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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균 감염, 쥐 실험서 치매 유발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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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균 감염, 쥐 실험서 치매 유발 가능성
  • 의약뉴스 이한기 기자
  • 승인 2019.01.05 08: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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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는 이물질 침투를 막는 혈액뇌장벽에 의해 보호를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진균(곰팡이균)이 뇌에 침투해 기억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동물실험 결과가 나왔다.

미국 베일러의과대학(Baylor College of Medicine)의 연구팀은 쥐 실험에서 이스트균인 칸디다 알비칸스(Candida albicans)가 혈액뇌장벽을 통과해 염증 반응을 촉발하면서 육아종형 구조물 생성을 유발하고 일시적인 경증의 기억 손상을 야기할 수 있다는 예상하지 못한 결과가 나왔다고 발표했다.

이러한 연구 결과는 지속적인 칸디다 알비칸스 감염의 장기적인 신경학적 결과를 연구할 필요성이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이 연구의 교신저자인 베일러의과대학 의학-면역학 및 알레르기학·류마티스학 교수인 데이비드 코리 박사는 “진균이 천식 같은 상기도 알레르기성 질환뿐만 아니라 감염에 대한 신체 반응으로 인해 발생하는 패혈증 같은 다른 질환의 원인으로 관찰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며 진균증으로 인한 기도 알레르기성 질환과 패혈증은 나중에 치매 위험의 증가와 연관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러한 관찰 내용에 따라 진균으로 인해 뇌 감염이 발생할 수 있는지를 조사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 연구는 중증 질환을 유발하지 않는 흔한 칸디다 알비칸스에 의한 저등급 진균 감염에 걸린 쥐 모델을 이용해 진행됐다. 연구팀은 쥐의 혈류에 칸디다 알비칸스를 주입한 이후 이 이스트균이 혈액뇌장벽을 통과하는 것으로 나타나 놀랐다고 한다.

코리 박사는 “이스트균이 뇌로 침투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그렇지 않았다. 뇌에서 이 이스트균은 미세아교세포 활성을 촉발했으며, 이 세포들은 이스트균을 잡아먹기 위해 매우 활발해졌다.

또한 이 세포들은 염증 반응을 매개하는 물질들을 생산했으며 이는 뇌 안쪽의 미립자형 구조물 내에 이스트균이 포획되게 했다. 우리는 이를 진균 유발성 교세포 육아종(FIGG)으로 부르기로 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스트균에 감염된 쥐와 감염되지 않은 쥐의 기억력을 검사했다. 그 결과 감염된 쥐는 공간 기억력이 손상된 것으로 나타났으며, 감염을 제거할 경우 원 상태로 돌아가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스트균 감염은 약 10일 안에 제거됐는데 FIGG는 최소 21일 이상 지속됐다.

중요한 점은 FIGG 형성에 따라 아밀로이드 전구 단백질이 축적됐으며 FIGG 중심에 포획된 이스트균 주변에 아밀로이드 베타 물질이 쌓였다는 것이다. 이러한 아밀로이드 물질은 대개 알츠하이머병의 특징인 플라크에서 발견된다.

코리 박사는 “이 결과는 진균이 유발할 수 있는 질환이 알레르기성 기도 질환, 패혈증뿐만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진균이 알츠하이머병, 파킨슨병, 다발성경화증 같은 만성적인 신경퇴행성질환 발병과도 연관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해 보게 됐으며 현재 이 가능성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면역체계가 이러한 지속적인 위협을 어떻게 다루는지와 노화로 인해 발생하는 면역 방어체계의 약점이 무엇인지를 더 잘 알 수 있다면 이에 대항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가능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이 연구 결과는 4일(현지시간)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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