐다”며 “이로 인해 점차 행위보다 가치기반 의료체계 마련을 위한 의료정책 수립에 중점을 두고 있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연구소는 이어, “미국에선 의료전달체계 개혁방안으로 ACO라는 정책모형의 개발과 의료계 적용을 통한 확산은 가치기반 의료체계 마련에 한 걸음 더 나아가는 계기가 됐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며 “다만 미국 전문가들은 미국 보건의료체계를 가치기준으로 전환하는데 15~20년이 더 걸릴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연구소는 “ACO에 대한 성공여부는 아직 확신할 수 없다 국내 도입가능성을 논의할 정도의 완성된 정책으로 보기 어렵다”며 “여전히 진행중인 정책과제이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ACO에 대한 미국 내 정책방향과 성과를 모니터링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