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76975 2077203
최종편집 2024-04-26 06:02 (금)
유전자 제거하면 췌장암 예방가능 연구 결과
상태바
유전자 제거하면 췌장암 예방가능 연구 결과
  • 의약뉴스 이한기 기자
  • 승인 2019.05.04 17:2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단 하나의 유전자를 제거하는 것만으로도 췌장암 발병을 막을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뉴욕대학교 의과대학과 미시간대학교의 연구진은 ATDC(Ataxia-telangiectasia group D-complementing)라는 유전자가 췌장암 발병 과정에 필요하다는 점을 발견했다.

이 연구는 성체 세포가 손상 및 염증으로 인해 잃어버린 세포를 보충하기 위해 태아 발달을 이끄는 세포와 유사한 좀 더 원시적인 고성장세포 유형으로 전환되면서 다양한 암이 발생한다는 이론을 바탕으로 수행됐다.

건강한 상태에서는 이 복귀 과정이 신속하게 시작하고 중지되지만 유전적 결함이 있는 상태에서 일어날 경우 억제되지 않고 계속되면서 암이 발생할 수 있다.

연구진은 손상된 췌장 세포가 원시 줄기세포의 특성을 되찾으면서 췌장암 발생으로 이어질 수 있는 초기 단계를 거치려면 ATDC가 반드시 활성화돼야 한다는 점을 알아냈다.

연구 교신저자인 다이앤 시메오네 박사는 “췌관 선암종이 발생하도록 조절된 쥐 모델에 대한 실험에서 췌장세포에 있는 ATDC 유전자를 삭제하는 것이 지금까지 관찰된 것 중 가장 엄청난 종양 형성 억제 방법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우리는 이 유전자 삭제가 암 성장을 늦출 것으로 예상했었으며 완전히 억제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시메오네 박사는 췌관 선암종이 가장 예후가 나쁜 악성종양 중 하나이며 2030년까지 두 번째로 많은 암 사망 원인이 될 예정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특히 더 시급하게 치료법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 연구는 췌장에서 소화 효소를 분비하는 세엽세포에 초점을 맞췄다. 이 같은 소화효소는 조직에 낮은 수준의 손상을 줄 수 있는데 세엽세포는 이에 대응하기 위해 고성장의 원시 세포와 유사한 줄기세포 유형으로 전환되도록 진화했다.

연구진은 이러한 재생능력이 대가를 치르게 된다며 이 세포들이 KRAS 유전자를 비롯한 무작위 DNA 변화를 함께 획득할 경우 암에 걸리기 쉬워진다고 설명했다. KRAS 유전자는 췌장암의 90% 이상에서 관찰되는 공격적인 성장을 이끄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으로는 스트레스가 가해진 세엽세포가 세포 보충을 위한 원시세포 유형으로 전환되는 단계인 세엽-관 변질을 거치는데, 이후 세포 증식이 정상적인 조절 하에 수행되지 않는 췌장 상피내 신생물로 전환될 수 있다.

연구진은 실험쥐에서 ATDC 유전자가 존재해 있을 때는 KRAS 변이와 다른 유전적 이상이 공격적인 췌장암을 100% 유도했지만 ATDC 유전자가 결핍된 경우 암이 유발되지 않는다는 점을 발견했다.

ATDC가 삭제된 쥐에서는 세엽세포가 세엽-관 변질 또는 췌장 상피내 신생물로 전환되지 않았다.

연구진은 췌장암 형성의 초기 단계를 더 살펴보기 위해 췌장 조직을 손상시키는 신호전달 단백질 조각인 세룰레인(cerulein)을 통해 쥐에서 췌장염을 인공적으로 유발했다.

관찰 결과 ATDC 유전자 발현은 췌장 조직 손상 직후에는 증가하지 않았지만 며칠 뒤 세엽세포가 관 세포로 유전적으로 재프로그램될 때 필요한 기간에 맞춰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추가적인 실험에서는 ATDC 발현이 세포 신호전달 단백질인 베타-카테닌으로 하여금 SOX9를 포함한 유전자를 활성화시키도록 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전 연구에서 SOX9는 관 줄기세포의 발달과 췌관 선암종에서 관찰되는 공격적인 성장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번 연구에서는 ATDC가 결핍될 경우 SOX9 발현을 유도하지 못하기 때문에 암이 발생하지 않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한 연구진은 인간 췌장조직 샘플 12개에서 세엽-관 변질 병변 내 ATDC 발현을 조사했다. 인간 세엽-관 변질 병변 내에서도 베타-카테인, SOX9와 함께 ATDC가 더 활동적이었으며 ATDC의 활성도는 췌관 선암종으로의 전환과정에서 증가하는 것으로 관찰됐다.

이러한 연구 결과에 대해 시메오네 박사는 ATDC, 베타-카테인, SOX9와 신호전달 파트너들이 췌장암에 대한 새로운 치료 접근법과 예방 전략의 설계를 위한 잠재적인 표적으로 발견된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 연구 자료는 2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유전자&발달(Genes & Development)에 게재됐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