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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문 선·후배보다 처방전이 ‘먼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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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문 선·후배보다 처방전이 ‘먼저’
  • 의약뉴스
  • 승인 2005.11.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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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도시서 중소도시로 확산 '살벌'

처방전 앞에는 동문도 선후배도 없다.

누가 한장 더 많이 받느냐로 개국가는 지금 크게 몸살을 앓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서울 부산 등 대도시 뿐만 아니라 지방의 중 소도시로 까지 확산되고 있다.

바야흐로 처방전 '전성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17일 충남 논산지역 현대약국 채모 약사(충남대, 90학번)는 인근에 선배 약국이 치고 들어오자 한숨부터 쉬었다. “같은 대학 선 후배로 학창시절 부터 알고 지냈고 최근 까지도 안부를 묻고 했었는데 믿었던 사람에게 배신당한 기분”이라고 분노했다.

채약사는 최근 논산 화지동에 큰 사건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채약사에 따르면 고려의원과 한일의원, 한솔클리닉을 두고 현대약국과 다나약국이 처방전 싸움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또다른 약국이 입점했다. 약국 모두 충남대 약대 출신으로 서로가 막역한 사이.

하지만 4년 전 한우리약국이 고려의원 문전약국인 다나약국 옆으로 들어오면서 문제가 됐다. 고려의원이 하루 300건의 처방을 내면서 처방전 싸움이 시작된 것.

채 약사는 “한우리약국 김 약사(충남대, 84학번)가 다나약국 옆으로 들어왔지만, 고려의원이 처방이 많아서 그런지 다나약국 김 약사(충남대, 86학번)는 큰 항의를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한우리약국 김 약사의 남편이 약국 임대업을 시작하면서 다툼이 일어났다. 채 약사가 있는 푸른솔약국 옆 약국자리를 조 약사(충남대, 84학번)에게 소개해 줬기 때문이다.

채 약사는 “4년간 서로 알고 지냈는데 옆 약국으로 들어왔다. 소개해 준 것도 그렇고 소개를 받았다고 들어온 것도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현대약국은 한일의원과 한솔클리닉 중간에 위치해 있다. 한일의원이 하루 200여건의 처방이 나오고, 한솔클리닉은 40여건이 나온다.

조 약사가 한일의원 옆에 푸른솔약국을 준비하면서 현대약국은 하루 처방전이 30건 이상 줄어들었다. 이에 채 약사의 불만이 커졌다. 더욱이 푸른솔약국이 대형약국이어서 채 약사는 매약판매도 줄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18일에는 역시 충남대 동문이 한일의원 옆 현대약국 인근에 오픈한다. 총 네 약국이 세개 의원을 놓고 동문간 혈전을 벌이고 있다.

이와관련 논산시분회 박정래 회장은 “약사간 이해와 존중이 사라진 것 같다. 치열한 경쟁으로 선·후배를 생각하지 못하게 만든다”며 처방전에 휘둘리는 약국의 현실을 개탄했다.

약사회 한 관계자는 “처방권도 잃고 약사로서 자존심도 잃었다”면서 “처방권을 찾아와야 약사들이 서로를 생각하게 될 것”이라며 대책이 없음을 한탄했다.

의약뉴스 박진섭 기자(muzel@newsm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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