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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평 동네약국 약사의 하루 엿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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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평 동네약국 약사의 하루 엿보기
  • 의약뉴스
  • 승인 2005.10.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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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8시 문열고 저녁 10시에 닫아

동네약국이 위기를 맞고 있는 가운데 동대문구 한 동네약국 A약사(51)의 하루가 환자들의 마음을 측은하게 만들고 있다.

6일 약국을 찾은 이모씨(28)는 “약국앞을 지날때마다 안쓰러운 마음이 든다”면서 “4평정도 되는 곳에서 하루종일 일하는데 나 같으면 벌써 그만두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씨는 “약사라는 의식이 없으면 못 할 것”이라며 “직업의식이 투철한 것 같다”고 전했다. 그는 "약국 앞을 그냥 지나치지 못해 박카스 한병을 사 먹었을 정도"라도 한숨을 쉬었다.

다른 환자 김모씨(52)는 “창고같은 곳에서 하루종일 아픈 사람만 상대하는 걸 보면 애처롭다”며 “약을 사더라도 이 약국에서 사게 된다”고 말했다.

이 약국 A 약사는 이른 환자를 받기 위해 아침 8시에 문을 열고 약국 정리와 인도를 청소하는 것으로 일과를 시작한다. 몇 명되지 않은 환자가 출근길에 간장제나 소화제 등을 사간다.

A약사는 “많은 약국이 폐업을 하고 경기가 어렵다고 불평하지만 동네약국으로 의무가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또 “돈 벌려고 하면 동네약국 못 한다”면서 “그래도 찾아주는 손님이 있어 보람이 있다”고 환하게 웃었다.

이 약국은 하루 처방전이 30건 미만으로 생계를 유지하기 어렵다. 단골환자들이 주로 찾는 일반약 판매로 겨우 운영하고 있다. 그래서 약국 안은 일반약으로 가득차 환자가 들어갈 자리도 없다. 약사 한 명이 겨우 서 있을 공간만이 있을 뿐이다.

하지만 A약사는 "환자가 필요한 약이 없으면 안된다"며 고집스럽게 물건을 쌓아두고 있다.

인근에 산다는 한 주민은 “약사가 약국밖으로 나오는 걸 보지 못했다”면서 “혼자서 약국을 하는데 힘들지도 않은지 밤 10시 이후인 늦은 시간까지 환자를 본다”며 안타까움을 전했다.

그는 “이 약국만 그런지 모르겠지만 요즘 약국이 어렵다고 하는데 이 약국 약사처럼 일하면 주변에서도 알아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A 약사는 " 생계도 생계지만 자신을 믿고 찾아오는 환자 때문에 약국을 열 수 밖에 없다" 며" 1년 365일 한결같은 생활이 오히려 마음 편하다" 고 밝은 미소를 보였다.

의약뉴스 박진섭 기자(muzel@newsm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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