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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약청 생물의약품본부 바이러스백신 박순희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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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약청 생물의약품본부 바이러스백신 박순희 팀장
  • 의약뉴스
  • 승인 2005.11.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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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식약청이 인정하면 정말로 믿고 쓸 수 있는 제품을 만들고, 나아가 선진국에도 수출될 수 있는 좋은 제품을 만들 수 있도록 제가 ‘디딤돌’ 역할을 하겠습니다.”

어느 광고 카피에서처럼 ‘한국에는 식약청이 있다’는 것을 증명하겠다며, 이를 몸소 실천하고 있는 식약청 생물의약품본부 바이러스백신팀 박순희 팀장을 만났다.

박순희 팀장은 식약청 내에서도 깔끔한 일처리와 부지런함으로 유명하다.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이같은 그의 명성(?)이, ‘그까이 꺼 대충’이라는 요즘 인기 유행어와는 한참 거리가 먼, 꼼꼼한 그의 성격에서 비롯됐다는 느낌을 받았다.

인터뷰를 위해 만난 날, 기자를 위해 준비해 놓은 갖가지 자료들로도 그의 이러한 일면을 충분히 엿보고도 남음이 있었다.

박 팀장이 맡고 있는 바이러스백신팀은 인플루엔자 백신, 일본뇌염 백신, 소아마비 백신 등의 허가에 있어 기술적 평가 즉, 생물의약품의 품질평가와 안전성, 유효성 등의 심사를 담당하는 곳이다. 최근 주목 받고 있는 조류인플루엔자와 자궁경부암백신 등도 바이러스백신팀의 주요 업무대상 중 하나다.

박 팀장이 식약청 공무원 생활을 시작한 건 1999년 7월 식약청 바이러스제제과 과장으로 부임하면서부터다. 이후 지난해 2월부터 혈액제제과장으로 1년 8개월간의 외도(?) 아닌 외도를 거쳐, 지난 9월말 친정격인 바이러스백신팀으로 돌아와 현재에 이르고 있다.

“의도했던 일은 아니었지만, 혈액제제과장으로 근무하면서 새로운 영역에 대해 더욱 넓게 알게 된 아주 적절한 계기가 주어진 것 같아요. 앞으로 생물의약품관련 업무를 진행하는 연장선상에서 정말 좋은 경험이 됐습니다.”

이전까지 한국생명공학연구원에서 만 12년간 연구원으로 생활한 박 팀장은 그곳에서 선임연구원, 책임연구원, 바이러스·종양 실장 등을 거치는 등 생물의약품 분야에서 전문가로서의 능력을 인정받아 왔다.

이러한 그의 모습은 지금까지 발표한 100여편의 논문에서도 쉽게 드러난다. 또 2년 전부터는 고려대에 국내 최초로 개설된 생물법제학 강좌의 강의도 맡아 후진 양성에도 바쁜 일상을 할애하고 있다.

그는 한사코 빛이 되길 거부했지만, 빛은 아무리 숨겨도 빛나듯이, 능력은 아무리 감추려 해도 밖으로 풍겨져 나오는 모양이다.

“오랜 기간 연구 개발자로 일해 오면서 주위에서 개발과제를 유도하는데 한계를 느끼는 부분이 늘 안타까웠어요. 하지만 그것보다는 연구자들의 방향설정에 있어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싶다는 생각이 오히려 더 강했던 것 같아요. 연구자와 평가자의 다리 역할을 자임했다고 할까요.”

오랜 연구원 생활이 식약청에서 근무하는데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고 말한다. 평가자 입장에서 자칫 소홀하기 쉬운 연구자와 개발자들의 입장을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란다.

“공무원으로 생활하면서 관련 분야의 전문성 뿐 아니라 다양한 이해집단의 다양한 의견을 포용할 수 있는, 겸손한 자세가 무엇보다도 필요하다는 것을 느끼게 됐습니다. 공무원으로서 어느 것에도 치우치지 않는 균형감각을 갖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박 팀장은 이곳 식약청에 오자마자 터진, 아니 이어진 물백신 사건 등 연이은 바이러스 관련 사건과 사고로 눈코 뜰 새 없는 시간을 보냈다고 회고한다.

“당시 하느님-그는 종교인이다-의 훈련 방법도 참 여러 가지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차라리 제겐 잘 된 일이었지만요. 당시엔 이렇게 공부하면 박사학위 1개 이상은 거뜬히 딸 수 있겠다는 생각까지 들 정도였으니까요. 하하하.”

식약청에 온 이후 그가 느낀 점은 식약청과 관련 기관 간에 서로의 전문성에 대한 신뢰가 부족하다는 것. 즉 네트워킹이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도 그렇지 못한 부분이 많다는 느낌을 받았단다.

“식약청이 충분한 전문성을 갖추고 있으면서도 그만큼의 신뢰를 받지 못한다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저도 함께 노력해야 할 부분이지만, 많은 관련기관과의 활발한 네트워킹을 통해 서로 신뢰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성실(誠)’이라는 단어를 늘 가슴에 새기고 있다고 말한다. 또 건강, 지능, 능력 등 (하느님으로부터) 받은 달란트만큼, 사회에 되돌려줘야 한다는 생각도 늘 갖으려 노력한단다.

“‘지구’에서 살아가는 작은 존재에 불과하지만, 자신의 능력을 낭비하고, 아무렇게나 쓰고 가는 사람은 되지 않겠다는 다짐을 하곤 합니다.”

“바이러스백신팀장으로서 담당분야에 대한 전문성을 더욱 높여, 신속하고 제대로 된 평가를 진행할 수 있도록 앞으로 더욱 더 노력하겠습니다. 지켜봐주세요.” 박 팀장의 앞으로의 다짐이자 약속이다.

의약뉴스 박주호 기자(epi0212@newsm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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