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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아 에스트로겐 노출, 자폐증 발병과 연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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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아 에스트로겐 노출, 자폐증 발병과 연관
  • 의약뉴스 이한기 기자
  • 승인 2019.08.03 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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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 중 태아가 높은 수준의 에스트로겐에 노출될 경우 자폐증 발병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과 덴마크 연구진은 여성호르몬 에스트로겐과 자폐증 발병 위험 간의 연관성을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약 20년 전에 처음 제기된 자폐증과 성 스테로이드 호르몬의 연관성에 대한 이론을 뒷받침하는 추가 증거를 제공한다.

영국 케임브리지대학교와 덴마크 국립혈청연구소는 2015년에 자궁 내 양수에 있는 스테로이드 호르몬 4종의 수치를 측정하는 연구를 실시한 바 있다.

연구된 스테로이드 호르몬 중 2종은 남성호르몬 안드로겐이었다. 이 호르몬 수치는 나중에 자폐증이 발병한 남성 태아에서 높은 것으로 관찰됐다.

연구진에 의하면 안드로겐은 여성 태아보다 남성 태아에서 더 많이 생산되고 뇌의 일부를 남성화하며 뇌 세포 연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러한 점은 자폐증이 남성에서 더 흔하게 발병하는 이유일 수 있다.

최근 이 연구진은 이전 연구에서 조사됐던 98명의 양수 샘플을 다시 분석했는데 이번에는 또 다른 성 스테로이드 호르몬인 에스트로겐에 주목했다.

이들의 양수 샘플은 10만 건 이상의 임신에 대한 양수 샘플이 수집된 덴마크 바이오뱅크에 등록돼 있다. 이전에 연구된 호르몬 중 일부는 에스트로겐으로 전환된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 결과 나중에 자폐증이 발병한 98명의 태아에서 에스트로겐 4종의 수치가 자폐증이 발병하지 않은 177명의 태아에 비해 평균적으로 유의하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높은 수준의 출생 전 에스트로겐 수치는 높은 출생 전 안드로겐 수치보다 더 강력한 자폐증 예측요인인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진은 에스트로겐이 여성화와 연관이 있다는 일반적인 인식과 달리 출생 전 에스트로겐은 뇌 성장에 영향을 미치고 많은 포유류에서 뇌를 남성화시킨다고 설명했다.

연구를 이끈 케임브리지대학교 자폐증연구센터의 센터장인 사이먼 배런-코헨 교수는 “이 새로운 발견은 출생 전 성 스테로이드 호르몬의 증가가 자폐병의 잠재적인 원인 중 하나라는 이론을 뒷받침한다”며 “이러한 호르몬은 태아 뇌 발달에 영향을 미치는 다른 유전적 요인과 상호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다만 임신부에서 에스트로겐 수치가 상승하는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진은 높은 수준의 호르몬이 임신부, 태아 또는 태반에서 나온 것일 수 있다면서 다음 연구에서는 모든 가능성 있는 원인을 살펴보고 임신 중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 조사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연구에 참여한 케임브리지대학교의 알렉사 폴 박사는 “자폐증에서 에스트로겐의 역할이 거의 연구된 적이 없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 발견은 흥미롭다”며 “우리는 앞으로 진행할 실험을 통해 에스트로겐이 태아 뇌 발달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규명할 수 있길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이러한 발견을 자폐증 검사에 적용할 수는 없다고 경고했다. 배런-코헨 교수는 “우리는 자폐증을 막는 것이 아니라 자폐증을 이해하는데 관심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 연구 자료는 지난달 29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분자정신의학지(Molecular Psychiatry) 온라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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