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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셜 미디어와 의사의 품격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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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셜 미디어와 의사의 품격 사이
  • 의약뉴스 송재훈 기자
  • 승인 2019.01.31 09: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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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의 품위는 어떻게 규정되는가. 최고 전문직인 의사는 어떤 사람으로 인식되는가. 사람마다 다르듯이 의사마다 다를 수 있어 칼로 무 자르듯이 이러한 질문에 답을 손쉽게 재단하는 것은 위험한 일이다.

그러나 이런 의사가 바람직한 의사라는 것쯤은 말을 하지 않아도 누구나 알 수 있는 가이드 라인이 같은 것이 있으면 어떻까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특히 요즘처럼 쇼셜 네트워크가 지배적인 세상에서 의사를 접하는 빈도가 높아지고 겉으로 드러나는 의사의 모습에서 환자들은 깊은 인상을 받고 의사라는 직업군에 대해 진지한 성찰을 하고 그 결과 인식의 변화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의사협회 최대집 회장은 SNS를 즐겨 사용하고 있다. 그래서 그가 쓴 글의 내용은 그대로 전체 의사의 품격으로 간주 될 수 있다. 문장은 그 사람의 인격과 철학과 신념 등이 담겨 있다.

따라서 누구나 접근이 가능한 쇼셜 미디어 상의 기록은 개인의 행동이전에 그가 속한 집단의 전체 이미지 즉, 의사의 품격과 연결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 의사의 품위 유지를 위해 의사의 윤리지침 같은 구체적인 덕목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런 가운데 의협은 최근 ‘의사 소셜미디어 사용, 이대로 좋은가?’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해 흥미를 끌었다.

이날 토론회에서 이화여대 의학교육학교실 김정아교수는 ‘의사의 소셜미디어 사용과 의료윤리’란 발제를 통해 앞서 언급한 문제들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그는 자격정지 등을 규정한 의료법 제66조 제1항 제1호에서 의료인의 품위를 심하게 손상 시키는 행위를 한 때, 보건복지부 장관이 의료인의 면허자격을 2년 범위로 정지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의협 정관에도 윤리위원회가 징계할 대상은 ‘의사의 전문적 윤리, 의료 관련 법령, 정관, 회칙 등을 위반한 회원 또는 산하단체이고 여기에 의사윤리지침이 포함됐다는 것. 따라서 의사윤리지침에서 품위를 어떻게 규정하고 구체화하느냐하는 것은 전혀 생소한 문제가 아니다.

한편 의사의 품위는 그 어떤 집단의 품위와 비교해도 떨어져서는 안된다. 의사의 기품 여부에 따라 환자의 치료 결과도 달리 나타날 수도 있다.

의사는 먼저 자신이 의료 전문직이라는 정체성을 확실히 가져야 한다. 의사라는 사실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그런 다음 질병의 예방, 치료 및 돌봄의 전 과정을 수행할 만하다고 환자와 가족, 대중, 동료가 신뢰할 수 있도록 자신을 갈고 다듬어야 한다.

의사의 품위는 우월적 지위를 과시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의료행위를 수행할 만큼 믿음직한 구성원들로 이뤄진 집단임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다.

이런 상황을 감안하면 영속성과 지속성이 있는 인터넷 공간에서 의사의 글쓰기는 더욱 신중을 기할 수 밖에 없다. 자칫 잘못할 경우 전문직의 신뢰를 손상 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공적, 직업적 영역과 사적, 개인적 영역이 또렷이 구분되지 않는 쇼셜 미디어의 특성상 전체 집단이 매도 될 수 있다. 사적인 게시물이라 해도 그것을 읽는 사람들은 글쓴이가 의료인이라는 사실 하나 만으로도 공적 신뢰도를 평가하는 잣대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의사들은 쇼셜 미디어에 글을 올릴 때 환자의 비밀유지, 프라이버시 존중, 의사-환자 간의 적절한 경계 유지, 학문적 진실성과 같은 다양한 윤리적 기준을 충족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는 대중이 의료 전문직을 신뢰 하는데 필수적이다. 품격을 지키기 위한 적절한 가이드라인의 설정은 회원 보호, 환자들의 신뢰를 얻을 수 있다. 거듭 강조하지만 의사 개개인이 품위를 지키는 것은 환자에게 우월적 지위를 과시하는 것이 아니라 되레 그것을 내려 놓기 위한 과정이다.

이를 위해서는 의사 스스로 자기절제는 물론 최고 수준의 도덕적 기준의 설정과 함께 문화와 규범, 선진 시민의식 등 자율 규제를 통해 스스로 해답을 찾아야 한다.

사람이 갖춰야 할 위엄이나 기품은 노력없이 저절로 오는 것이 아니다. 깊은 사유와 인문학적 통찰을 얻기 위한 독서와 자기 수양이 의사 전문직에게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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