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윤일규 의원이 ‘지금 의사가 어려운 이유가 누구의 잘못인지 생각해봐야한다’는 조언과 함께 ‘최대집 의협회장이 머리 깎고 하지만 회장이 깎아서 될 일이 아니다’고 일침을 가했다.
대한안과의사회(회장 이재범)는 지난 17일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춘계학술대회 및 정기총회를 개최했다. 이날 학술대회엔 더불어민주당 윤일규 의원, 대한의사협회 최대집 회장 등 주요 내외빈이 참석했다.
이날 축사에 나선 윤일규 의원은 “과연 의사가 어려운 게 누구의 잘못인지 생각해 봐야한다”고 밝혔다.

윤 의원은 “문재인 케어라는 거대한 프로젝트가 움직이는 이 상황에서 여당에 들어오니 의사가 저 하나였다. 이전에 김용익 교수가 있었지만 의사 출신 지역구 국회의원은 제가 처음”이라며 “왜 많은 의사들이 국회에 와 있지 않느냐는 생각을 한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지금까지 6~7개월 국회의원하면서 느낀 점이 자유를 느낀다는 것이다. 월급은 의과대학 교수할 때 월급하고 비슷하다”며 “지난해 4월까지 의료기관에서 수술을 했는데, 실제로 수술한 뒤에 환자가 나빠지거나 사망하는 경우가 있다. 국회의원을 하니까 전혀 그런 게 없다”고 말했다.
인생에서 의사를 할 때보다 훨씬 자유로우며, 오히려 의사할 때 굉장히 힘들었다는 게 윤 의원의 설명이다.
윤 의원은 “우리의 권리는 누가 만들어주지 않는다. 세상은 자기 살길을 찾아 간다. 상대에게 우리가 딜 할 게 없으면 절대 우리의 권리를 받을 수 없다”며 “100여년 전에 나온 자본론에서 마르크스는 조직화되지 못한 직능은 사회적 지위가 떨어진다고 말했다”고 지적했다.
또 그는 “법적이든 법적이지 않든 의사들 스스로가 위치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 것은 조직화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혼자서 살 능력이 있었지만 더 이제 의료는 청진기 속에 갇혀 있지 않다”며 “이미 의료는 큰 산업이고 국가 전체를 좌지우지한다. 미국만 해도 전체의 GDP 17%가 의료분야지만 우리는 7%밖에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 최대집 의협회장이 삭발하곤 하지만 회장이 깎아서 될 일이 아니다”며 “적어도 복지부 장관이 임명되면 제일 먼저 인사를 하러 오는 예를 갖추는 사회가 돼야 한다”고 꼬집었다.
윤 의원은 “의사 국회의원이 더 많아졌으면 한다. 국회의원 되는 것 어렵지 않은데, 시민단체 등과 함께 하면 된다”며 “그 길을 가면 국회의원도 되고 시장도 되고 대통령도 될 수 있다. 환자 보는 일만 하지 말고 사회에 눈을 돌려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학술대회에 참석한 의협 최대집 회장은 의료계의 현 상황을 ‘난국’이라고 표현하며 ‘강력한 투쟁’을 추진하겠다고 선언했다.
최 회장은 “지금 의료계는 난국 중에 난국, 위기상황에 처해 있다. 새해 벽두부터 중대한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됐다”며 “그동안 의협이 의료계의 가장 핵심적인 정책과제인 수가 정상화를 위해 정부와 협의를 진행해온 것을 회원들도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지난해 10월 25일 의·정협의에서 적정수가 보장의 제 1단계로 초진료·재진료 각각 30% 인상과 원외처방료 부활을 요구했고, 올해 1월 31일 기한으로 답변을 요구했지만 정부는 끝내 의협의 제안을 거부했다”며 “최근 2년 사이에 최저임금 인상이 사실상 50%에 육박한다. 저수가로 인한 의사의 과도한 근로와 노동으로 의료기관의 상황은 한계에 이르고 있다”고 전했다.
의료에 대한 안정적인 진료환경이 조성돼야 함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무책임하게 어떠한 재정 대책도 마련하지 않고 있다는 게 최 회장의 설명이다.
최 회장은 “응급실에서 주취자들에게 의사가 폭행당하고 작년에는 진료 중인 의사가 살해되는 일이 있었으며, 과도한 근로로 인해서 의사가 사무실에서 사망한 채로 발견되기도 했다”며 “사회와 정부가 나서서 최소한의 안전한 진료환경, 최선의 진료환경을 만들어서 제공해야하는 것이 정상적인 사회”라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최대집 회장은 “이제 저수가로 인해서 과도한 노동을 수반해야하는 정부의 뜻을 따를 것인지, 맞서 싸워서 우리나라 의료제도를 정상화할 것인지 선택해야할 때”라며 “의협은 의료총파업에 대한 회원 여론조사를 시작으로 다양한 방법으로 총의를 모아서 대한민국 의료가 정상화될 수 있도록 강력한 투쟁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