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쉬면 쉬고 놀면 놀고 환자 불편
약국 쉬는 날은 언제일까? 자유로운(?) 전문직으로 평가받는 약사들이 병원 휴일에 같이 쉰다는 흥미로운 조사 결과가 나왔다. 최근 충청북도약사회(회장 김용명)는 지난 16일부터 31일까지 16일간 회원 대상으로 약국 휴일 변화를 조사하기 위해 자체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설문에는 총 75명이 참가했다. 이중 일요일만 쉰다고 대답한 회원이 37명(57%)로 가장 많았고 12명(18%)이 상황에 따라 일요일까지 근무한다는 대답했다.
또 일요일과 공휴일 모두 쉰다는 대답은 11명(17%)으로 나타났으며 당번일 때만 쉰다고 대답한 회원이 5명(8%)로 가장 적었다.
1일 충청도약 강현모 정보통신위원장은 “약국이 일요일에 가장 많이 쉰다”면서 “약국이 병원과 같이 움직이니 일요일만 쉰다는 의견이 가장 많은 것은 당연한 결과”라고 밝혔다.
강 위원장은 “의약분업 전에는 당번제에 의해 약국 휴일이 정해졌었다”고 설명하며 “병원이 쉬면 약국도 당연한 듯 쉬고 있는데 이는 지금 약사회가 실시하고 있는 당번제가 ‘유명무실’한 것을 반증한다”고 조사 결과를 해석했다.
분업 전 약국의 휴일은 당번약국에 의해 정해졌다. 약사회 홈페이지도 휴일 당번약국을 지정해 환자들이 불편을 겪지 않도록 전화번호를 기재하고 정확한 날짜까지 기재해 놓고 있다. 하지만 분업 후 당번약국의 의미가 사라져 버렸다는 것이 일선 약사들의 반응이다.
이에 서울 한 약사는 “약사회 당번약국을 누가 잘 지키겠느냐”면서 “당번약국으로 정해져도 제대로 알려지지도 않고 있다”고 현실을 토로했다.
환자들도 당번약국을 모른다. 병원 휴일이면 문전약국은 당연히 문을 닫는다고 알고 있다. 휴일에 의원을 가지 못하면 문을 연 동네약국을 수소문해 찾아다니는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그는 “병원이 쉬면 처방이 안 나오기 때문에 당연히 쉬는 것 아니겠느냐”면서 “직능을 높이고 복약지도를 한다고 말만 앞세울 것이 아니라 휴일에도 환자가 찾아올 수 있도록 당번제를 통해 문을 열어둬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일선 약사들도 병원 휴일에 맞춰 약국이 문을 닫을 것이 아니라 당번제의 의의를 살려 휴일에도 환자들이 걱정없이 약국을 찾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의약뉴스 박진섭 기자(muzel@newsm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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