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제약회사들이 새해 들어 미국에서 처방의약품 가격을 인상했다.
로이터통신을 비롯한 외신들은 지난 2일(현지시간) 제약회사들이 250개 이상의 처방의약품 가격을 인상하면서 2019년을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내 제약업체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으로부터 의약품 가격 수준을 유지하라는 압박을 받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일 백악관에서 열린 각료회의에서 의약품 가격이 크게 하락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고 말하면서 약가 인하에 대한 의지를 재차 표명했다.
실제로 올해 초부터 가격이 인상된 의약품의 수는 작년에 비해 3분의 1가량 감소했다. 로이터가 인용한 Rx Savings Solutions의 자료에 따르면 작년에는 400개 이상의 의약품 가격이 인상됐었다.
올해 들어 가장 공격적으로 가격을 인상한 기업은 엘러간(Allergan)이다. 엘러간은 의약품 50개 이상의 표시가격을 인상했는데 이 중 절반 이상의 가격이 9.5%가량 상승했다.
가격이 인상된 제품에는 알츠하이머 치료제 나멘다(Namenda)와 안구건조증 치료제 레스타시스(Restasis)가 포함됐다.
다만 엘러간은 올해 전체 포트폴리오를 놓고 보면 평균 표시가격이 약 3.8%가량 인상되는데 그칠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의료비 지불자에게 전달되는 높은 환급금과 할인 때문에 가격 인상에 따른 이익이 실현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애브비(AbbVie)는 류마티스관절염 치료제 휴미라(Humira)의 표시가격을 6.2% 인상한 것으로 파악됐다. 휴미라는 전 세계 매출 1위 의약품이며 2018년에는 약 200억 달러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2017년 휴미라 매출은 약 184억 달러를 기록했는데 미국 매출액이 123억 달러로 66% 이상을 차지했다. 애브비는 가격 인상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을 내놓지는 않았다.
글락소스미스클라인(GlaxoSmithKline)은 의약품 36개의 가격을 인상했는데 인상률이 3%를 넘는 제품은 없었다. 제네릭 제약회사 중에는 히크마(Hikma Pharmaceuticals)가 통증 치료용 모르핀 가격을 10%, 마취제 케타민 가격을 20%, 혈압약 에날라프릴라트(enalaprilat) 가격을 30% 인상했다.
로이터는 지난해 30여개의 제약사들이 캘리포니아 주정부에 표시가격 인상 계획을 통보했다며 이달 안에 더 많은 기업들이 의약품 가격을 인상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화이자(Pfizer)는 이미 1월 안에 처방의약품 41개의 표시가격을 인상할 것이라고 발표한 상태다. 화이자는 작년에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으로 인해 가격 인상 계획을 철회한 적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