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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양 산성 환경, 암 전이와 연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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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양 산성 환경, 암 전이와 연관
  • 의약뉴스 이한기 기자
  • 승인 2019.03.23 11: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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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양의 산성 환경이 암 세포의 전이를 돕는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종양은 산성도가 높은 주머니를 많이 갖고 있으며 이는 주로 산소가 거의 없는 영역에서 발견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미국 매사추세츠 공과대학(MIT)의 새로운 연구에 따르면 종양 표면의 산성도 또한 높으며 이러한 산성도가 종양을 더 침습적이게 만들고 전이되도록 도울 수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MIT 연구진은 산성 환경이 종양 세포를 좀 더 공격적이게 만드는 단백질이 생성되는데 도움을 준다는 것을 발견했다. 또한 쥐 실험에서 종양 환경의 산성도를 낮춤으로써 이 과정을 되돌릴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 책임저자인 프랭크 게틀러 교수는 “우리의 발견은 종양 산성화가 공격적인 종양 표현형에 중요한 요인이라는 견해를 강화하며, 산성도를 표적으로 삼는 방법이 치료적으로 가치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연구진에 의하면 과학자들은 대개 종양의 산성도가 높은 것이 불충분한 혈액 공급으로 인해 종종 발생하는 산소 부족 때문인 것으로 간주해왔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종양의 산성도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산성 영역과 저산소 영역이 겹치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 어려웠다.

MIT 연구팀은 쥐에서 유방암의 산성 영역을 발견하기 위해 미국 로드아일랜드대학교의 연구진이 개발한 pHLIP(pH (Low) Insertion Peptide)를 활용했다.

이 펩타이드는 산성인 낮은 pH일 때 좀 더 안정되며 세포막에 삽입될 수 있다. 연구진은 이 펩타이드로 태그가 붙은 세포를 확인함으로써 어떤 세포가 산성 상태에 노출됐는지를 판단했다.

그 결과 종양 내부의 산소가 부족한 영역의 세포가 산성이었을 뿐만 아니라 종양의 경계와 주변 구조 조직인 기질에서도 산성 영역이 있는 것으로 관찰됐다. 이러한 발견은 산소 부족이 종양 내 산성의 주된 원인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추가적인 조사에서는 종양 표면에 있는 많은 세포들이 호기성 해당이라는 세포 대사과정으로 전환됐던 것으로 드러났다.

게틀러 교수는 이 과정에서 부산물로 젖산이 생성되는데 이로 인해 산성도가 높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산성 영역 내 세포들은 침습 및 전이와 연관된 유전자 발현 프로그램을 활성화했다.

활성화된 유전자에는 배아 발달과 연관이 있고 혈류를 통한 세포 이동을 돕는 단백질을 생성하는 유전자와 종양 세포가 세포 밖 조직에 침투할 수 있도록 돕는 유전자가 포함됐다.

연구 주저자인 나자닌 로하니 박사는 “종양 산증은 세포 침투 및 이동과 연관된 분자를 발현시켰다. 세포 밖 pH 하락에 따른 세포 내 반응인 이 재프로그래밍은 암 세포에 낮은 pH 상태에서 생존하고 증식할 수 있는 능력을 제공했다”고 부연했다.

이후 연구진은 종양 미세환경의 산성도를 낮췄을 때 유전자들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알아보기 위해 쥐가 마시는 물에 중탄산염나트륨을 추가했다.

이는 종양 산성을 감소시키고 유전자 발현을 정상 상태에 가깝게 만들었다. 다른 쥐 모델에 대한 실험에서는 중탄산염 나트륨이 전이를 감소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게틀러 교수는 중탄산염나트륨이 사람에서는 내약성이 양호하지 않기 때문에 암 치료제로 사용할 수는 없지만 산성도를 낮추는 다른 접근법은 연구할 가치가 있다고 강조했다.

종양의 산성 미세환경에 반응하는 대체적 스플라이싱 유전자의 발현은 세포 생존을 돕기 때문에 이 현상을 유전자 발현 프로그램을 역전시키고 종양 성장 및 전이를 방해하는데 활용할 수 있다.

이 연구 자료는 지난달에 미국암연구학회 학술지 캔서 리서치(Cancer Research)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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