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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동문 후약사' 부끄러운 약사회의 자화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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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동문 후약사' 부끄러운 약사회의 자화상
  • 의약뉴스 송재훈 기자
  • 승인 2018.09.10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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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약사 후동문’은 약사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본 말이다. 약사가 동문보다 먼저라는 이 말은 그동안 얼마나 동문의 폐해가 심했으면 나왔을까 하는 자문을 해보게 된다.

동문의 숫자가 많은 대학이 약사사회를 좌지우지 한다면 그 약사회는 바른 길보다는 나쁜 길로 접어들 가능성이 크다. 그래서 오래전부터 약사회는 '끼리끼리 선거'를 타파하자는 주장을 펼쳐오고 있다.

유능하고 정의로운 약사가 약사회를 이끌어야 약사회가 발전하고 국민건강에 기여할 수 있지 동문의 표로 당선된 약사회장이 그럴 수는 없다는데 공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동문이 밀어줘서 당선된 회장이라면 임기 내내 동문의 압력에 시달리기 마련이다. 약사회가 약사사회 전체의 이익을 위해 이용되기 보다는 특정 동문의 세 과시를 위한 장으로 전락해서야 되겠는가.

이런 약사회라면 전력이 탄탄하지 못해 대정부 협상이나 이해관계에 있는 타 보건단체와의 경합에서 뒤로 밀려 날 수 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문 선거의 검은 그림자는 선거 때 마다 위력을 발휘 했으며 연말에 치러지는 이번 선거에서도 어김없이 등장하고 있다. 말로는 선거중립을 외치면서도 뒤로는 형님, 동생하거나 선후배를 따지면서 표를 쓸어 모으려 한다면 이번 약사회장 선거도 '볼짱 다 본 것'이나 마찬가지다.

대한약사회가 동문회 등 선거중립의무자에 대한 벌칙 조항을 강화했으나 유명무실이나 무용지물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는 것은 출마 예상자들이 벌써부터 물을 흐리고 있기 때문이다.

약사회는 지난 6월 선거중립 의무 위반 단체장 및 행위자 벌칙 강화라는 선거관리 규정 개정안을 마련한 바 있다.

대한약사회, 지역약사회, 동문회 등 선관위가 지정하는 단체에서 특정후보를 지지하거나 추대하는 경우 해당 대표자와 행위자에 대해 선거권·피선거권 제한 및 박탈, 임원직 선임을 금지하기로 한 것이다.

출마 예상자나 동문회에서 활동하는 약사들은 이러한 내용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그들이 앞장서서 동문 선거를 꾸미고 획책하고 있으니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동문끼리 단일 후보내자고 모여서 쏙닥이고 있는 모습이 과연 보아서 아름다운지 한 번 뒤돌아서 살펴 볼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문회가 내릴 결정에 후보 예비군들은 눈치만 보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후보가 당선되면 동문의 힘 때문이라는 것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고 회무는 약사사회보다는 동문이 원하는 쪽으로 움직일 수밖에 없다는 것은 앞서 지적한 바 있다.

'선약사후동문'이 아니라 '선동문후약사'로 푯말을 바꿔야 한다. 표어만 근사한 것은 빈 껍데기나 다름 없다. 이런 조소를 받으면서까지 동문에 기대는 것은 후보자가 그 만큼 허약하기 때문일 것이다.

상대가 동문으로 밀고 나오면 다른 쪽도 동문으로 맞대응 하는 것은 정해진 이치이고 그러면 약사회 선거는 동문회선거로 추락해 동문회장을 뽑는 선거가 될 것이다. 동문회장을 뽑는데 이렇게 야단법썩까지 떨 필요가 있을까.

부디 이번 선거에서 만큼은 약대동문회장을 선택하지 말기를 바란다. 그 것이 약사회도 살고 국민건강에도 일조하는 방법이다. 일선 약사들의 현명한 선택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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