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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 2024-04-19 17:22 (금)
수면장애 기면증, 자가면역질환의 일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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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장애 기면증, 자가면역질환의 일종
  • 의약뉴스 이한기 기자
  • 승인 2019.03.18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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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 시간에 과도하게 잠이 오는 질환인 기면증이 자가면역질환의 일종이라는 것을 뒷받침하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덴마크 코펜하겐대학교의 연구진은 기면증을 앓는 사람에서 자가반응세포를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이는 이 수면장애가 자가면역질환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새로운 중요한 증거다.

연구진은 이 발견이 더 나은 치료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과학자들은 기면증이 자가면역질환이라고 추측해왔지만 확실하게 증명하지는 못했었다. 코펜하겐대학교의 보건·의료과학부의 연구진은 덴마크 공과대학교, 덴마크 국립의료원과 협력해 추측이 옳았다는 것을 증명하는 증거를 찾아냈다.

코펜하겐대학교 신경과학부 부교수인 Birgitte Rahbek Kornum 박사는 “우리는 기면증 환자의 혈액에서 자가반응 세포독성 CD8 T세포를 발견했다. 이 세포는 인간의 각성 상태를 조절하는 히포크레틴(hypocretin)을 생산하는 신경세포를 인식하는 특징이 있다. 이들이 신경세포를 사멸시킨다고 증명된 것은 아니지만 중요한 진전이 이뤄졌다. 이제 어떤 세포를 추적해야 하는지를 알게 됐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면역체계는 바이러스와 세균을 인식하도록 돼 있다. 자가면역질환에서는 면역체계가 체내 세포를 이물질로 인식해 공격한다. 세포독성 세포는 다른 세포를 사멸시킬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대부분의 기면증 환자에서는 히포크레틴을 생산하는 신경세포가 파괴돼 있다.

Birgitte Rahbek Kornum 박사는 “히포크레틴을 생산하는 신경세포 같은 세포들이 사멸되는 경우 대개 CD4 및 CD8 T세포가 함께 작용한다. 작년에 과학자들은 기면증 환자에서 자가반응 CD4 T세포를 발견했으며 이는 기면증이 자가면역질환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첫 번째 증거였다. 우리는 CD8 T세포도 자가반응상태라는 중요한 증거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기면증에는 크게 2가지 유형이 있는데 코펜하겐 연구진은 가장 일반적인 유형인 1형 기면증에 주목했다.

연구진은 기면증을 앓는 사람 20명과 건강한 사람 52명으로부터 혈액샘플을 채취해 분석했다. 그 결과 거의 모든 기면증 환자에서 자가반응 CD8 T세포가 확인됐다. 다만 이 같은 자가반응은 수면장애를 앓는 사람에서만 발견된 것은 아니었다.

Birgitte Rahbek Kornum 박사는 “일부 건강한 사람에서도 자가반응세포를 발견할 수 있었는데 이 세포들은 활성화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다음 퍼즐은 이들을 활성화시키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아내는 것이다”고 부연했다.

연구진은 건강한 사람에서 자가반응세포가 발견됐다는 점이 기면증을 유발하고 자가반응을 활성화하는 무언가가 있다는 이론을 뒷받침한다고 주장했다. 기면증의 원인은 아직 규명되지 않았지만 유전학과 자가반응세포, 바이러스 감염 같은 촉발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오늘날 기면증은 의학적으로 치료가 가능하지만 새로운 연구는 더 나은 치료법을 향한 길을 열어 줄 수 있다.

Birgitte Rahbek Kornum 박사는 “이제 면역체계를 약화하는 의약품을 통해 기면증을 치료하려는 시도가 좀 더 이뤄질 것”이라며 기면증이 자가면역질환이라는 가설이 수년 전부터 존재했기 때문에 이미 시도된 적이 있지만 새로운 연구 덕분에 좀 더 효과적이고 정밀한 면역치료법을 연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연구 결과는 지난달에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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