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자사 약은 개봉안해도 '불가'

9일 약국에 따르면 제약사들은 자사와 직거래한 약이거나 도매를 통해 사입되지 않은 약의 경우 반품에 미적지근한 태도를 보인다는 것. 한마디로 유통경로가 불확실한 약에 대해서는 반품을 해줄 수 없다고 배짱을 부리고 있다.
동대문구 한 약사는 “인근약국에서 소량의 약을 사서 쓰는데 재고로 남을 경우 반품이 안돼 다 폐기처분 해야 한다”면서 불만을 터뜨렸다.
이 약사는 몇 달전 중랑구에서 동대문구로 약국을 옮겼다. 중랑구 약국을 정리하면서 인근약국에서 사입한 약을 반품하려 했지만, 제약사는 거래한 근거가 없다는 이유로 거절했다.
실제로 이 약국의 한편에는 코오롱제약 ‘레미코트’가 15만원 어치, 유나이티드제약 ‘리피돌’, 한국웨일즈제약의 ‘알리벤돌정’, 한국msd의 '포사맥스' 등 무려 1,000만원 상당의 약이 쌓여 있었다.
특히 '포사맥스'는 처방이 나오지 않아 개봉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그대로 방치되고 있었다. 개봉되지도 않은 약이 반품되지 않는 것은 외자사이기 때문이다.
“국내 제약사는 약사회나 약준모 등 단체를 통해 민원을 넣어 항의하면 일부 반품을 허용하지만, 외자사는 반품 자체를 받지 않는다.”
약사회에 반품을 호소한다고 해서 다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한 약사단체 모임 민원게시판에는 신풍제약이 반품을 해주지 않아 애를 먹고 있다는 항의성 글이 올라와 있다.
해당 약사는 신풍제약 담당자에게 항의하려 했지만 회사는 담당자가 자리에 없다는 핑계로 이 약사를 피했다고 한다.
이와관련 약사회 관계자는 “ 제조사가 자사 제품을 책임지지 못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처사" 라면서 " 반품을 잘 해주는 회사가 정말 좋은 회사이고 이런 제약사는 성공한다" 고 말했다.
그는 " 반품 거절 제약사의 명단을 공개하면서 반품해결의 근본책을 모색해야 한다" 고 주장했다.
제약사 한 관계자는 “약국간 교품이나 매매는 거래처가 얽히기 때문에 유통과정 을 파악하기 힘들다. 도매상이나 직거래일 경우에만 반품을 허용하는 것이 원칙이다”고 잘라 말했다.
의약뉴스 박진섭 기자(muzel@newsm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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