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연’은 치료 첫 걸음이자 최고의 예방법

인간의 신체 중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장기는 심장과 폐로써, 폐는 신체가 살아가는데 필요한 산소를 섭취하고, 심장은 이 산소를 신체 구석구석까지 운반하는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기 때문이다. 흔히 의학적으로 사망을 심폐정지로 정의하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특히 흡연과 관련해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천식, 결핵, 폐암, 폐기종 등의 많은 호흡기질환들이 기침과 호흡곤란, 통증 등으로 많은 사람들을 괴롭히고 있다.
이런 호흡기 질환의 예방을 위해서는 금연 만한 것이 없으며, 현재까지도 폐에 영구적인 손상이 왔을 때 이를 치료할 만한 획기적인 방법이 없는 만큼 건강은 건강할 때 지켜야 한다는 평범한 진리아래 금연을 통해 건강한 폐를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가장 강력한 진통제인 마약으로도 고통을 달래기 어렵고, 폐암보다 더 무섭다는 만성폐쇄성폐질환(COPD)에 대해 건양대병원 호흡기내과 최유진 교수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만성폐쇄성폐질환(COPD)이란?
흔히들 만성폐쇄성폐질환이라고 하면 무슨 병인지 잘 모르지만 해소, 천식이라고 하면 무슨 병인지 쉽게 이해가 된다.
특히 노인에게는 해소, 천식이 친구와 같다는 표현을 하기도 하는데, 그만큼 노인에게는 흔한 병이기도 하며, 젊어서 결핵을 심하게 않거나 담배를 많이 피우면 폐에 심한 손상을 주게 되고 나이가 들면 해소, 천식이라고 불리는 만성폐쇄성폐질환을 앓게 되는 것이다.
만성폐쇄성폐질환은 기관지에서 허파꽈리에 이르는 공기 통로인 기도가 폐쇄되는 질환으로, 만성 기관지염이나 허파꽈리 구조의 손상을 보이는 폐기종 또는 두 질환이 동시에 원인이 돼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공해, 흡연 인구의 증가와 노령 인구의 증가 등으로 우리나라에서도 환자가 급격히 늘어나는 추세이다.
우리의 폐는 좁은 공간에 많은 산소를 받아들일 수 있도록 약 7억 5천만개 정도의 작은 꽈리들로 이루어졌다. 이 작은 꽈리를 폐포라고 하는데 이 폐포가 기능을 잃게 되면 공기를 많이 마셔도 충분히 산소를 취할 수 없고, 헐떡이며 호흡을 해도 숨이 가빠오게 된다.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원인
원인으로서 가장 큰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이 흡연이다. 흡연을 장기간 계속하면 섬모운동의 억제, 기관지의 수축, 비만세포의 기능장애 등 신체의 방어기능이 약화되고 점점 만성폐쇄성폐질환으로 진행된다.
비흡연자의 경우에는 나이가 한살 더 많아짐에 따라서 강제호기량이 대략 20-25ml씩 감소되나 흡연자의 경우에는 대략 40-45ml씩 감소되므로 흡연자가 비흡연자에 비해서 폐활량이 2배 이상 빠르게 감소된다.
또한 호흡기 증상이 나타나는 빈도와 흡연기간 사이에도 밀접한 관계가 있어서 30년 이상 흡연한 경우에는 70% 이상에서 호흡기 증상이 나타난다. 따라서 흡연기간이 길수록 만성폐쇄성폐질환이 발생할 확률이 높다고 볼 수 있다.
그 외에 만성폐쇄성폐질환을 초래하는 원인으로는 대기오염 그 가운데에서도 질소나 유황의 산화물질이 심하며, 만성 감염증(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폐결핵에 의한 대상성 폐기종), 알러지성 자극 및 유전적 소인 등이 있다.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증상 및 진단
만성폐쇄성폐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은 기침과 가래가 많고 숨이 많이 차, 일상생활에 큰 지장을 받는다. 그러나 흡연을 시작한 지 20~30년 동안 자각 증상이 없다가 폐기능이 50% 이상 손상된 뒤에야 정체를 드러내므로 평소에 주의를 해야 한다.
초기에 제대로 관리하지 않고 방치해 말기에 도달하면 기도 폐쇄로 인한 저산소증이 심해져 평상시에도 호흡곤란과 피로를 느끼게 된다.
만성폐쇄성폐질환 환자는 정상인과 달리 독감이나 폐렴 등에 감염될 경우 증상이 급격히 악화될 뿐만 아니라 협심증이나 심근경색증과 같은 관상동맥 질환이 올 수 있다.
심각한 경우 입술이나 손톱 색이 푸르게 변하는 청색증이 발생하며 혈액에 이산화탄소가 많이 함유돼 의식까지 혼탁해진다.
만성폐쇄성폐질환의 가장 큰 특징은 기침과 가래, 그리고 호흡곤란을 장기간에 걸쳐서 호소하는 것이다. 평상시 호흡운동에는 많이 사용하지 않는 호흡보조근육이 동원될 정도로 호흡이 힘들어지고 호흡의 깊이가 얕아지며 호흡수도 빨라지는데 이때 호기는 더욱 길어지면서 강해진다.
증상만으로는 기관지 천식이나 폐암, 심부전증, 염증성 폐질환, 기타 호흡기질환과 구별하기가 쉽지 않으며 특히 만성 지속성 천식과 구별은 매우 어렵다.
단순 흉부 방사선 촬영은 다른 질환과 감별할 수 있는 기본적인 검사이며, 고해상 단층촬영(CT)은 폐기종의 조기 발견과 상태 파악에 이용된다.
아울러 확진을 하기 위해서는 폐기능 검사로 기도가 폐쇄됐는지의 여부를 확인하는 게 필요하며 폐활량을 측정해 질병 진행 정도를 평가하고 치료하는 데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치료 및 예방
가장 큰 문제는 만성폐쇄성폐질환에 대한 근본적인 치료법이 아직 없다는 것이다. 한번 손상된 호흡기관은 회복되지 않는다.
다만 더 이상의 진행을 막고 남아있는 기능들을 유지하며 평생을 살아야 한다. 이 때문에 폐암보다 더 고통스러운 질병으로 알려져 있는 것이다.
따라서 고령의 흡연환자는 기침이 조금만 길어져도 일단은 의심을 하고 진단을 받아야 하는데, 이는 기침 초기에 감기약만 복용하면 자칫 기침만 완화하는 치료를 하게 되고, 질병 원인은 고치지 못한 채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건강과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금연이 필요하다. 금연은 치료의 첫 걸음이자 가장 훌륭한 예방법이기도 하다.
만성폐쇄성폐질환의 치료 목적은 우선 가능한 한 폐기능이 좋아질 수 있도록 기도 폐쇄를 완화시키는 것이다. 또 저산소혈증과 호흡기 감염 같은 2차적 합병증의 예방과 치료를 하고, 다음으로는 전체적으로 증상을 감소시켜 삶의 질적 향상을 도모하는 것이다.
■호흡재활운동
만성폐쇄성폐질환 환자는 치료법을 찾기보다는 증상을 완화하는 관리방법을 익히는 일이 더욱 현명하다. 금연은 기본이며, 장기치료 환자의 경우 가정에 산소흡입 장비를 갖추는 것도 바람직하다.
호흡곤란이 심해지면 활동이 줄어들고, 그 결과 뼈와 근육이 약해지는 악순환을 거듭하게 되기 때문에 걷기나 계단 오르기, 자전거 타기 등 전신운동을 꾸준히 해야한다.
정상적인 호흡에서는 횡격막과 늑간근육이 호흡에 기여하는 정도가 각각 65%와 35%가 되지만 폐질환 환자에서는 횡격막의 운동이 억제되어 30% 정도밖에 기여하지 못하므로 호흡이 힘들어지고 호흡운동에 대한 부담도 가중된다.
따라서 횡격막의 활용을 증대시키기 위해서 입술 오므리고 숨쉬기로 기도가 조기에 폐쇄되는 것을 예방할 수 있으며, 하모니카나 빨대 등을 이용한 호흡운동으로도 호흡곤란을 극복하고 심리적으로 안정을 찾을 수 있다.
의약뉴스 김은주 기자 (snicky@newsm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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