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76975 2077203
최종편집 2024-04-20 06:03 (토)
고혈압약 펠로디핀, 파킨슨병·치매 지연 확인
상태바
고혈압약 펠로디핀, 파킨슨병·치매 지연 확인
  • 의약뉴스 이한기 기자
  • 승인 2019.04.22 16:2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동물실험서 단백질 응집 감소시켜...자가포식 작용 유도

고혈압 치료를 위해 사용되는 처방용 의약품이 파킨슨병과 치매 같은 신경퇴행성질환에 효과적일 수 있다는 실험 결과가 나왔다.

영국 케임브리지대학교 케임브리지의학연구소와 영국 치매연구소의 연구팀은 쥐와 제브라피시에 대한 실험을 통해 고혈압약 펠로디핀(felodipine)이 파킨슨병, 헌팅턴병, 치매 등에 효과적일 수 있다는 점을 발견했다.

신경퇴행성질환의 공통적인 특징은 잘못 접혀진 단백질 축적이 관찰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단백질은 응집체를 형성하면서 뇌 내 신경세포에 비가역적인 손상을 유발할 수 있다.

건강한 사람에서는 이러한 독성물질의 축적을 막는 자가포식 작용이 이뤄지지만, 신경퇴행성질환 환자에서는 이 메커니즘이 손상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 세계적인 인구 고령화 추세에 따른 신경퇴행성질환 진단 환자 증가로 인해 효과적인 의약품을 찾는 것이 시급해지고 있다.

과학자들은 신약을 발굴하는 것 외에도 기존 의약품의 용도를 변경하는 접근법을 연구하고 있다. 이 의약품들은 이미 사람에게 안전한 것으로 입증됐기 때문에 빠른 임상 활용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고혈압약인 펠로디핀은 과거에 실시된 역학 연구에서 파킨슨병 위험 감소와 연관이 있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에 영국 연구진은 펠로디핀이 다수의 신경퇴행성질환에 대해 자가포식 작용을 유도할 수 있다는 점을 알아냈다.

데이비드 루빈스타인 교수가 이끈 연구진은 헌팅턴병 또는 파킨슨병을 유발하는 돌연변이를 발현하도록 유전적으로 조작된 쥐와 치매 모델의 제브라피시를 이용했다.

펠로디핀은 헌팅턴병과 파킨슨병 변이를 가진 쥐와 제프라피시 치매 모델에서 단백질 응집체 축적을 감소시키는데 효과적이었다. 치료된 동물들은 질병 징후가 더 적은 것으로 확인됐다.

동물실험에서는 종종 사람에게 사용되는 것보다 더 높은 약물 용량이 사용되는데, 연구진은 펠로디핀의 경우 사람에서 내약성이 있는 약물 농도와 비슷한 수준으로도 파킨슨병 쥐에 유익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쥐의 피부 밑에 소형 펌프를 삽입해 약물 농도를 조절했다.

루빈스타인 교수는 “이미 승인된 약물을 사람에서 관찰되는 약물 농도와 비슷한 수준의 용량으로 사용했을 때 쥐의 뇌에서 해로운 단백질 축적이 지연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난 연구는 이번이 최초다. 이 약이 질병 진행을 늦출 수 있었기 때문에 사람을 대상으로 시험해봐야 한다고 믿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직 첫 번째 단계에 불과하기 때문에 조심할 필요가 있기는 하지만 조심스럽게 낙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