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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의학 '의사국가시험도입' 적극 검토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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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의학 '의사국가시험도입' 적극 검토해야
  • 의약뉴스 송재훈 기자
  • 승인 2019.01.28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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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가 중요한 것은 두말하면 잔소리다. 이는 모든 분야에서 적용된다. 100층 이상의 건물도 기초가 허약하면 무너지기 십상이다.

한마디로 위를 받치는 밑바탕이 튼튼해야 한다. 학문도 마찬가지다. 기초가 없이는 한 발 앞으로 더 나아갈 수 없다. 의사들에게 기초의학이 중요한 이유는 여기에 있다.

기초가 제대로 된 의사는 임상에서도 두각을 나타낼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기초의학이 부실한 의사는 손기술에만 의존하다 정작 중요한 환자의 건강을 망칠 수 있다.

기초의학을 의사국가시험에 도입하자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은 당연하다. 의사가 단순히 의료기술자로 머물거나 전락하는 것을 막기 위한 필요충분조건이 바로 기초의학일 수 있다는데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기초의학 시험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 이렇게 될 경우 의학은 물론 의료산업 발전에도 기여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역량 있는 의사의 배출은 의대 학문의 궁극적 목표이자 최종 종착점이다. 더 나은 의료서비스를 제공받는 것은 국민 된 의무이면서 당연히 누려야 할 권리이다.

이와 관련한 정책 토론회가 최근 열렸다. 대한기초의학협회는 국회에서 공론의 장을 마련하는 뜻깊은 기회를 잡았다. 이 자리에서 협회 최명식 회장은 기초의학은 임상의학의 과학적 근거를 제공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임상의학을 잘 이해하고 습득하기 위해서는 충실한 기초의학 교육을 통해 필요한 역량을 습득해야 한다는 것.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은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현재 기초의학 과목은 의사 국가시험 범위에 실질적으로 포함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의대 교육 과정에서 기초의학이 축소되거나 폐지되는 경우가 나타나고 있다. 이는 의대학생이 기초의학을 습득해 의사로서의 역량을 키울 기회가 원천적으로 줄어드는 결과로 이어진다.

지금 국내 의료계 상황은 한마디로 이런 위기 국면이다. 그러나 세계는 다르다. 세계의학교육협회에서 발표한 의학교육 global standard(세계 표준)에는 ‘의사는 임상의학 역량뿐만 아니라 기초 의과학 역량 등 다양한 역량을 갖춰야 한다고 분명히 명시하고 있다.

세계 표준이 이렇게 정한 것은 기초의학이 생명현상의 본질을 밝히고 인체에 생기는 각종 질병의 발생 원인을 탐구하는 학문이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해부학, 생리학, 생화학, 약리학, 병리학, 미생물학, 기생충학 등이 망라돼 있다. 이런 학문에 충실한 의사라면 감기약 하나를 처방하는데 있어서도 왜 이 약을 먹으면 감기가 낫는지에 대한 이해와 설명을 충분히 덧붙일 수 있다.

의대교육은 의료기술자만 양성하는데 그쳐서는 안 된다. 환자를 시술하는 손기술은 의사보다 의료기사나 간호사가 더 좋을 수 있다. 부산의대 오세옥 교수 역시 이 점을 강조하면서 기초의학을 국가시험에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렇게 될 경우 우수한 의사가 배출돼 국민에서 질 좋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고 나아가 의료산업 발전에도 기여 한다는 것. 그러나 일각의 반대도 있다. 시험을 본다면 의대의 어느 시점에서 해야 하는지 또 의사면허 시험에 필수요건인지 아닌지도 논란거리다.

응시횟수나 시험주관 기관 등도 논란이 될 수 있다. 시험이라는 문제가 주는 부담감도 무시할 수 없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기초지식을 활용해 임상에서 적용한다는 것은 의사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다.

그런데도 기초의학이 의사와는 다른 별개의 학문으로 여기는 것은 이해할 수 없고 더구나 기초의학 국가시험 도입에 부정적인 시각도 있는 것도 이해하기 힘들다.

관리 감독기관인 복지부도 적극적인 모양새는 아니다. 의료계내에 완전한 의견통일이 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소극적인 행태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의사 국시내에서 기초의학 출제 문항을 높이고 간접 출제에 대해 기초의학 활용을 높이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정도다. 하지만 이 정도로는 부족하다.

의료계에 대한 존경도 있지만 불신이나 의구심을 갖고 있는 국민들이 많이 있는 실정 임을 감안하면 근본적인 해결책이 중요하다. 땜질식 처방은 나중에 더 큰 문제를 불러온다.

기초의학에 대한 의료계의 더 높은 관심과 복지부의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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