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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공식품 보존제, 자폐아 출산과 연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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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공식품 보존제, 자폐아 출산과 연관
  • 의약뉴스 이한기 기자
  • 승인 2019.06.25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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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공식품이 태아의 두뇌 발달에 영향을 미쳐 자폐증을 유발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센트럴플로리다대학교(University of Central Florida, UCF)의 연구진은 자폐증을 진단받는 아동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임신부가 섭취하는 음식과 태아 두뇌 발달 간의 연관성을 규명하는데 한 걸음 더 다가섰다고 평가되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UCF의 살레 나세르 박사를 비롯한 연구팀은 가공식품에서 일반적으로 수치가 높게 나오는 산성 물질에 신경 줄기세포가 노출됐을 때 일어나는 분자적 변화를 확인했다. 그 결과 포장식품의 유통기한을 늘리고 가공된 치즈 및 빵에서 곰팡이를 억제하는데 사용되는 프로피온산(Propionic Acid, PPA)의 높은 수치가 태아 두뇌의 신경세포 발달을 저해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나세르 박사는 자폐증을 앓는 아동이 종종 과민성 장증후군 같은 위장 문제를 앓는다는 연구 결과가 나옴에 따라 이 연구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장과 뇌 사이의 연관성에 대해 주목했으며 자폐증이 있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장내 세균이 어떻게 다른지를 조사했다. 나세르 박사는 “이전 연구에서는 자폐증이 있는 아동의 대변 샘플의 PPA 수치가 높고 자폐증 아동의 장내 세균이 다른 사람과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UCF의 연구진은 여러 방법으로 신경줄기세포를 과도한 PPA에 노출시키는 것이 뇌세포를 손상시킨다는 것을 알아냈다. 먼저 이 산성 물질은 신경세포의 수를 감소시키고 신경아교세포가 과잉 생산되게 만들어 뇌세포 간의 자연적인 균형을 방해하는 것으로 관찰됐다. 신경아교세포는 신경세포의 기능 발달과 보호에 도움을 주는데 지나치게 많을 경우 신경세포 간 연결을 방해하며, 자폐아의 뇌에서 주목되는 특성 중 하나인 염증도 유발한다.

또한 과도한 PPA는 신경세포가 다른 신체 부위와 소통하기 위해 사용하는 경로를 단축시키고 손상시킨다고 한다. 신경세포가 감소하고 관련 경로가 손상될 경우 뇌의 의사소통 능력이 저해되면서 자폐아에서 종종 발견되는 반복적인 행동, 이동성 문제, 대인관계 문제 같은 행동이 유발될 수 있다.

연구진은 자폐증과 환경적 및 유전적 요인 간의 연관성은 이전에도 발견된 적이 있지만 PPA 수치 상승과 신경아교세포 증식, 신경회로 방해, 자폐증 간의 분자적 연관성이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강조했다.

PPA는 장에서 자연적으로도 발생하며 임신 중인 모체의 장내 세균이 변화하면서 PPA가 증가할 수 있다. 연구진은 PPA가 들어있는 포장식품을 섭취하는 것은 여성의 장에 있는 PPA를 더욱 증가시킬 수 있으며 이것이 태아에게 전달된다고 주장했다.

다만 이러한 발견을 토대로 임상적 결론을 도출하려면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할 것이라고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 연구진은 유전적으로 자폐증이 발생하기 쉬운 쥐 모델에서 PPA 수준이 높은 식단이 자폐증을 유발하는지 살펴볼 계획이다.

연구진은 이러한 발견이 현재 치유할 수 있는 방법이 없는 자폐증을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한 연구를 진전시키는데 도움이 되길 바라고 있다. 그러면서 이 연구가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더 잘 이해하는데 있어 첫 걸음에 불과하지만 자폐증의 원인을 규명하는데 올바른 길을 나아가고 있다고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이 연구 자료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Nature)의 자매지인 사이언티픽 리포츠(Scientific Reports)에 19일(현지시간)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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