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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암센터 김남신 간호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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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암센터 김남신 간호과장
  • 의약뉴스
  • 승인 2005.10.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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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의 입장에서 그 고통을 이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국립암센터 김남신 간호과장은 30여년의 간호사 생활을 통해 많은 환자를 만났다. 그에게는 환자들이 단순히 업무의 대상이 아니었다. 간호대학 2학년, 갓 20대의 꽃다운 시절에 그는 척추를 다쳐 병원에 누워 있어야 했다.

그래서 고통에 시달리는 환자들을 보면 바로 자신의 모습을 보는 것 같다. 환자들과 많은 이야기를 하고 그들을 이해하려 한다. 척추환자가 혼자 허리도 굽히지 못하고 발을 씻는 것을 보고 그는 자신도 모르게 가서 발을 씻어 줬다.

정형외과 수간호사로 오랜 시간을 보낸 그를 아직도 찾아오고 편지를 보내오는 사람들이 있다. 채소가게를 하고 있는 환자는 김치를 담아 암센터로 찾아오기도 했다.

그 자신이 자살하고 싶은 유혹을 느낄 정도로 좌절의 시기를 보낸 적이 있어 환자들을 이해하는 마음이 남다른 것이다. 그는 특히 환자들이 혼자 있을 때 절망하고 비관적이기 쉽다는 것을 안다.

그래서 응급환자나 말썽 일으키는 환자도 떠맡기도 한다. 응급환자의 다급한 마음과 말썽 일으키는 환자의 고통을 이해하려하고 설득하려고 한다. 2년에 걸쳐 말썽환자를 책임지고 관리하기도 했었다.

김과장은 고교시절에는 교사를 희망했었다. 고3일 때 예비고사를 친 후 친척이 있는 국립의료원에 놀러 왔다가 간호대학을 소개받았다. 전액 국비지원으로 운영되는 간호대학은 기숙사까지 제공되었다.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지원이었다.

의무복무기간인 3년을 채우기 위해 시작한 근무가 국립의료원에서만 25년을 보냈다. 간호사무관 시절 암센터를 세울 때 옮겨와 5년을 보냈다. 그는 20년을 현장에서 보냈다. 수간호사만도 10년이 넘는다.

여자가 밖에서 일하는 것이 흔하지 않던 시절에 간호사를 시작한 그는 남편과 시어머니에게 항상 조심스럽고 정성으로 대했다. 그래서인지 주말이면 신앙생활로도 바쁜 그를 남편과 시어머니가 누구보다도 믿어주고 도와주었다.

남편은 이제 “집에 있으라면 어떻게 살겠어?”라고 말한다고 한다. 딸이 없었던 시어머니하고는 친부모와 딸 사이 이상으로 지낸다.

‘재주 많으면 교사한다’는 말이 있듯이 한 때 교사가 되고 싶었던 김과장은 다방면에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어릴 때뷰터 노래 부르기를 즐기고 성가대를 했던 그는 현재 교회 성가대의 책임자다. 피아노를 즐기고 배드민턴 같은 격렬한 운동도 마다하지 않는다.

항상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해결해주는 그는 자신의 문제는 신앙으로 푼다. 힘들 때 기도하면 마음의 위로를 받는다고 한다. 암센터로 옮기면서 새벽기도를 시작했다고 한다.

김과장은 학구열도 높다. 바쁜 와중에도 대학원도 다녔다. 최근에는 사이버대학 사회복지학과에도 편입했다. 작년에는 선교사학교도 1년 과정으로 마쳤다.

그는 “간호사들이 열정을 가지고 자신을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굳이 간호학과가 아니더라도 환자들과 다양한 이야기가 가능해지면 좋다는 것이다.

김과장은 또한 “남을 배려하고 책임감을 가져라”고 말한다. 환자를 배려하고 책임지는 자세가 간호사의 자세라는 것이다.

그는 환자 못지않게 간호사들과도 많은 대화를 나눈다. 수간호사들뿐 아니라 일반간호사들까지도 사무실로 찾아온다. 환자에게나 간호사들에게나 그는 언니요 엄마가 되는 것이다.

암센터에서는 센터단위로 간호사를 선발한다. 그래서 센터의 책임의료진과 수간호사가 같이 면접을 본다. 그러면 센터에서는 선발된 간호사에게 더욱 애정을 준다는 것이다.

그래도 적응을 못하는 간호사들이 있다. 그래서 김과장은 e-mail 이나 다양한 방법으로 간호사들을 개별 접촉한다. 인사변동이 생기면 간호사들에게 모두 연락해 신청을 받는다. 2002년부터는 센터별로 간호사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그는 간호사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것은 아직도 남아있는 의료계의 권위적 분위기라고 한다. 간호사는 물론이고 나이 많은 환자들에게까지도 고압적인 태도를 가지고 있는 의사들이 남아있다는 것이다.

경험 많은 간호사가 수련의들을 무시하는 것도 마찬가지로 없어져야할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일부 간호사들의 간호조무사나 기타종사원들을 무시하는 태도도 없어져야 한다는 것.

그는 "의사와 간호사, 간호조무사와 기타종사원들이 파트너쉽으로 서로 인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과장은 암센터에서 역동적이고 활기찬 사람들을 만나 좋았다고 한다. 새로운 치료를 적극 도입하고 탈권위적인 분위기가 마음에 들었다고 한다. 암치료에 소신이 확고한 의료진을 포함해서 13명의 수간호사들과 간호사들이 모두 “끌끌하다”고 한다.

의약뉴스 박현봉 기자(nicebong@newsm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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